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법과 중복돼 속도 안나는 소상공인기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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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기존 법과 중복돼 속도 안나는 소상공인기본법 소상공인지원법과 유사하고, 중소기업기본법과 중복되는데

기사입력2019-05-20 2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경제·사회적 변화에 따른 소상공인의 경영환경 변화와 소상공인간의 과당경쟁, 높은 폐업률, 대기업과의 상권갈등 문제가 심화되면서, 소상공인기본법을 제정해 소상공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요구는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 발의된 4건의 기본법에 대한 논의를 차치하고, 소상공인기본법이 기존 법령과 중복이 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정미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상공인기본법 제정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소상공인기본법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지속되고 있지만, 현행 중소기업 관련 법령과의 대상 중복, 체계 부정합의 문제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한정미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소상공인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이 20일 개최한 ‘소상공인·자영업 정책토론회’에서 ‘소상공인기본법 제정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소상공인기본법 제정에 대해서는 여야 5당의 합의가 이미 이루어진 바 있고, 현재 소상공인 관련 4개의 기본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상공인기본법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지속되고 있지만, 현행 중소기업 관련 법령과의 대상 중복, 체계 부정합의 문제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기본법 제정 논의에 앞서 중복적용 해결해야

한 연구위원에 따르면, 그동안 학계 등에서는 소상공인기본법 제정과 관련해 선결해야 할 사안이 있다고 지적해 왔다.

현행법 중에는 ‘중소기업기본법’과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소상공인지원법)’에서 소상공인을 정의하고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다. 한 연구위원은 “소상공인기본법이 현행 소상공인지원법의 내용을 그대로 차용하거나 그 내용과 유사한데, 기존 법을 폐지하고 별도의 제정법을 마련할 정도의 입법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존 법률을 개정함으로써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소상공인 분야를 분리해 기본법으로 제정할 경우 중소기업기본법과 중복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제기됐다. 한 연구위원은 “소상공인이라는 동일한 대상에 대한 기본법 중복적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완전히 분리해 독립된 체계를 새로 구축하면 될 것이지만, 현재 소상공인 관련 법령의 체계는 중소기업 관련 법령의 체계에 비해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으며, 기존 중소기업 정책과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법 간의 적용중복을 피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법 제4조 ‘다른 법률과의 관계’ 조문을 개정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해당 조항에 ‘중소기업 중 소상공인자영업 기본법 제2조제1항에 따른 소상공인 및 제3조에 따라 소상공인으로 간주되는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소상공인자영업기본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이다.

자영업 규정 명확히 해야…소상공인기본법 4개 계류중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상공인자영업자 기본법안과 같이 자영업을 정책대상으로 확대할 경우, 자영업의 정의규정을 명확히 할 필요도 있다.

홍 의원의 법안에서는 자영업에 대해 ‘근로기준법 제2조제1항제2호에 따른 사용자 중 사업주가 영리를 목적으로 스스로를 고용해 근로를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민법상 고용의 의의인 양 당사자를 전제로 쌍무계약 형식과 상충되는 지점이 발생한다. 따라서 한 선임연구위원은 자영업에 관한 특성을 반영해 상시 근로자 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춘 개인사업자로 정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한편, 현재 국회에는 소상공인 관련 4개의 기본법안이 계류중이다. 자유한국당 김명연·홍철호 의원,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상공인기본법안 3개와,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상공인자영업자 기본법안이 그것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에 대한 정책토론회 등이 다수 열렸으며, 일부 법안에 대해서는 소관 상임위 심사도 진행된 바 있다.

◇김명연 의원 대표발의 ‘소상공인기본법’=김 의원의 기본법은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폐지를 전제로 한다. 법안에 따르면, 정부는 소상공인의 보호와 자주적 육성을 위한 종합적인 소상공인 시책을 수립·시행해야 하며,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소상공인의 보호 및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5년마다 소상공인 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 국무총리 소속으로 소상공인진흥위원회를 설치하고, 정부는 시장의 균형있는 발전과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주로 소상공인이 경영하고 있거나 소상공인이 경영하는 것이 적절한 사업영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소상공인의 복지와 이익을 적절·공정하게 보호하기 위해 사회보장정책도 수립·실시해야한다. 이와함께 회원 상호간의 조직적 협력을 바탕으로 소상공인의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촉진하고 경영안정과 성장을 도모해 소상공인의 사회적·경제적 지위 향상과 국민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소상공인연합회 목적으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언주 의원 대표발의 ‘소상공인기본법’=이 의원의 기본법 또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폐지를 전제로 했다. 이 의원의 법안에서는 소상공인 보호 및 육성을 위해 중기부장관은 3년마다 소상공인 보호 및 육성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했다. 법안에 따르면, 중기부장관은 소상공인시책 수립 등에 필요한 조사, 연구 및 평가를 수행하는 전문연구평가기관을 지정해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소상공인의 보호·육성과 관련된 주요 정책, 계획 및 그 이행에 관한 사항을 심의·정정하기 위한 소상공인정책심의회는 중기부에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또 중기부 장관은 소상공인이 창업, 경영안정과 성장, 구조고도화, 조직화 및 혐업화, 폐업 재해·재난 등에 대한 지원을 할수 있도록 하고, 소상공인의 입지 및 업종 선정을 지원하기 위해 상권 관련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할 수 있다는 조항을 포함했다. 이와함께 소상공인의 경영안정과 공동이익 증진을 위해 소상공인연합회를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홍철호 의원 대표발의 ‘소상공인기본법’=홍 의원의 기본법은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유지를 전제로 하고 있다. 중기부장관은 소상공인의 보호·지원·육성·경영안정 및 성장 등을 위해 3년마다 소상공인정책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소상공인정책위원회는 대통령 소속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했으며, 중기부장관이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의 수립·시행을 위해 해마다 소상공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표하도록 했다. 이와함게 정부는 소상공인의 보호·지원·성장 등에 필요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소상공인 사업영역지정, 체계적 지원, 공공임대상가의 확보 및 관리, 공제사업 등을 실시하도록 했다.

◇홍의락 의원 대표발의 ‘소상공인·자영업 기본법안’=홍의락 의원의 기본법은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유지를 전제로 한다. 이 법안은 소상공인 및 자영업의 개념을 규정하고, 자영업을 영위하는 자 중에서 소상공인의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에도 필요한 경우에는 일정조건을 만족하면 소상공인 시책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의 보호 및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관계중앙행정기관의 장 및 시·도지사는 기본계획에 따라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으며, 소상공인정책심의회는 중기부에 두도록 하고 있다.

또, 정부는 소상공인시책의 수립 등에 필요한 조사와 연구를 수행하는 전문연구기관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규제 및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소상공인·자영업 옴부즈만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함께 소상공인 지원 및 육성을 위한 정부의 생애주기별 지원정책을 규정하고, 소상공인 단체의 결성 등 소상공인 간 협력 촉진을 위한 사항을 규정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