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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한국사회…봉준호와 ‘기생충’에 환호하는 이유

노동조건이 열악한 영화계, 스태프 권리를 존중하며 제작된 영화  

기사입력2019-06-11 18:20

“좋은 의미의 상승.”,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 영예를 안은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한 말이다. 아역배우의 안전을 위해 CG를 사용하고, 모든 스태프와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해 주 52시간 근무를 지킨 결과, 촬영횟수가 늘어 제작비가 상승했다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제작비 150억원이 투입된 영화 기생충은 흠잡을 곳 없는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의 디테일, 영화가 담은 사회철학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달 30일 개봉해 5일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고, 장기흥행이 점쳐진다.


이와같은 뜨거운 반응은 감독과 작품에 대한 이슈 외에도, 노동여건이 열악한 영화계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며 만들어졌다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한몫했다는 게 영화 관계자들의 평가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지난 30일 개봉 당일 56만 8436명 관객을 동원, 개봉 2일째 100만, 3일째 200만, 4일째 300만, 6일째 4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8일째인 6월 6일 누적 관객수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사진=뉴시스>


결과가 좋았기에 나온 답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편법과 반칙을 사용하지 않아도, 자신의 역량과 팀의 협업으로 성공을 이룬 봉 감독의 모습은 우리기업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루 평균 14시간, 주6일, 주 84시간, 시간당 30~60개 배송.” 매년 증가하는 택배산업 규모에 비해 나아지지 않는 택배노동자의 노동조건은 봉 감독의 사례와 대비된다. 모든 목표는 수익 극대화다. 온라인쇼핑몰은 택배사간 가격경쟁을 유도한다. 입찰을 통해 택배요금을 낮게 책정하는 관행은 일상이다. 결국 택배노동자의 집배송 수수료 하락으로 귀결되고, 택배서비스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러시아 출신의 귀화 한국인 박노자 오슬로대 교수는 최근 SBS CNBC의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이윤을 남기는데 반해, 한국기업은 하도급업체의 납품단가를 쥐어짜고 결과적으로 인건비를 쥐어짜서 이윤을 남기는 구조”라고 질타했다. 


심지어 이렇게도 말했다. “한국에서는 집배원들이 하루 15시간씩 일하다 과로사하기도 하죠. 공사장에서는 안전시설을 잘못 설치해 연간 200명이 떨어져 죽고요. 제가 노르웨이 사람에게 그렇게 말하면, 믿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왜, 사장이 감옥에 안가냐고 물어요.”


택배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주5일 40시간을 근무하며, 4대보험 등 사회안전망 속에 포용될 수 있게 해 달라는 그들의 요구는 결코 무리하거나 생떼가 아니다. 관련 법제도를 개선하고 시스템를 변화해야한다는 고통이 수반되겠지만, 이는 분명히 봉준호 감독이 얘기한 ‘좋은 의미의 상승’이다. 


과거 정권에서 문화인 블랙리스트에 올라 불이익을 겪으며 활동해야했던 봉준호 감독. 어쩌면, 경기 하락 국면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부담을 떠안아야하는 우리기업의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사업은 돈을 벌기 위해서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이다. 내가 운영하는 회사를 위해 일하는 그 사람, 그 노동자를 배재해서는 ‘좋은 의미의 상승’이란 있을 수 없다. 그 노동자에게도 그렇고, 사장에게도 마찬가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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