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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중립 원칙 완화되면 자본이 인터넷 통제·관리”

5G시대, 망 중립 원칙 예외인 ‘관리형 서비스’ 정의 재규정부터 

기사입력2019-05-09 18:07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과 체감규제포럼,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스타트업 혁신을 위한 규제개혁 토론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5G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스마트공장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산업 발전을 위해 새로운 망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량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 신산업에 대해 망 중립성 원칙을 예외로 적용한 관리형 서비스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망 중립성 원칙은 소비자의 보편적 권리와 공정경쟁 측면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김민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과 체감규제포럼,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9일 개최한 스타트업 혁신을 위한 규제개혁 토론회에서 망중립성 원칙의 헌법적 가치와 법적해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망 중립성 원칙은 경제정책적 검토대상이 아니다라며, 망 중립 예외가 인정되는 관리형 서비스에 대한 개념 정의부터 명확히 재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망 중립성 원칙이란 인터넷서비스 공급업체(ISP)가 콘텐츠 서비스 종류에 따라 전송속도를 차별하거나 요금을 차등 부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통신망을 통해 오가는 데이터들이 어떠한 이유에서도 차별적 대우를 받아서는 안되며, 개인이 아닌 기업이나, 돈을 더 많이 지불한 사람에게 더 빠른 통신망, 속도를 제공해주는 것은 공공재 성격을 지닌 통신망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망 중립성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5G시대 도래망 중립성 논란 재점화=망 중립성 원칙 유지 논쟁은 그동안 지속돼왔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망 중립성 폐지를 공식화하고, 5G서비스가 본격화 되면서 망 중립성 원칙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됐다.

 

김 교수는 망 중립성의 헌법적 가치에 대해 망 중립 원칙은 사업자간 경쟁법적 원리에 의해 탄생한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 전문가 집단 등이 망 중립을 경쟁법적 쟁점으로 다루는 것 자체가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는 근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망 중립은 헌법적 가치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책 결정에 따라 폐기할 수 있는 원칙이 아니라는 견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김 교수에 따르면, 망 중립성 원칙은 통신사가 합법적인 콘텐츠 서비스 또는 위해를 주지 않는 기기장치를 차단하거나 서비스 유형 또는 제공자 등에 따라 합법적 트래픽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이다. 이는 헌법 제1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조항과 맞닿아있다.

 

ISP가 소유한 각각의 통신망은 사유재산이라 하더라도, 네트워크인 인터넷은 공공성을 지닌 것으로 누구나 이를 이용해 혁신을 이뤄 낼 수 있는 공공자산이라 할 수 있다. 공공자산인 인터넷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공공서비스로서 평등의 원칙’, ‘계속성의 원칙’, ‘즉응의 원칙’ 등 3원칙 적용대상이라는 얘기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관리형 서비스인가=최근 논란의 핵심은 망 중립성 원칙 예외를 적용받는 관리형 서비스에 대한 해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ISP가 트래픽을 관리할 수 있는 경우는 보안성·안전성 확보, 혼잡관리, 법령상 필요한 경우에 한해 트래픽 관리를 허용하는 합리적 트래픽관리최선형 인터넷과(best-effort)는 다른 기술이 적용되는 QoS서비스(IPTV, VolP )관리형 서비스(managed-service)’에 한하고 있다.

 

5G시대가 시작되면서 자율주행차 등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신규서비스를 관리형 서비스로 인정할지 여부는 가장 첨예하게 대립되는 부분이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이란, 5G 네트워크 기술로 하나의 물리적인 코어 네트워크 인프라를 서비스 형태에 따라 다수의 독립적인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해 각각의 슬라이스를 통해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 기술을 말한다.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반의 서비스를 현행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상 관리형 서비스로 폭넓게 인정해 일단 허용하고, 향후 문제가 발생하면 추가 규제를 검토하는 방법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네트워크 슬라이싱 표준이 올해 하반기 마련될 예정이며 자율주행차, 원격의료 등의 서비스도 출시하는데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현시점에서 허용 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반 서비스라는 이유로 폭넓게 관리형 서비스로 인정하고 망 중립성 적용 예외를 인정한다면, 영세한 중소기업이 고사해 인터넷 생태계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김민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망중립성 원칙은 경제정책적 검토대상이 아니다”라며 “망 중립 예외가 인정되는 관리형 서비스에 대한 개념 정의부터 명확히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관리형 서비스 정의 명확한 재설정 필요=김 교수는 특정 서비스가 관리형 서비스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논쟁에 앞서, 관리형 서비스 정의 규정에 대한 명확한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관리형 서비스는 인터넷접속서비스 제공 사업자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최선형 인터넷의 제공방식과 다른 트래픽 관리기술 등을 통해 전송 대역폭 등 트래픽 전송 품질을 보장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김 교수에 의하면,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분리된 망은 IPTV, VoIP 등과 같은 원래 의미의 관리형 서비스에 제공될 수도 있고, 자율주행차·원격의료·스마트공장 등과 같은 전혀 다른 서비스에 제공될 수도 있다.

 

김 교수는 결국 IPTV·VoIP를 상정하고 관리형 서비스라는 개념을 설정하면서 그 핵심요소라 할 수 있는 동일 ISP가 자사 서비스와 결합해 제공한다는 것과, 트래픽 관리에 대한 이용자의 수인 동의가 있었다는 것을 특정화하지 않고 개념 정의를 한 것은 심각한 문제이며, 향후에도 이로 인해 지속적으로 갈등과 논쟁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망 중립 가이드라인, 고시 이상으로 제정을=김 교수가 제시한 관리형 서비스의 명확한 정의 규정은 인터넷접속서비스 제공 사업자가 자사의 인터넷접속서비스 이용자에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인터넷 제공과 결합해 다른 트래픽을 제공하는 경우, 인터넷의 제공방식과 다른 트래픽 관리 기술 등으로 트래픽을 관리해 트래픽 전송 품질을 보장하는 서비스.

 

이와함께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규정된 사항을 법규성이 인정되는 고시이상의 형식으로 제정해야하고, 법위반에 대한 제재규정을 신설해야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지금은 포털 간 관리형 서비스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만, 지금처럼 관리형 서비스 개념이 불명확하게 규정된 상황에서는 향후 정부의 의지와 사업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관리형 서비스 개념을 확대해 프리미엄 망을 허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망 중립 원칙이 폐기 또는 완화돼 자본이나 특정 세력에 의해 인터넷이 통제, 관리될 경우 여론의 왜곡과 표현의 자유 침해, 궁극적으로는 민주주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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