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폭스바겐…수입차 브랜드 “레몬법 그게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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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포드, 폭스바겐…수입차 브랜드 “레몬법 그게 뭐죠” 15개 브랜드 불량차 교환·환불법 수용안해…경실련 “소비자 무시 행위”

기사입력2019-04-03 14:38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소비자가 불량자동차의 교환·환불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자동차 레몬법이 올해 1월1일 부로 시행됐지만, 수입자동차 브랜드 10곳 중 6곳은 아직까지 레몬법을 수용하지 않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레몬법을 수용하지 않은 수입차는 아우디, 벤틀리, 크라이슬러, 지프, 닷지, 포드, 링컨, 마세라티, 캐딜락, 혼다, 푸조, 시트로엥, 벤츠, 포르쉐, 폭스바겐(사진) 등 15개 브랜드다. ©중기이코노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달 13일 소비자의 알 권리와 자동차업계의 적극적 레몬법 참여를 요구하기 위해 주요 국산 자동차와 수입 자동차 업체를 대상으로 자동차 교환·환불 ‘레몬법’ 적용 여부를 묻는 공개질의서를 발송했다. 공개질의 내용은 ▲자동차매매계약서에 레몬법 적용 포함 여부 ▲포함했다면, 계약서에 포함한 날짜와 레몬법이 적용된 날짜 ▲포함하지 않았다면, 향후 포함 계획과 일정 등이다.

조사결과, 수입차 중 BMW, 미니, 재규어, 랜드로버, 닛산, 인피니티, 토요타, 렉서스, 볼보 등 9개 브랜드는 레몬법을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레몬법을 수용하지 않은 수입차는 아우디, 벤틀리, 크라이슬러, 지프, 닷지, 포드, 링컨, 마세라티, 캐딜락, 혼다, 푸조, 시트로엥, 벤츠, 포르쉐, 폭스바겐 등 15개 브랜드다.

경실련의 발표자료에는 국산차 브랜드 중 현대(제네시스 포함), 기아, 르노삼성, 쌍용 등 4개가 레몬법을 수용했으며, 한국GM은 수용하지 않은 브랜드로 포함됐다. 그러나 발표 이후 한국GM측이 레몬법 수용 의사와 일정을 밝히기도 했다.

레몬법을 수용한 업체 중 르노삼성과 쌍용은 2월 출고 및 계약부터 적용하고 있어, 1월 출고 고객은 레몬법에 따른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 중 혼다와 포드·링컨은 곧 적용 예정이거나 2019년 상반기 중 레몬법을 적용하겠다고 답변해 왔다. 그러나 마세라티와 캐딜락 등 수입차 2개 브랜드는 경실련 공개질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이미지=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자동차 레몬법’은 자동차관리법 중 자동차의 교환 또는 환불에 대해 규정한 47조의 2 이하 조항을 의미한다. 올해 1월1일 시행된 이 법에 따라, 소비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인도받은 날부터 2년 이내에 신차로의 교환 또는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적용 대상은 ‘하자발생 시 신차로의 교환 또는 환불 보장이 포함된 서면계약에 따라 판매된 자동차’다. 그런데 자동차 제조·판매 업체가 계약서에 관련 내용을 명시하지 않고 미루면서 소비자가 레몬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경실련은 이에 대해 “미국 등 해외에서 레몬법을 적용받아 소비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가 한국 소비자를 무시하는 행태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어렵게 시행된 레몬법조차 업체의 비협조로 유명무실하게 운영된다면, 자동차산업의 미래는 없다. 레몬법 시행 이후에 국내에서 판매된 모든 자동차에는 레몬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추후 자동차 레몬법 적용에 소극적이거나 거부하고 있는 브랜드를 직접 방문해 공개 항의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