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맥주 할인행사…이마트 어느나라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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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일본맥주 할인행사…이마트 어느나라 기업?” ‘국난극복이 취미가 된 우리국민’, 잘못된 역사 바로잡는 계기삼아야

기사입력2019-07-23 12:1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아사히 맥주 6캔 5000원’. 맥주소비가 많은 여름철 획기적인 할인행사다. 이마트 일부 매장이 일본산 맥주 할인행사를 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쌓여가는 재고를 털어내려는 꼼수라는 비난이 나온다. 재벌유통업체의 국민정서 역행 행위, 그동안 손해를 감수하며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을 허탈하게 했다.

일본 정부의 도발로 한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일본 수입맥주 매출이 30%이상 떨어졌다. 사진은 지난 9일 오후 서울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일본 수입맥주의 모습<사진=뉴시스>

한국마트협회는 22일 성명을 내고 “골목상권의 중소마트 등 소매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은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재고손실을 감수하고 맥주·담배·과자·식자재를 전량 매대에서 철수했다”며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지는 못할망정 일본맥주를 할인행사까지 하는 이마트는 어느 나라 기업인가”라고 물었다.

한눈에 봐도 일본색이 뚜렷한 일본맥주는 전범기업의 자본으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일본제품 불매운동 품목이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이마트의 일본맥주 매출은 전월 같은 기간에 비해 34.5% 하락했다. 일본여행도 예년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우리국민의 불매운동에 대해 가벼운 언사를 했던 유니클로는 매출하락이 가시화되자, 본사가 나서 한번더 사과까지 했다.

불매운동이 한창인 걸 뻔히 알면서도, 싸게 팔면 사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면 우리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본 일인가.

22일 사당역 파스텔시티에 입점한 유니클로, 유동인구가 많은 대표적인 상권이지만 불매운동 탓인지 매장 안 모습은 한산하다. ©중기이코노미

일본이 한국을 침략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우리문화를 파괴한 일이었다. 우리의 말과 글을 빼앗고, 그들의 문화를 심어 우리 스스로를 열등한 민족으로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1919년 3·1 독립선언을 통해 우리 스스로 빼앗긴 나라와 문화를 되찾겠다며 임시정부를 수립한지 꼭 100년이다. 우리경제는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 빠른 성장을 이뤘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가전, 전자, 반도체, 조선 등 많은 산업 분야에서 일본의 절대우위를 하나씩 극복하며 추월해 왔다”며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우리문화 또한 이제 세계시장에서 우수한 문화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의 전통문화 뿐 아니라 착한 사상을 가진 한류문화가 세계의 문화 위에 서고 있다. 글로벌 아티스트로 성장한 BTS의 한 멤버가 2017년 광복절 티셔츠를 입은 것을 빌미로 일본방송은 지난해 BTS 방송출연을 취소했다. 이를 계기로 BTS의 공식 팬클럽 ‘아미’는 SNS를 통해 광복절 티셔츠에 담긴 한일간 복잡미묘한 역사적 관계를 전세계에 알리는 역할도 했다.

대한민국을 자신보다 열등한 위치로 두겠다는 일본의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경제가 동북아를 중심으로 재편되려는 시점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는 지금, 고립될 처지에 처한 일본의 저항은 더욱 더 거세질 것이다.

22일 사당역 파스텔시티에 입점한 ABC마트매장, 유동인구가 많은 대표적인 상권이지만 불매운동 탓인지 매장 안 모습은 한산하다. ©중기이코노미

우리의 불매운동은 단순히 일본제품 몇개 사지 않음으로 일본경제를 약올리자는 취지가 아니다. 우리는 이성적이고 현명하게 대응해야한다. 일본상품과 대체상품을 소개하는 ‘노노일본’ 사이트에 올려진 100여개의 제품들만 살펴봐도 대체하지 못할 우리 제품은 한개도 없다. 영리한 소비자들은 더 디테일하게, 겉으로는 한국제품이지만 일본 식재료·원자재가 포함된 제품들을 찾아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단가와 마진이 낮은 유니클로의 여름제품뿐 아니라, 단가 높고 마진도 높은 겨울제품 불매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불붙기 시작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쉽사리 잦아들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노노일본 사이트 운영자인 김병규 씨는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계기는 감정적으로 시작됐지만, 행동은 이성적으로 해야한다”며 “불매운동으로 피해를 받는 이들이 최소화 되도록 집단지성을 이용해 더 이성적이고 효율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사인 고재열 기자의 얘기처럼 ‘국난극복이 취미가 된 우리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역사적 변환점으로 삼고 있다. 이번 기회가 우리 삶속에서 아직 털어내지 못한 일본 잔재를 이제는 걷어내고, 잘못 알려진 우리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삼아야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