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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연 평균보다 1천시간 더 일하는 집배원

10년새 176명 사망, 자살 28건…절대적 인력부족으로 초과근로 발생 

기사입력2019-07-08 18:54

<자료=전국우정노동조합,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9일 예고한 파업을 하루 앞둔 8일 전국우정노동조합이 파업방침을 철회했지만, 노조 설립 이후 61년 만의 사건이다. 우정노조의 파업이 과로에 따른 집배원들의 죽음을 막기 위한 자구책이란 사실이 전해지면서, 인력을 증원해 집배원 노동조건을 개선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불평등사회경제 조사연구 포럼’과 전국우정노동조합이 8일 개최한 ‘노동자 안전과 지속가능한 우편사업을 위한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권상원 전국우정노동조합 상임부위원장은 ‘집배원 노동실태 및 개선방안’ 발제를 통해 “집배사업은 노동집약적 서비스 물량의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수익성이 낮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집배원들의 초과근로가 상시화되고, 다양한 비정규직을 활용하는 정책이 최근까지 계속돼 왔다”며 “그 결과 집배원들의 노동조건이 악화되고 사망사고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집배원들의 노동시간은 2745시간이다. 한국 임금노동자 평균 2052시간보다 693시간, OECD 회원국 평균 1763시간보다 982시간 길다. 하루 8시간 노동기준, OECD 회원국 노동자보다 집배원들은 123일 더 일한다는 조사결과다. 집배물량이 집중되는 설추석 연휴 노동시간은 주당 68~69.8시간에 이른다.


국회 불평등사회경제 조사연구 포럼과 전국우정노동조합은 8일 ‘노동자 안전과 지속가능한 우편사업을 위한 제도개선 공청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추진단 조사결과, 최근 2010년부터 올해까지 총 176명의 집배원이 사망했다. 올해만 집배원 8명이 근무 중 교통사고, 뇌심혈관계질환 등으로 사망했다. 전체 사망자의 사망원인을 보면 근무중 교통사고 21건, 자살 28건, 뇌심혈관계질환 29건, 암 45건 등이다. 사망집배원의 재해율은 3.9%로 유사업종인 소형화물·퀵서비스·택배업(0.66%), 화물자동차 운수업(0.20%)과는 비교자체가 안될 정도로 높다.


권 부위원장은 “자살은 1건만 발생하더라도 의미를 부여하는 사고로서, 28건의 자살이 발생해 관련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집배원 절대적 인력부족으로 초과근로 발생


집배원의 초과근로시간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절대적인 인력부족이 컸다. 또 공가·병가·휴가 등이 발생할 때 대체인력 부족으로 인한 초과근로도 문제다. 민원·잔무처리, 성과중심의 문화, 조직문화적 특성, 경제적 이유 등이 초과근로시간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권 부위원장에 따르면, 수도권 시내 통상구의 집배원은 평소 하루 평균 1252.3통의 배달물량을 소화해야한다. 지방권의 경우 하루 평균 543통으로 배달물량은 많지 않지만 차량이동 업무가 많다. 수도권은 하루 평균 1000통 미만, 지방은 500통 미만으로 배달물량을 축소하거나 부가업무를 줄여야한다는 게 권 부위원장의 주장이다. 특히 명절 등 배달물량이 집중될 때는 임시인력을 투여하는 등 대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전국 집배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행 노동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서는 대체 예비인력의 확보(82.6%), 상시 집배인력 증원(63.9%), 토요근무 폐지(57.7%) 등의 조치가 시급했다. 인력증원 필요성에 대해 90.9% ‘그렇다’고 답변했다.


2년 내 2000명의 정규직 집배원 증원 필요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정부와 거대 양당이 집배원 증액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고 비판했다.   ©중기이코노미
추진단이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내린 결론은 2년 내로 2000명의 집배원을 정규직으로 증원하는 방안이다. 주52시간 단축, 집배업무의 혁신, 재정상황을 고려한 결론이다. 또 2561명의 상시계약직 제도를 폐지하고, 민간위탁을 축소해 정규직 고용관행을 확립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아울러 토요근무 폐지와 집배부하량 산출시스템 개선, 수직적인 관료문화의 혁신, 우편 공공성 유지와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재정확보 방안 마련도 함께 제안했다. 


집배원 증원 예산은 지난해 이미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집배원 1000명 증원에 따른 인건비, 연금부담금 등에 379억5200만원을 증액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국회 예결위원회 ‘소소위’ 심의과정에서 해당예산안이 사라졌다. 예결위원회 소소위는 법적근거도 없이 관행에 따라 원내대표와 예결위 간사 등 극소수만 참여하는 회의기구다. 우정노조에 따르면, 소소위에서 여야 대표들은 부처간 조율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해당예산안을 전액 삭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정부와 거대 양당이 집배원 증액예산을 전액 삭감했다”고 비판하고 “우정사업본부는 예금과 보험 등 금융부문에서 한해 약 5000억원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우편사업에서는 약 1000억원 적자가 난다는 이유로 집배원 증원에 소극적인 태도로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며 집배원 증원 대책을 촉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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