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19/04/20(토) 07:00 편집

주요메뉴

중기비즈니스지원단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경영정보정책법률

이사가 동종업 ‘지배주주’…경업금지 위반일까

자신이 속한 회사 이사회 승인 얻어야…이사의 ‘경업금지 의무’ 범위 

기사입력2019-01-14 09:18
고윤기 객원 기자 (kohyg75@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회사의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핵심은 이사라고 생각한다. 대표이사의 손길이 미칠 수 없는 곳에, 이사들은 각자의 영역을 가지고 회사를 이끌어 나가려고 노력한다. 회사에 따라서는 이런 이사라는 직위에 막대한 권한을 부여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등기이사가 되는 순간에 많은 것이 바뀐다. 소위 을 단다고 표현할 정도다.

 

이사는 권한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의 의무도 가진다. 대표적인 것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 충실 의무 경업금지(競業禁止) 의무다. 내가 속한 회사에 충실하고,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것,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나 충실 의무라는 것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회사의 구성원이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의무다.

 

사실 이사의 의무와 관련해서 항상 논란이 되는 것은 경업금지 의무. 경업금지 의무란 쉽게 말하면,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은 경쟁업체의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만 말하면, 경업금지의 범위가 무한정 커지게 된다.

 

그래서 우리 상법 제397조 제1항에서는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이 없으면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의 영업부류에 속한 거래를 하거나 동종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다른 회사의 무한책임사원이나 이사가 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법의 규정은 이사가 됐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영업, 사업활동이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 범위의 것들을 경업금지에 해당하는 것으로 범위를 한정해 놓은 것이다.

 

상법 제397조 제1항에서 말하는 동종영업, 회사의 영업부류에 속한 거래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해석에 맡겨져 있다. 또 무한책임사원이나 이사가 되지 못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그 외의 직함을 가지는 것은 허용되는 것일까? 허용된다면 어떤 직함까지 가능할 것인가? 이 또한 법률 해석의 영역이다.

 

최근에 있던 사건을 하나 소개하겠다. 외국법인 C와 한국내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해 이를 주 영업으로 하고 있는 A회사가 있다. 이 회사의 이사는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다른 B회사로 하여금 그 외국법인 C와 거래하게 했고, 회사의 독점판매 계약기간이 종료한 이후에는, B회사가 외국법인 C의 한국내 공식총판을 하도록 계약을 맺게 했다.

 

이사는 경업대상 회사의 지배주주가 되는 경우 자신이 속한 회사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상법의 규정에만 의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경업금지에 대한 조항을 근로계약서 또는 위임계약서에 넣는 것이 좋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여기서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이사가 다른 회사의 무한책임사원이나 이사가 아닌 지배주주로 있는 것도 경업금지에 위반되는지와, A회사가 이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다.

 

먼저, 이사가 동종업을 영위하는 다른 회사의 지배주주가 되는 경우에 어떤 문제가 생길까? 상법에서 경업금지를 규정한 취지는 이사가 회사에 좀 더 충실하게 의사결정과 업무집행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이사는 경업대상 회사의 이사, 대표이사가 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회사의 지배주주가 돼 그 회사의 의사결정과 업무집행에 관여할 수 있게 되는 경우에도 자신이 속한 회사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대법원 2013.9.12. 선고 201157869 판결 참조). 승인을 얻지 못한 경우, 경업금지 위반 및 이사의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 위반으로 보아야 한다.

 

손해액 입증 어려워계약서에 배상액 조항 자세히 넣어야

 

그러면 A회사는 자신의 의무를 위반한 이사에게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손해배상에서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손해액수의 증명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건의 경우 회사가 이사의 행위 때문에 손해를 입은 것은 명백하다. 그런데 얼마가 손해인가? 어디까지 손해의 범위에 포섭시킬 수 있을 것인지가 핵심이다.

 

우리 회사가 가지고 있던 영업권이 다른 회사에 넘어갔기 때문에, 우리 회사에서 팔지 못한 부분, 즉 매출 하락 분을 모두 손해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아니면, 우리 거래처를 빼앗아 갔으니, 거기서 나온 수익을 모두 우리에게 달라고 할 수 있을까?

 

실무에서 이 부분을 증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우리나라의 손해배상 체계는 기본적으로 발생한 손해만을 배상액으로 인정한다. 그리고 손해의 원인과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존재해야 한다. 손해의 원인과 결과 사이에 다른 원인이 개입됐다면, 그래서 결과에 차이가 발생했다면 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문제가 된 판결에서는, 영업권을 양도받게 된 B회사가 스스로 창출한 가치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에 대해 손해배상을 인정했다. B회사가 사업기회를 부당하게 얻은 것은 사실이나, 자신의 노력이 개입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면, 그 부분은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영업권을 빼앗긴 A회사 입장에서는 이 판결에 대해 만족했을리 없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 판결이 시사하는 바는, 상법의 규정에만 의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경업금지에 대한 조항을 근로계약서 또는 위임계약서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배상액에 조항을 디테일 하게 작성해,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이사로 취임하는 경우에, 현재 다른 회사와 관계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회사에 고지하도록 해야 한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객원전문 기자칼럼

 
  • 기업법률
  • 프랜차이즈
  • 공정경제
  • 법률산책
  • 생활세무
  • 세금이야기
  • 인사급여
  • 4대보험
  • 노동정책
  • 판례리뷰
  • 이제IP
  • 무역실무
  • 알쓸신법
  • 부동산
  • 금융경제
  • 세상이야기
  • 가족여행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현대미술
  • 시민경제
  • 무역물류
  • 이웃사람
  • 가맹거래
  • 미국문화
  • 중국상인
  • 블록체인
  • 신경제
  • 다른 세상
  • 상가법
  • 중국비즈
  • 민생희망
  • 지적재산권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