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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불리한 점 지적하며 양보 강요할까 우려

조정안 강제도 못해…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기대와 우려 

기사입력2019-04-29 05:00
정하연 객원 기자 (myungkyungseoul@naver.com) 다른기사보기

상가변호사닷컴(법무법인 명경 서울) 정하연 변호사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가 417일 출범했다. 국회는 지난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설치근거를 마련했는데, 이에 따라 지난 17일 대한법률구조공단 산하 서울중앙·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개 지부에 설치된 것이다.

 

분쟁조정위원회는 당사자가 신청하는 경우, 상가세입자와 건물주 간의 상가건물 임대차에 관한 분쟁(월세, 보증금, 임대차 기간, 권리금에 관한 분쟁 등)을 조정을 통해 해결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건물주와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소송비용을 지출하기가 부담스러운 영세상인은 분쟁조정위원회의 신설을 지켜보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분쟁조정위원회의 목적이 저렴한 비용으로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니, 상가세입자들이 기대감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다만 몇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 분쟁조정위원회가 입법취지에 맞게 상가세입자를 보호해주기 위해서는 법의 개정을 통한 일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첫째, 조정은 당사자의 자율적인 분쟁해결을 유도하는 역할을 할 뿐, 당사자가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경우에 이를 강제할 수 있는 힘이 전혀 없다보니 오히려 비용과 시간을 허비하게 할 수 있다. 조정과정에서 상대방이 응담을 하지 않거나 출석하지 않으면 이야기를 나눠볼 기회조차 없다. 상가세입자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위원회 문을 두드렸는데, 상대방이 위원회가 내린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오히려 비용과 시간만 더 쓰게 되는 꼴이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가세입자가 조정을 신청한 경우, 빠른 시간 안에 건물주의 의사를 확인해 건물주가 동의한 경우에만 조정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강제력도 없는 조정 때문에 분쟁당사자가 더욱 더 지치게 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서로 양보해서 상생을 하는 것이 조정의 목표이기는 하나, 세입자가 명백히 권리를 침해당한 상황에서는 세입자에게 양보를 강요하거나 세입자의 약점을 들춰내서는 안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둘째, 조정위원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담보할 장치가 부족하다. 상가세입자에게는 생계가 걸려있는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조정위원이 관련법령에 대한 지식도 없이 사건과 관계없는 것을 캐묻거나 엉뚱한 방향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조정을 하러갔다가, 조정위원과 설전을 벌이고 조정위원에게 오히려 법을 설명해주고 돌아오는 세입자들이 종종 있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조정위원은 아무래도 조정을 성공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보니, 세입자의 불리한 점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며 양보를 강요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세입자는 건물주와의 분쟁에서 다친 마음에 더욱 더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서로 양보해서 상생을 하는 것이 조정의 목표이기는 하나, 세입자가 명백히 권리를 침해당한 상황에서는 세입자에게 양보를 강요하거나 세입자의 약점을 들춰내서는 안된다. 조정을 거친 당사자들이 조정안에 만족을 해서 조정에 응하는 것이 아니라, 조정과정에서 심리적으로 다치고 지쳐서 결국 권리를 포기하게 만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정기관의 자격과 교육에 관한 근거규정을 마련해, 조정기관의 공정성 및 전문성을 제고해야 한다. 또한, 당사자에게 조정위원에 대한 정보를 일부 제공해, 당사자가 조정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 공정성을 담보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가 실질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한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조정위원회가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해 줘 상인들이 안정적으로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을 달성했으면 한다.(중기이코노미 객원=상가변호사닷컴 정하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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