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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가업상속공제 제도 본래의 취지대로 운영하라

균형감각 잃거나 부의 대물림 우려 커지면, 국회를 통과 할 수 없어 

기사입력2019-06-13 12:33

정부의 가업상속공제 개편안을 놓고, 상반되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사후관리요건을 완화하고 상속세를 최대 20년까지 나눠낼 수 있는 특례의 대상을 넓힌 정부안에 대해, 재계는 부족하다며 적용대상 확대를 외친다. 반면 시민단체는 사후관리요건을 너무 완화했다며 부의 대물림을 우려하고 있다.

경총은 “그간 기업들이 요구한 내용에 비해 크게 미흡해, 기업승계를 추진하려는 기업들이 규제완화 효과 자체를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개편안 중 사후관리요건 완화와 분납 확대는 재계의 요구가 크게 반영된 부분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미흡하다고 주장한 이유는 적용대상이나 공제금액 확대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측할 수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1일 당정협의를 통해 발표한 가업상속공제 개편안을 놓고, 상반되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가업상속공제의 적용대상을 확대할지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극명히 대립하고 있다. 경실련이 논평을 통해 “부의 대물림을 심화시킬 수 있는 매출액 기준 적용대상의 확대가 없었다는 점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힌데서 확인할 수 있다.

 

경실련은 “향후에 국회에서는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개정해서 매출액 3000억원을 넘는 기업까지 확대해서는 안된다”며,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본래의 취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은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지만, 이 과정에서 세금 없는, 세금 줄이기 위한 상속으로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악용되어서는 결코 안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동시에 사후관리요건 중 고용유지 의무 등에 대해서는 현행 유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처음부터 공제 대상의 확대나 공제 금액의 상향을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병규 세제실장은 개편방안 발표 현장에서 이 점을 강조했다. 앞서 지난 3월 홍남기 부총리도 한겨레와의 인터뷰(3월5일 홍남기 부총리 “소득주도성장 때문에 ‘분배 악화’ 주장 동의 못해” 제하 기사)에서 “대상 기업(연간 매출 3000억원 미만)이나 공제 한도(최대 500억원) 확대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014년 정부의 가업상속공제 개편안이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한 전례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당시 정부안은 공제대상을 매출액 5000억원 미만으로 늘리고, 사후관리요건도 완화하는 안이었지만 부의 대물림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가업상속공제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는 현실적인 안을 내놓아야 한다.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안이 균형감각을 상실했다고 평가되고, 부의 대물림 우려가 심화된다면, 여전히 개편안은 국회를 통과할 수 없을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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