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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 끝났는데 업무지시하고 본채용 안 했다면

정식근로자로 채용된 것…수습기간 본채용 거부 쟁점과 최근 판례 

기사입력2019-04-16 09:20
정원석 객원 기자 (delphi2000@naver.com) 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한다. 흔히 인사는 만사라고 하듯, 가치 창출의 핵심요소인 우수한 인재를 찾기 위해 기업들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인재 채용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부적격한 사람을 걸러내지 못하고 채용을 해 큰 손실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인사실패를 방지하고자 많은 기업은 수습(probation) 제도를 두고 있다.

 

수습이란 근로계약을 확정적으로 체결한 상태에서 근로자의 작업능력이나 기술, 지식 등의 향상을 위한 훈련기간을 두는 것을 말한다. ‘시용개념과는 구분해야 하는데, 시용은 정식채용 전에 회사에 필요한 기술, 지식, 능력, 적응성 등을 해당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 확정적 근로계약 체결 후의 수습과는 다르다.

 

수습기간중에 있는 사람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포함되므로,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근로자에게 해고 기타 징벌을 가할 수 없다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제한(근로기준법 제23) 규정이 사용자에게 적용된다.

 

그러나 우리 판례는, 수습기간중에 적성평가의 기준을 보다 엄격히 해 회사가 해고 및 채용여부에 관한 재량권을 갖는 것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심히 일탈하지 않는 이상 허용된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인 근로자보다 해고가 가능한 범위를 보다 넓게 보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일반적인 근로자의 징계해고 기준이 연속 7일 이상의 무단결근이었다고 한다면, 수습기간중 근로자의 경우에는 이를 3일 이상의 결근으로 강화해 적용해도 이것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결한다는 사정이 없는 한 법상 허용된다.

 

수습기간에 적용되는 보다 완화된 해고기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관해 우리 대법원은, “수습기간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수습기간 만료시 본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 판단하려는 수습제도의 취지 및 목적에 비추어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 넓게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최근 판례 경향을 보면, 수습기간 중 본채용 거절 혹은 해고의 경우를 보다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다만 이 경우에도 대법원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해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면서, 평가표의 기재가 모호해 수습사원의 업무수행 능력이 얼마나, 어떻게 부족했는지 또 그로인해 업무수행에 어떠한 차질이 있었는지를 알 수 없다면 본채용을 거부(해고)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 기준을 함께 제시했다.

 

요컨대 수습근로자의 본채용 거부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 정당한 이유는 일반 근로자보다는 완화해 해석할 수는 있으나, 그 경우에도 업무적격성에 대한 평가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른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판례의 경향은 이 수습기간 중 본채용 거절 혹은 해고의 경우를 보다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어서 주목된다. 회사의 자의적인 수습기간 설정과 남용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수습기간이 따로 필요하지 않은 직무에 대해서까지 회사가 수습기간을 설정하고 해고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편법적인 방법을 막겠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서울행정법원은 수습기간중에 있는 워킹맘이 무단결근을 해 그것이 본채용의 거부사유가 된 경우에, 그 무단결근이 아이를 키우는데 불가피하게 필요한 것이었고 회사측에서 달리 양육에 대한 배려를 제공했다는 자료가 없기 때문에, 본채용을 거부한 것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다고 보아 본채용 거부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 자녀 양육권은 모든 인간이 누려야하는 불가침적 인권이고, “우리 사회가 초저출산 사회로 접어들고 그 주요 원인으로 경제활동을 비롯해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의 양육 부담도 크게 작용한다는 문제의식 아래 사회도 그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견지에서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보다 엄격히 판단한 것이다.

 

또 최근 같은 법원에서는, 회사가 근로자와 약정한 수습기간이 이미 도과됐는데도 불구하고 이후 업무지시를 계속하고 있던 경우에 본채용 거부 통지를 했다면, 이러한 본채용 거부(해고)는 무효라고 판단한 매우 의미있는 판결이 나왔다.

 

요컨대 수습근로자가 수습기간이 도과했는데도 불구하고 근로를 계속 제공하고 있었고, 회사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구체적 지휘감독하에서 계속해 노무를 수령한 경우, 해당 근로자는 이미 수습기간이 지나 정식근로자로 채용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회사로서는 수습기간 중에 유보된 해약권이 소멸한 것이기 때문에 이는 본채용 거부가 아니라 해고에 해당한다는 판시다.(중기이코노미 객원=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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