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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육아지원 의무 있고, 직원 요구권리 있다

법원 “기업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배려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사입력2019-05-09 10:22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다른기사보기

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가정 양립을 위한 기업의 의무]양육을 이유로 초번근무와 공휴일근무를 거부한 수습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통보의 정당성을 다툰 재판에서, 재판부는 수습평가 과정에서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배려나 노력을 기울이지 아니하고 형식적으로 관련 규정을 적용하여, 실질적으로 참가인이 근로자로서의 근무와 어린 자녀의 양육 중 하나를 택일하도록 강제되는 상황에 처하게 하였고, 그 결과 참가인이 초번근무와 공휴일근무를 수행하지 못하여 수습평가의 근태항목에서 전체 점수의 절반을 감점 당하는 결과가 초래된 만큼, 이 사건 본채용 거부통보는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은 A사의 본채용 거부통보가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기업 존속을 위한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노동력을 제공하여 이익 창출에 기여하며 영유아 역시 장래의 인적자원이 된다는 점에서, 근로자들의 양육문제에 대하여 기업에도 일부 책임을 부담시킬 수 있다거나 사용자의 배려를 요구할 수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는 판단기준도 제시했다.

 

재판부의 판단=이에 따라 재판부는 초번근무가 통상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보육업무를 시작하는 시간보다 일찍 출근할 것을 요구하므로, 어린 자녀를 보육시설에 등원시켜야 하는 참가인으로서는 정상적인 초번근무 수행이 곤란한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참가인의 초번근무 지시 거부가 자녀양육과 충돌되는 상황에서 참가인의 초번근무 지시 거부에 대해 A사가 참가인에게 거듭하여 초번근무를 지시하는 외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거부할 수 있다고 정한 A사 복무규정에 따라 정당성을 검토하고 배려하는 등의 노력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재판부는 A사의 본채용 거부통보가 영유아의 양육은 사회적 연대로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을 기초로 제정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의 입법목적에 어긋나지 않는지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았다.

 

재판부는 근로자들의 양육문제와 관련, 기업이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배려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근로자 양육문제, “기업에도 일부 책임을 부담시킬 수 있다

 

이에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5 취지에 따라, 참가인이 6세와 1세의 어린 자녀 양육 때문에 무단결근 또는 초번근무 지시 거부에 이른 사정을 A사가 헤아려 참가인에게 일·가정 양립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5사업주는 만 8세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이하의 자녀를 양육하는 근로자의 육아를 지원하기 위하여 업무를 시작하고 마치는 시간조정, 연장근로의 제한, 근로시간의 단축과 탄력적 운영 등 근로시간 조정, 그 밖에 소속 근로자의 육아 지원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양육지원에 관해 사용자에게 기대할 수 있는 노력의 정도나 구체적 대안은 회사의 제반 상황이나 여력을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A사의 인력현황이나 가동현황, 회사의 규모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공휴일근무와 관련하여 참가인의 근로시간을 조정하기 위한 노력을 기대하는 것이 과도하거나 무리한 정도가 아니다라며, “이 사건 본채용 거부통보가 합리적인 이유를 인정할 수 없어 효력이 없다고 판결했다.

 

판결의 의의=이번 판결은 사용자 업무지시의 정당성 여부 다툼에 있어서, ·가정 양립이라는 남녀고용평등법의 입법목적을 적극적으로 확대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기업의 규모와 경영환경에 따라 자녀양육에 대한 기업의 배려의무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해석한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 근로자의 자녀양육에 따른 보육시설 설치 등의 여러 부담을 감수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지불능력이 필수적이다. 사내 보육시설이나 인력의 활용이 용이한 대기업과 달리, 지불능력이 떨어지는 중소 영세기업은 육아휴직 대체인력 채용도 어렵다.

 

그렇더라도 이는 정책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일·가정 양립을 지원해 해결할 문제이지, 기업환경에 따라 법 해석을 통해 달리 적용할 사안이 아니라는 말이다.(중기이코노미 객원=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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