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대출 저작자 손해…‘공공대출권제’로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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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무료대출 저작자 손해…‘공공대출권제’로 보상 유럽 34개국서 이미 시행, E-Book 포함여부는 충분한 논의 필요

기사입력2019-02-28 18:5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공공도서관의 무료대출로 경제적 손실을 입는 저작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공공대출권제도’를 도입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28일 개최한 ‘저작권, 지식의 공공성, 출판산업 : 저작권 법규 및 제도 개선 공청회’에서 강현철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작권자와 출판권자의 권리보장을 위한 공공대출권제도 도입 필요성’이라는 발제를 통해 “공공도서관의 무료대출 서비스로 인한 저작자의 재산적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유럽의 대다수 나라에서는 공공대출권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에 대한 논의를 할 때”라고 제안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강 연구위원에 따르면 공공대출권제도는 공중을 대상으로 무료서비스 하는 공공도서관의 대출로 저작물의 판매수요가 감소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도서관이 구매 저작물을 여러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빌려줌으로써 독자들의 저작물 구매기회가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출판물 판매 감소를 불러와 저작자의 인세수입이 줄어든다.

유럽 19세기 공공대출권제도 도입, 현재 34개국에서 시행

유럽의 경우 19세기 공공도서관 발전과정에서 대출서비스에 대한 작가들의 보상요구가 이어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북유럽을 중심으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 공공대출권이 제도화됐다. 1948년 덴마크에서 공공대출권제도를 최초로 시행한 이후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 독일, 영국 등으로 확대돼 유럽 내 34개국이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공공대출권제도 도입에 관한 논의는 2002년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에서 관련 제도 도입의 타당성을 논의하면서 시작됐다.

강 연구위원은 체계적인 공공대출권제도 운영을 위해 근거법령이 필요하다며 두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하나는 현재 20여개국에서 채택하는 것처럼 저작권법에 관련 조항을 신설하는 안이다. 다른 하나는 7개국에서 채택한 공공대출권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법이다. 전자는 별도의 법을 제정하는 것보다 수월해 빠른 시행이 가능하다. 반면 별도의 특별법을 제정하는 후자는 공공대출제도 도입취지를 잘 살릴 수 있고, 별도의 시행령이 제정됨으로써 좀 더 체계적인 제도운영이 가능하다.

공공대출권제도 보상기금 중앙정부 예산으로 마련해야

문제는 공공대출권제도 운영을 위한 보상기금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강 연구위원은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중앙정부가 예산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방법이 가장 분명하고, 중앙정부 예산을 확보할 수 없다면, 이 제도의 운영을 유보해야 한다는 견해다. 공공도서관 운영에 따른 예산 압박을 받고 있는 지자체나 도서관에 보상기금을 확보를 전가한다면, 공공도서관 운영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연구위원은 이와함께 공공대출권 보상금의 수혜자 지정은 도입초기에는 제한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저자를 포함해, 서적의 주요 내용을 이루는 삽화와 번역가, 출판사 등이 그 대상이 된다. 공공대출권 수혜자는 각 국가의 사정에 따라 다르다. 저자는 당연히 그 수혜자에 포함되지만, 삽화가·번역가·사진작가 등 각국의 사정에 따라 다양한 주체가 수혜권자가 된다. 예를 들면, 네덜란드의 경우 저자, 삽화가, 사진작가, 편집자·편찬자, 번역가, 각색자·번안자, 출판사, 기타 권리자 등을 폭넓게 수혜권자로 인정하고 있다.

보상금 지급대상 자료는 단행본 도서만을 대상으로 하되, 최근 많이 제작되는 e-Book 등 출판 관련 자료 등을 포함할지 여부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보상금 산정은 도서관 자료의 대출 횟수를 기준으로 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