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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예술을 읽다

“내가 찍은 점, 총총히 빛나는 별 만큼이나 했을까”

세계의 미술과 마주하며 고뇌하다…한국 미술계의 대장 김환기㊦ 

기사입력2019-01-23 10:30
김태현 미술평론가 (elizabeth0711@gmail.com) 다른기사보기

김환기는 파리에서 귀국 후 1963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한국 커미셔너로 참가를 했다. 당시 예술의 변방국이라는 한계를 느껴 김환기는 안주하지 않고 또 다시 뉴욕에 직접 가서 경험하고 부딪치며 새로운 경험을 하고자 했다.

 

당시 일기에 뉴욕에 나가자, 나가서 싸우자’(김향안,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우석, 1989, p.19)라고 다짐한 기록을 살펴보면, 그 결심의 정도를 유추할 수 있다.

 

김환기, ‘판잣집’, 1951, 캔버스에 유채, 73×90cm<출처=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

 

뉴욕시대의 김환기=김환기는 뉴욕에서 작업을 하며 그의 조형은 점차 간소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 형태는 거의 사라지고 점과 색으로 간결하게 표현됐다.

 

1960년대 말의 작품들은 당시 미니멀리즘의 화풍을 연상시키는데, 이들과는 다르게 번지기, 얼룩, 중첩 등 다양한 기법으로 색면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그의 색채가 이전에 그려온 도자기, , , 바다, 구름과 같은 자연과 기물의 형상을 연상시킨다. 1965~1967년에는 보다 형태와 색이 단순해지고 화폭은 커진다. 화면 내에 격자무늬가 등장하며, 물감의 번지기 기법을 적극 활용했다.

 

나아가 이 기법은 1970년 격자무늬에 점을 반복해서 찍어가는 점화로 완성된다. 당시의 그림들을 살펴보면, 화면에는 중심이 사라져 재현의 요소는 사라지고 캔버스를 점과 선으로 가득 메워버렸다.

 

19701월의 그의 일기를 보면 내가 찍은 점, 저 총총히 빛나는 별 만큼이나 했을까, 눈을 감으면 환히 보이는 무지개보다 더 환해지는 우리 강산’(김향안, 앞의 책, p.67)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림에서 구체적인 형상이 사라진 대신 작가의 마음 속 그리움으로 흩어지고 모인 점들이 다시 화폭에 펼쳐진 것이다.

 

김환기, ‘산월’, 캔버스에 유채, 97×162cm<출처=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을 향한 그의 열정은 조금 이른 나이에 1974년 뉴욕의 작업실에서 사그라졌다. 당시 김환기의 미술은 서구의 경향을 받아들이되, 동양의 문인화와 서예 같은 전통적인 요소를 활용해 주체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높이 사고 있다.

 

수화, 별이 되다=김환기는 도쿄, 파리, 뉴욕에 이르기까지 세계 미술계의 중심에 끊임없이 다가가고자 했다. 그러나 표면적인 서구미술의 답습이 아닌, 자신의 정체성을 모색하는 과정을 통해서였다.

 

그의 작품은 무엇보다 훌륭한 미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세계 미술계의 보편성과 자신의 특징을 더해 조화로이 풀어냈다. 추상미술이라는 장르는 그 과정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동양의 전통적 예술정신과 현대적 양식이 만나는 접점으로 활용됐다. 김환기의 미술이 한국 근현대 미술의 포문을 연 중요한 미술가로서 마땅히 대접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수화의 미술은 생을 다하는 순간까지 적극적으로 세계의 미술들과 마주하며 치열하게 고뇌해 창조된 결과물이다. 그리고 그의 미술은 오늘날 우리의 미술이 위상을 갖출 수 있게 한 초석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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