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적이고 종속적인 하도급 체제부터 정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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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수직적이고 종속적인 하도급 체제부터 정비를 中企 보호·육성 규정 분리 입법해야…중소기업이 한국경제 살린다㊦

기사입력2019-02-07 07: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소기업 중심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우선 수직적이고 종속적인 전속거래구조인 하도급체제부터 정비해야 한다.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하도급 수위탁과 관련된 중소기업은 전체 중소기업의 절반(47.3%)을 차지한다. 하도급거래의 장점은 제조 중소기업이 국내 글로벌 기업과의 생산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종조립수출 대기업과의 종속적 관계가 발전을 저해한다. 독자적으로 기술개발을 하려는 동기가 낮고, 해외시장 개척의지 역시 낮은 점도 하도급거래의 단점으로 꼽힌다.

따라서 하도급체제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해소함으로써 중소하도급기업의 개별역량을 외연화하고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이 거래상대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불공정한 거래관행이 근절되고, 소수 재벌 중심의 독과점적 시장구조도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도급 체제 및 수위탁거래 구조에 포함되지 않은 50%의 중소기업을 육성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관건이다. 국내 주력산업 이외 잠재력이 충분한 분야에 지원을 확대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사업자에 대해서는 연구개발, 마케팅, 자금 등 전폭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개별회사에 대한 지원보다는 업종과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를 감안한 지원계획을 세워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대기업 중심 산업진흥정책서 中企 보호·육성 규정 분리 입법을

중소기업이 경제성장 주체가 되기 위해 법제도도 개선해야 한다. 법제도가 여전히 대기업 중심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조력자 내지는 협력자로 인식될 뿐이다.

공정거래위원장을 역임한 권오승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단기적이고 단편적인 각종 제도나 시책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내용으로 개편하고, 중복되거나 충돌 또는 모순되는 제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할 것”을 조언한다.

가령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산업의 변화를 반영해 ‘중소기업 경영혁신에 관한 법률’ 등으로 바꿔야 한다. 또 ‘중소기업창업지원법’과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여신전문금융업법’ 등 유사하고 중복되는 내용을 통폐합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유사한 성격을 가진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과 ‘하도급법’ 역시 정비해, 중소기업이 나아가야 할 바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성장주도세력으로 설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기업 중심의 산업진흥 정책을 유지한 상태에서 드론·빅데이터·블록체인·무인자동차·의약품 등 정부의 신산업 육성책이 진행된다면, 재벌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김남근 부회장은 “기업규모가 작고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공동사업이나, 중소기업 협동조합 단위의 공동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부당한 공동행위 금지조항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거래조건 개선이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소기업의 공동행위를 부당공동행위 금지조항 적용에서 제외하고, 사후에 경성담합에 해당할 경우에만 처벌하는 방향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와함께 대기업 중심의 ‘유통산업발전법’ 안에 중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심야영업규제나 의무휴업일제를 두는 것은 실효성을 얻을 수 없기에, 중소유통상인의 보호·육성 규정을 분리해 별도로 입법을 할 것도 제안했다. 또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나 ‘하도급 공정화에 관한 법률’과 같은 공정경쟁법 체계 내에 있는 대·중소기업간 상생방안 역시 분리해 별도로 입법화하고, 중기부가 행정을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