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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물적분할’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총수일가, 중간지주사 통해 지배력 유지…하청업체·지역사회는 몰락 

기사입력2019-06-05 12:40
김종보 객원 기자 (jongbokim518@gmail.com) 다른기사보기

법률사무소 휴먼 김종보 변호사
지난 531날치기주주총회 결과, 현대중공업이 분할됐다. 주주총회 소집절차에는 분명 하자가 있다. 10시에 주주총회를 시작하게 돼 있었는데 1040분에 장소변경을 공지하고, 변경된 장소인 울산대 체육관은 원래 예정장소인 울산 한마음 회관에서 자동차로 이동해도 40분 거리였다. 1110분에 시작한 주주총회는 불과 10여분만에 끝났고, 부랴부랴 달려간 주주들은 주주총회장에 입장도 못했다. 세부적인 사실은 소송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다.

 

이 보다 본질적인 질문을 해본다. 왜 현대중공업은 지금 시점에서 분할하려고 한 것일까? 물론 현대중공업이 인정하는 바와 같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였다.

 

현대중공업이 공시한 회사분할결정서를 보면, ‘16. 기타 투자판단에 참고할 사항당사는 2019. 3.8. 한국산업은행과 본건 분할 완료 후 분할존속회사가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한국산업은행이 소유하는 대우조선해양 주식회사의 주식 전부를 현물출자(이하 본건 현물출자’)받고 그 대가로 분할존속회사의 보통주식 및 전환상환우선주식을 한국산업은행에 발행하는 현물출자계약을 체결하였고, 당사의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 주식회사 및 한국산업은행 사이에 분할존속회사의 운영에 대한 주주간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또한, 분할존속회사는 분할존속회사의 주주를 대상으로 약 1.25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이하 본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며, 분할존속회사는 본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등으로 당사와 대우조선해양 주식회사 사이에 2019. 1.31.자로 체결된 신주인수계약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주식회사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1.5조원 규모의 신주인수대금을 지급할 예정(이하 본건 제3자 배정증자’)입니다라고 돼 있다.

 

그런데 그 다음 단락을 보면, “본건 현물출자, 본건 주주배정 유상증자 및 본건 제3자 배정증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신고의 승인 등 국내외 관계기관의 인허가 절차 완료를 조건으로 진행되나 본건 분할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신고의 승인 등 절차와 관계없이 진행됩니다라고 돼 있다. 즉 대우조선해양 인수(기업결합)가 실제로 되는지와 관계없이분할은 진행된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조와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지난 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주주총회 전면 무효화 투쟁’ 방침을 발표했다.<사진=뉴시스>

 

기업결합, 국내외 승인 관계없이 일단 분할 먼저

 

하지만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승인할지 말지 알 수도 없고 EU, 중국, 일본 등 최소 10개국에서 공정거래 당국이 기업결합을 승인할지는 더더욱 알 수 없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 분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인수(기업결합)가 성공할지 말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분할하고 보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분할계획서를 보면, 분할의 목적이 5가지로 기재돼 있다.

 

분할회사는 영위하는 사업 중 투자사업부문 등을 제외한 조선 사업부문, 특수선 사업부문, 해양플랜트 사업부문, 엔진기계 사업부문(이하 분할대상 사업부문’)을 단순·물적분할 방식으로 분할(이하 본건 분할’)하여 분할신설회사를 설립하고, 분할존속회사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회사로 전환함으로써 장기적 성장을 위한 기업지배구조를 확립한다.

 

본건 분할 후 분할존속회사는 자회사 관리 및 신규사업투자 부문 등에, 분할신설회사는 분할대상 사업부문에 집중함으로써 사업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경영효율성 및 투명성을 극대화한다.

 

특히 분할존속회사는 분할신설회사를 포함한 조선 자회사들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향후 R&D 및 엔지니어링 기능을 통합하여 기술 중심회사로 운영할 계획이다.

 

각 사업부문의 전문화를 통하여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부문별 독립적인경영 및 객관적인 평가를 가능케 함으로써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한다.

 

상기와 같은 지배구조 체제 변경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의 가치를 제고하고자 한다.

 

그런데 위 설명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현대중공업은 2018822일 이미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을 분할합병했는데, 그때도 공정거래법상 주어진 유예기간 내 손자회사의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등 행위제한규정을 준수하여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경영효율화를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했기 때문이다.

 

2018822일 공시된 현대중공업 주요사항보고서 ‘3. 합병의 중요영향 및 효과를 보면, “현대중공업 주식회사는 본건 분할합병을 통해 주식회사 현대미포조선을 직접 지배함으로써, 현대중공업 기업집단 내 조선부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확대하는 동시에 우수계열사 지분확보를 통한 회사 전반의 기업가치 제고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현대삼호중공업 주식회사는 본건 분할합병을 통해 지주회사 관련 규제사항을 준수하고 본연의 주요사업인 조선부문에 집중하여 사업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라고 쓰여있다.

 

, 현대중공업은 이미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여 경영효율화를 위해 현대중공업의 조선자회사(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아니더라도 한국조선해양이란 중간지주회사를 만들어야 했다면, 20188월에 이미 중간지주회사를 만드는 것으로 진행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자료=현대중공업 공시자료>   ©중기이코노미

 

한국조선해양으로 생산능력 쏠리면 수요독점 강화

 

결국 이번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은 오로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대우조선해양이 실제로 인수될 것인지 불투명하다. 201963일자 인베스트 조선의 현대중공업이 국가를 위해 대우조선을 떠안았다?’는 제목의 칼럼에도 잘 나오는 바와 같이, 이번 물적분할을 두고 “‘국가와 미래를 위해 어려움을 감내하고 발벗고 나섰다라고 표현하기에는 현대중공업과 정몽준 이사장·정기선 부사장 일가가 얻는 이익이 너무 크다게다가 “‘본사 이전은 제조업을 하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엄청난 노조 반발을 예상해야 할 이슈이며, “노조와 지역사회의 엄청난 반발이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할 일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일까.

 

위 인베스트 조선 칼럼에서 중요한 대목이 나온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 중 누가 먼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제안했는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특히 정몽준 총수일가의 이익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양측이 인수합의에 이른 배경이 의문스럽다. 국정감사에서 세세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경쟁력 제고와 함께 빅3 체제하의 과당경쟁, 중복투자 등의 비효율을 제거하고 빅2 체제로의 조선산업 재편을 병행할 필요가 있었는데 현대중공업이 이같은 의지가 더 높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하나만 보고 둘은 못봤다. 한국의 조선업에는 빅3만 있는 것이 아니고, 중소조선업체 뿐만 아니라 수많은 하도급업체들도 있다. ‘한국조선해양지주로 국내조선업 생산능력이 쏠리게 되면 수요독점이 강화되고, 하도급업체들은 더더욱 현대중공업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산업정책은 산업은행에 의해 부정당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위기 국면에서 줄기차게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수많은 사내하청업체들과 부품협력업체들은 단가 후려치기를 당하고 돈도 다 못 받은채 망했다.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울산 동구의 인구는 2015181207명이었는데, 20194165485명으로 줄었다. 지역사회가 몰락하고 있다.

 

반면 정몽준 총수일가는 20193836억원을 배당받았다. 이에 더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함으로써 사업은 더 커졌고, 중간지주회사를 중간에 끼워 넣어 지배력도 유지했다. 누구를 위한 물적분할인가(중기이코노미 객원=법률사무소 휴먼 김종보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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