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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예측 못한 재정적 부담은 어느정도 일까

기아차·시영운수 원고들의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됐다고 볼수 없어 

기사입력2019-04-08 06:00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다른기사보기

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기아차·시영운수 통상임금소송]최근 시영운수 통상임금판결(대법원)과 서울고법의 기아차 통상임금판결(서울고법)은 향후 법원이 신의칙 적용 요건을 보다 엄격하게 판단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주목해야 할 판결이다.

 

시영운수 판결=인천광역시 소재 버스회사인 시영운수 노동자 22명은 회사를 상대로 2013년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한 단체협약이 무효라며,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재산정한 미지급 추가 법정수당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2011년 당시 회사는 기본급의 연 600%에 해당하는 상여금을 운전기사에게 매월 나눠 지급했다. 노사 양측은 2011년과 2012년 단체협약을 통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은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 법리를 원용해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했다. 서울고법은 원고들의 주장에 따른 추가 법정수당액을 약 78000만원으로 산정하고, 이를 지급할 경우 피고 회사가 경영상 어려움에 빠져 원고의 청구가 신의칙에 반한다며 사용자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상고심은 서울고법과 동일하게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 법리를 원용했음에도 결론을 달리했다. 대법원은 신의칙 위반 적용요건인 회사의 예측하지 못한 재정적 부담과 그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 정도를 구체적으로 살피고, 원고들의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이 산정한 추가 법정수당 총액(78000만원) 중 원심 변론종결일 당시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된 부분을 공제하면, 원고들이 피고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법정수당액은 4억원 상당으로 추산했다.

 

최근 시영운수 통상임금판결(대법원)과 서울고법의 기아차 통상임금판결(서울고법)은 향후 법원이 신의칙 적용 요건을 보다 엄격하게 판단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주목해야 할 판결이다.   ©중기이코노미
반면 피고회사가 원고들에게 지급해야 할 법정수당액(4억원 상당)은 피고회사의 연간 매출액의 2~4%, 2013년 총 인건비의 5~10%에 불과하고 피고회사의 2013년 기준 이익잉여금만 3억원을 초과해 법정수당액 상당 부분을 변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회사가 2009년 이후 5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꾸준히 당기순이익이 발생하고 있으며, 매출액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원고들의 청구가 피고회사에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피고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피고회사가 버스준공영제의 적용을 받고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안정적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기업의 존립 위기 가능성도 인정하지 않았다.

 

기아차 판결=기아차노조 소속 생산직 근로자 약 27000명은 기아차를 상대로 ‘20088월부터 201110월까지 회사가 지급한 제수당(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특근수당)을 정기상여금을 포함해 재산정하고 추가된 제수당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에서 기아차는 시영운수 사용자와 동일하게 신의칙 위반을 이유로 추가 법정수당 지급의무가 없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은 기아차의 당기순이익 등과 같은 영업활동, 동원 가능한 자금의 규모 등 자본상황을 검토한 후 근로자들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가 신의칙 위반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기아차 사건에 대한 이번 서울고법 판결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재판부가 추가 법정수당 청구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고임금 강성노조 프레임을 배척했다는 사실이다. 경영계는 기아차노조를 비롯한 대기업노조의 통상임금소송에 대해 이율배반적이고 기업경쟁력을 갉아 먹는 일이라고 비난해 왔다. 평균적인 근로자보다 많은 임금을 받으면서 강력한 조직력을 무기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게 극단적인 이기주의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원고들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긴 하지만, 근로자의 개별적인 사정에 따라 예외를 인정하는 방법으로 근로기준법의 규범력을 떨어뜨리면, 정작 보호받아야 할 근로자가 제때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다.(중기이코노미 객원=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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