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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시공·안전사고 예방…감리행정 강화해야

건설현장 불법행위 6633명 중 2593명(39%) 각종 자격증 불법대여 

기사입력2019-05-13 18:34

2017년 11월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 한미장관맨션의 당시 모습. 건물 외벽이 지진의 영향으로 떨어지고 갈라져 있다. <사진=뉴시스>

 

13일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실과 대한건축사협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건축물 안전 위협하는 자격 대여 근절과 건축사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 토론회’에서, 한국건축설계학회 회장인 이명식 동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자격대여, 페이퍼 컴퍼니, 저가덤핑 사무소는 건축사의 3대 비윤리적인 행위”라며, 건축사의 자격대여는 불법건축물과 부실시공을 통해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축사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사무실의 대부분은 자격대여로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라고 지적했다.

 

건축사는 건축물의 설계와 공사감리를 담당하는 전문가로, 국토교통부가 시행하는 시험을 통과해야 자격을 취득한다. 감리의 중요성은 지난 2017년 발생한 포항 지진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당시 지진 피해가 큰 건물들은 내진설계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같은 문제를 예방하고 건축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감리행정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럼에도 건축사 자격을 대여해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들이 저가 수주를 한 뒤 감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사례가 많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로 인해 건실한 건축사사무소들도 피해를 본다는 게 이명식 교수의 설명이다.

 

◇처벌규정 있지만 한계 뚜렷=2016년 정부가 건설현장 불법행위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총 6633명이 적발됐다. 이 중 39%에 달하는 2593명이 각종 자격증 불법대여 혐의자였다.

 

13일 정동영 의원실과 대한 건축사협회는 ‘건축물 안전 위협하는 자격 대여 근절과 건축사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 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현행 건축사법은 건축사가 자격증을 빌려주거나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명의로 업무를 하도록 하면, 1년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문제는 등록 건축사만 1만3000여명에 달해, 국토교통부와 지자체가 건축사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하기에는 인력·예산에서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대한건축사협회가 위법행위를 한 건축사에 대해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징계를 건의할 수 있으나, 협회에 조사권한이 없어 징계 건의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명식 교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축사등록원의 관리업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축사등록원은 건축사의 양성과정부터 건축사의 자격취득 이후 활동 전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대한건축사협회가 설립한 건축사 자격관리 전담기관이다. 

 

건축사등록원은 건축사 실무교육·자격등록·자격갱신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통해 실효성 있는 건축사 관리가 가능하다는 게 이명식 교수의 주장이다. 

 

더불어 건축사등록원에 등록된 건축사는 대한건축사협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토록 하고, 협회의 윤리규약 등을 위반할 경우 징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도 했다.

 

이명식 교수는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협회 의무가입을 통해 건축사에 대해 엄정한 관리체계를 수립하고 있다는 점, 변호사·의사·약사·세무사 등 국내 주요 국가자격증 소지자의 전문가단체 의무가입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알선시 처벌도 필요, 입법 시작했지만 국회통과 요원=자격 대여시 처벌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격 대여가 성행하는 이유로 법망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1월 171개 국가전문자격증에 대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격증 대여에 대한 처벌규정은 제각각이고, 대여를 알선한 사람에 대한 처벌규정이 있는 자격증은 171개 국가전문자격증 중 14개(8.1%)에 불과했다. 

 

건축사 역시 자격 대여에 대한 처벌규정은 있지만, 대여 알선자에 대한 처벌규정은 없다.

 

국민권익위는 의사, 공인회계사 등 153개 자격증에 대해 대여를 알선한 사람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만들도록 권고했다. 국민권익위 권고 이후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지난 3월 건축사 자격 대여를 알선한 사람을 형사처벌 대상에 포함하는 건축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러나 국회공전에 따라 관련법의 조속한 통과는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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