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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골목상권 10%만 양보해도 내수 살아”

30대기업 매출 100조 ↑, 종업원 4000명 ↓…한상총련 방기홍 회장  

기사입력2019-01-22 09:50

한상총연의 2기 회장을 맡은 방기홍 공동회장은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자영업 30년을 영위하고, 10여년간 상인운동을 하며 지난해 처음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다.   ©중기이코노미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이하 한상총련)는 지난해 3월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한상총련 활동은 아직 1년이 안됐지만, 한상총련의 전신인 전국유통산업연합회는 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결성 및 활동을 주도하며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활동해온 국가대표급 상인운동 단체다. 대기업이 잠식한 골목상권 복원을 위해 SSM·대형마트·복합쇼핑몰 등 재벌유통기업의 무분별한 출점을 막았다. 카드수수료 인하, 상가법 개정 등의 경제민주화운동에 앞장 선 단체이기도 하다.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한상총련 1기 회장에 이어 2기 회장을 맡은 방기홍 공동회장. 30여년간 문구점 도매업을 했고, 지난 10여년간 상인운동에 진력했다. 그는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인식이 달라졌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자영업비서관 신설…정부의 자영업 문제 해결 의지 확인


“그 동안의 상인운동은 늘 벽에 대고 외치는 것처럼 메아리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자영업자에 대한 정책은 달라지는 것이 없었고, 최저임금만 오르는 것 같아 반발도 있었죠. 그러나 지난해 8월 청와대가 자영업비서관을 신설하고, 30여년간 자영업을 하며 상인운동에 앞장섰던 인태연 전임회장을 자영업비서관으로 영입했다는 사실은 상당히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기존 엘리트 중심의 채용시스템에서 탈피해 현장 사람을 중용했다는 것 자체가, 정부가 그만큼 자영업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얘기죠.”


자영업비서관 신설과 함께 지난해 중소상인·자영업자에게 가장 큰 이벤트는 카드수수료 전격 인하였다. 10여년간 줄기차게 문제제기를 하며 집회·농성·기자회견을 해왔지만, 정권이 바뀌고 나서야 비로소 실질적인 개선책이 나왔다. 중소상인·자영업자가 경제의 한 주체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 사건이라는 게 방 회장 생각이다.


30대기업 고용원 91만명…자영업 일터 복원이 일자리 해결책


방 회장은 “지난해 6월기준 국내 30대 기업이 고용한 직원은 91만여명에 그친다. 향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나며 그 수는 더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자영업자의 자생력을 강화시키면 600만명 자영업시장에서 고용이 늘 수밖에 없는 분야”라며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보다 자영업시장 일터를 복원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30대 대기업 집단의 고용인원은 2015년과 비교해 4000여명이 줄었다. 같은기간 매출액이 100조원이상 증가했음에도 대기업 계열사의 일자리는 줄었다는 얘기다.


한국중소상공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한국마트협회 등은 지난해 11월 불공정한 카드수수료 문제 해결을 위한 총궐기를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중소상인·자영업 영역의 일자리 창출 및 유지는 자영업시장의 건강한 생태계 회복에서 비롯된다. 제과업종이 그 좋은 예다. 과거 파리바게트·뚜레쥬르 등 대기업 제과점이 50%이상 잠식됐던 제과업시장은 5년 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대형프랜차이즈의 시장진입이 제한됐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전국에 개인제과점은 1만여개, 파리바게트는 3400여개, 뚜레쥬르는 1300여개 매장 순이다.


방 회장은 “스포츠 경기를 해도 체급별로 나눠 하듯, 경제생태계도 체급에 따른 구분이 있어야 생태계가 살아나고 혁신도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과업시장이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으로 양분돼 있다면, 개인제과점이 무슨 동기로 어렵게 제품개발과 투자를 해 동네빵집을 운영하려 하겠는가”라고 묻고, “자영업자가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때 생태계 내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군산 ‘이성당’이나 대전 ‘성심당’ 같은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상품권 18조원, 자영업 매출 증가, 내수시장 회복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지만, 대기업 중심의 수출경제는 내수경제를 살려내지 못했다. 수출성과가 대기업으로 편중돼 있어서다. 때문에 방 회장은 지역 내에서 일어나는 경제유발효과를 선순환하는 게 지역경제를 살리고, 우리 삶을 바꾸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방 회장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 중에서도 지역사랑상품권에 주목했다. 2022년까지 지역상품권 8조원과 온누리상품권 10조원을 발행한다는 정부대책이 자영업자의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기대 때문이다. 방 회장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상품권 1400억원을 발행했던 포항시의 경우 지역내 전체 소비가 4% 증가했다.

 

방 회장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 중에서도 지역사랑 상품권에 주목했다.   ©중기이코노미
방 회장은 “골목에 돈이 돌아야 생태계가 살아난다”며 “우리나라 복지예산 170조원 중 아동수당이나 청년수당 등 현금성 수당의 일부만 지역상품권으로 활용해도, 추가 재정지출 없이 내수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지역상품권이 달갑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기업은 충분히 사업을 전환할 여력이 있고, 골목상권이 아니더라도 투자하고 새로 개척해야할 사업이 많다고 말했다. 방 회장은 올 한해 지역상품권을 비롯해 ‘제로페이’,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등 자영업대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맞춰 한상총련은 정부의 자영업대책이 골목시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중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돕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중병에 걸린 암환자와 같습니다. 정확한 진찰로 원인을 찾아내고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듯, 우리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근본원인은 대기업의 독과점으로 인한 부의 쏠림에 있습니다. 대기업이 장악한 시장의 10%만 골목상인들에게 양보해도 내수경기가 살아나고 일자리도 늘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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