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창출해 ‘K-주얼리’ 세계에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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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고부가가치 창출해 ‘K-주얼리’ 세계에 알린다 “금 부가세 매입자납부제 폐지를”…귀금속가공업聯 이봉승 회장

기사입력2019-04-03 11:0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이봉승 회장은 프리베의 대표이자 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사)한국주얼리산업연합회 회장, (사)한국귀금속보석단체장협의회 회장, (재)한국귀금속보석기술협회 회장 등을 맡으며 국내 귀금속 산업을 대표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오래된 전통 거리에는 주얼리 세공 공장과 주얼리 숍들이 있어,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얼리 산업은 대표적인 도시제조업이죠. 하지만 국내에서는 환경법 등에 저촉이 돼 오래된 도시형 제조산업이 ‘도급업 허가’나 ‘금 부가세 매입자납부제’ 등과 같은 규제에 묶여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 탄생이 어렵습니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 이봉승 회장은 샤넬, 까르디에 등 주얼리 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얘기하며, 우리나라도 명품 브랜드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금에 대한 부가가치세부터 없애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금 부가세 매입자납부제도가 주얼리 산업 발전을 막는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금 거래의 양성화를 위해 ‘고금 부가세 매입자납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금제품을 매입하는 이가 10%의 부가세를 납부하는 제도다. 이 회장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금 부과세에 대해 환급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 우즈베키스탄은 과거 20%였던 부과세를 지난해 8월 폐지했고 베트남은 4%, 인도는 1%의 부과세를 부과한다. 이들 나라와 비교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은 가격경쟁력이 뒤처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금은 전 세계 어디서나 국제시세가 유지되고, 특정 나라의 화폐보다 신뢰도가 높은 글로벌 화폐입니다. 따라서 금 거래에 부가세를 부과하는 것은 화폐에 부가세를 부과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20만원하는 금 1돈(3.75g)을 다섯 번 사고 팔 경우, 부가세가 금 가격과 같아지죠. 소비자 입장에서 부가세를 내고 금을 구매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금 거래가 음성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결국 주얼리 산업의 발전을 막고 일부 자금력 있는 대형업체의 판매독점으로 이어져, 영세소매상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수출길도 막혀있는 상황입니다.”

이 회장은 일몰이 된 ‘고금에 대한 의제매입 세액공제 특례제도(고금의제매입세액공제)’와 같이 특정사업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금에 대한 부가세를 폐지해 주얼리 산업을 부흥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금의제매입세액공제는 반지, 목걸이 등 소비자로부터 고금(순도 14k 이상)을 구입해 금괴 유통업자 등에게 되팔 경우, 업체가 납부해야 하는 부가가치세 중 매입가액의 2.9%(3/103) 만큼을 공제해주던 제도다.

이봉승 회장은 지난 3월 국내 주얼리 업체들과 함께 홍콩에서 열린 주얼리산업전시회에 참가했다.<사진=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

이와함께 국회에 계류 중인 ‘생활소비재산업 고부가가치화 및 경쟁력 강화 지원법’ 통과를 촉구했다. 우리 경제가 더욱 성장하려면 다른 선진국처럼 생활소비재산업 고부가가치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주얼리 분야 또한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미얀마 등 제3의 교역국을 찾고 있다. 국내 토종산업인 주얼리 산업이 국내 제조기반을 견고히 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기 위해, 금 부가세 매입자납부제도를 폐지하고 생활소비재 산업을 고부가가치화 해야한다는 얘기다.

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聯으로 창구 단일화…K-주얼리 알린다

이봉승 회장은 30여년 전 금속 총판업체 프리베의 대표로 귀금속 업계에 입문했다. 현재는 프리베의 대표이자 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사)한국주얼리산업연합회 회장, (사)한국귀금속보석단체장협의회 회장, (재)한국귀금속보석기술협회 회장 등을 겸하며 국내 귀금속 산업을 대표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국내 주얼리 업체들과 함께 홍콩에서 열린 ‘주얼리산업전시회’에 참가했다. 그동안 한국무역협회에서 주관해 왔으나, 이번 전시회는 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가 주관단체로 행사를 진행했다. 홍콩 주얼리산업전시회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시회로 한국관에는 54개 부스, 33개 업체가 참여했다.

국내 주얼리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금 부가세 매입자납부제도를 폐지하고 생활소비재 산업을 고부가가치화 해야 한다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사진은 이봉승 회장이 취급하는 주얼리.<사진=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

“홍콩은 5대 주력산업에 주얼리 산업을 포함했습니다. 홍콩에서 연 4회 개최하는 주얼리 전시회는 부스비용 5000억원을 비롯 호텔숙박, 쇼핑 등으로 1조원 이상의 외화 수익을 창출하고 있죠. 여기에 전시산업 활성화와 고용창출 효과도 대단합니다. 현재 중국, 이스라엘, 인도, 홍콩, 벨기에, 이탈리아, 네덜란드, 프랑스, 스위스, 영국, 스리랑카, 태국 등 많은 국가들이 주얼리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선정해 고용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수출 또한 주얼리 산업이 발전하기 위한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이 회장에 따르면, 주얼리 산업의 온라인 해외판매액은 2014년 6491억원에서 2017년 2조9509억원으로 급성장했다.

“규모가 커지는 해외 온라인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정부의 온라인 수출플랫폼을 통해 수출을 시도하려고 해도 사이트에 있는 바이어의 정보가 정확하지 않아 연결이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주얼리 중소기업의 온라인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수출플랫폼 시스템을 고도화해, 바이어 정보를 자세히 담고 바이어를 검증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이 회장은 국내에서 주얼리 산업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주얼리 산업의 목소리를 한 곳으로 모으는 일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국내에는 디자인, 연마, 감별, 감정사 등 60여개의 주얼리 산업 단체가 있다. 업계는 지난 2월 각기 명칭이 다른 귀금속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모아, 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를 주얼리 산업의 외부 단일창구로 통일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