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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시간제 위반 처벌유예…고용노동부 뭐했나

1년도 안돼 세 차례 유예기간 연장… 對국민 행정에서 신뢰는 기본 

기사입력2019-06-22 00:00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300인이상 노선버스·교육서비스·방송 사업장이 1주 52시간제를 위반해도 9월까지는 처벌을 유예한다. 이들 사업장을 포함 21개 업종은 지난해 3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노동시간 제한 특례업종’에서 제외돼, 다음달 1일부터 1주 52시간제가 적용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가 이들 사업장에서 1주 52시간제 위반사항이 발생해도, 처벌없이 시정기간을 최대 6개월까지 부여한다고 20일 밝혔다. 인력부족과 함께 버스요금이 인상되지 않았고, 탄력근로제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처벌 유예기간 연장사유다.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고픈 생각도 없다. 법을 제·개정할 때 시행일을 별도로 정하는 이유는, 수규자가 제·개정법을 지킬 수 있도록 준비할 시간을 주고자 함이다. 1주 52시간제를 시행하기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고, 1년하고 3개월의 준비기간을 줬다. 그럼에도 1주 52시간제를 시행할 운전인력이 부족하다는 버스업계 요구를 수용할 꼴이다. 뒤집어보면, 법 시행일을 준수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추가 인력을 채용한 사업주에게 불이익을 준 셈이다. 

처벌 유예기간 연장사유로 고용노동부가 지목한 버스요금 인상은 더더욱 명분이 없다. 지난해 3월 근로기준법을 개정하면서, 1주 52시간 시행과 버스요금 인상을 교환했다는 어떠한 정황도 없다. 버스요금 인상은 지난 5월 버스파업 종료 과정에서 노사가 합의한 사항이다. 이번에 확인된 사실은 1주 52시간제 준비를 버스업계도 하지 않았고, 고용노동부 역시 무대책이었다는 점이다. 처벌 유예기간 연장사유로 버스요금 인상을 거론한 이유, 주무부서인 고용노동부가 자신의 무능을 덮기 위한 핑계였을 뿐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본청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전국 기관장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운전인력 부족, 버스요금 미인상은 1주 52시간제 법정 시행일을 늦춰야 할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반대로 법 위반에 따른 제재의 근거가 될 뿐이다. 법 위반에 따른 비용을 부담시키지 않고, 법 준수에 따른 편익이 없다면, 아무도 법을 지키지 않는다. 

1주 52시간제 위반에 대한 처벌 유예가 이번 한번이라면, 그래도 봐줄 구석을 찾아보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벌써 세 번째다. 정부는 지난해 7월 300인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1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52시간제 위반 사업장에 대한 처벌 유예기간을 6개월(12월31일까지) 부여했다. 그래도 부족해 올해 3월말까지 한차례 더 유예기간을 연장했다. 고용노동부가 당시 밝힌 처벌 유예기간 연장사유도 지금과 동일하다. 똑같은 이유로 똑같은 처분을 반복하면서, 주무부서 고용노동부는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처벌 유예기간을 연장하면서, 전국 48개 지방관서에 ‘노동시간 단축 현장지원단’을 신설해 밀착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근로감독관과 고용센터에 근무하는 고용지원관이 기업을 방문, 1주 52시간제 준수를 위한 대응방향을 제시하고 지원제도를 안내한다고 했다. 듣기에 따라선 근로기준법이 개정된 이후 1년 3개월 동안 ‘밀착지원’도 하지 않고, ‘대응방향’과 ‘지원제도’조차 안내하지 않았다는 말로 들린다. 멀쩡한 ‘노동부’에 ‘고용’이란 글자까지 붙여가면서, 기업지원업무를 강화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고용노동부란 명칭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사용자에게도 환영받지 못한다는 세간의 평가는 괜한 말이 아니다. 사인간의 관계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對국민 행정에서 신뢰는 기본이다. 1주 52시간제 시행과 관련 이미 세 차례나 對국민 신뢰를 깨 체면을 구겼다. 이제라도 꼼꼼히 준비해 자신이 한 약속을 이행해 주기를 당부한다. 노동자와 사용자 모두가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고용노동부, 스스로 만들어야한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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