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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전기요금에 세금 보전…더 이상은 안돼

수십년 동안, 국민들은 에어컨도 못 틀고 한전의 적자를 메웠다 

기사입력2019-07-09 08:47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여름철만 되면 매년 홍역을 치렀던 전기요금 누진제 문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예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전력 최대 사용기간인 7·8월에 한해 누진구간을 확대하라’는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 제출안을 한국전력이 수용했다는 것이다. 누진제에 대한 국민적 지탄이 커지면, 대통령 지시로 부랴부랴 한시적 완화방안을 강구하던 선례에 비춰보면 조금 나아진 점도 분명히 있다. 여름 폭염을 앞두고 전기요금 걱정을 하던 주택용 전기사용자들의 걱정은 한시름 덜어졌다.

그러나 일시적인 땜질식 처방이고 급한 불끄기에 불과하다. 7·8월 가구당 월 1만원 전기요금을 낮추는 효과가 있고, 폭염시 16∼18% 전기요금이 줄어든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원하는 전기요금체계 개편과는 거리가 멀다. 또 7·8월 한시적 누진제 구간 확대로 발생할 한전의 부담도 새로운 갈등을 낳고 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한전이 떠안아야 할 비용은 3000억원에 이른다.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TF안이 한전 이사회에서 한차례 부결됐던 이유다. 정부가 적자를 메워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나서야 한전은 가까스로 7·8월 한시적 누진제 완화 원안을 확정할 수 있었다.

한편 가정용 전기요금에만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소송을 냈던 소비자들이 법정에서 패소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한전의 소액주주들이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 정부 관료와 한전 사장을 업무상 배임행위로 고발했다. 

원가 이하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현실화하지 않고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만 완화한다면, 기업의 가치를 높이려는 한전 주주와 국민 간의 갈등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 주최로 열린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 공청회’.<사진=뉴시스>

폭염을 앞두고 해마다 일어났던 전기요금 누진제 불만을 사전에 차단했다지만, 전기요금을 둘러싼 이해집단 간의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이익을 극대화해 주식의 가치를 높이려는 주주들, 누진제로 인해 전기사용에 차별을 받고 있다는 국민들, 이런 갈등에서 누진제의 일시적 완화는 한계가 뻔히 보이는 미봉책일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누진제의 부당성을 제기하는 것은 한 여름철, 두 달간 월 1만원을 덜 내자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에게는 많이 쓰면 징벌에 가까운 요금을 징수하면서, 기업에는 많이 쓰면 많이 쓸수록 깎아주는 전기요금 체계의 불합리성을 바로잡아 달라는 것이다. 기업에 공급하는 원가 이하의 전기를 가정용 전기요금에서 교차 보전하는 불공정성을 고쳐 달라는 것이다. 원가 이하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현실화하지 않고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만 완화한다면, 기업의 가치를 높이려는 한전 주주와 국민 간의 갈등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한전도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몇 차례나 밝혔지만, 산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논의조차 지지부진한 형편이다. 그러나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일이다. 가정용도 그렇지만 산업용 전력도 쓰는 만큼 내는 게 당연하다. 전기를 가정에 비해 기업에 더 싸게 공급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수출을 위해,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산업용전기는 싸게 공급돼야 한다고? 그 억측 때문에 수십년 동안 국민들은 에어컨도 제대로 못 틀면서 한전의 적자를 메워왔다.

한시적 누진제 완화책으로는 국민들의 전기요금 개편 요구를 충족할 수 없다.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이 시급하다. 누진제 완화가 한전의 적자로 이어지고, 이를 또다시 국민의 세금으로 보전해야 하는 이번 개편안,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조삼모사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중기이코노미=안호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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