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변동에 따라 내놓을 부동산 정책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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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집값’ 변동에 따라 내놓을 부동산 정책카드는 민간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허용연한 연장, 토지분 종부세 등 강화

기사입력2019-07-27 12:00

함영진 객원 기자 (yjham@zigbang.com) ㅣ다른기사보기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

지난해 9·13대책 이후 조정되던 서울 집값이 올해 5월 바닥을 다지는가 싶더니, 6월에는 강남권 재건축과 한강변 아파트를 중심으로 반등 움직임이 나타났다. 정부는 집값 불안이 재현될 경우, 민간부문 분양가 상한제 도입 등 하반기에 추가적인 부동산 규제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향후 정부가 고려할 수 있는 굵직한 부동산 정책카드는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 카드는 민간부문의 분양가 상한제 재도입이다. 실제 서울은 아파트 분양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데, 3.3㎡당 분양가는 2018년 2959만원으로 2016년 2125만원 대비 39% 급등했다.

이에따라 지난 7월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검토를 밝히기도 했다.

©중기이코노미

20세대 이상의 아파트를 분양할 때, 분양가를 택지비와 건축비로 제한하는 것이 분양가 상한제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9월1일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부문에 적용할 당시 청약가점제 규제와 겹치다 보니 건설사들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분양 밀어내기를 하면서 단기적으로는 공급이 증가하는 듯 했으나, 결국 분양가 통제는 장기적으로 주택시장 공급과 수급을 교란하는 부작용이 있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밀어내기 공급을 했던 물량이 대거 미분양으로 적체되면서, 2009년 미분양이 16만호를 기록하고 2014년까지 수도권 주택시장이 침체되는 단초가 됐다.

결국 인위적 가격통제는 단기적으로 공급시장을 교란하며, 장기적으로 기업이익을 줄이면서 주택공급이 줄어드는 문제가 생긴다. 특히 인근지역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는 ‘로또청약’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검토할만한 두 번째 카드는 재건축 허용연한 강화다. 요사이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가격이 재상승하며 재건축 추가 규제카드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데, 특히 강남권은 가격불안이 한강변으로 전이되고 수도권 외곽으로 퍼진다는 점에서 집값 불안 진원지로, 재건축 허용연한 강화를 검토할 수 있다. 재건축 가능시점을 준공 후 30년에서 최대 40년으로 늘리는 것이다.

향후 정부가 고려할 수 있는 굵직한 부동산 정책카드는 다양하다. 3분기 주택시장 흐름과 연동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카드 수위도 결정될 것으로 판단된다. 사진은 서울 강남의 주택가. ©중기이코노미

서울시는 2003년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를 제정해 재건축 허용연한을 1981년 이전에 준공된 아파트는 20년, 1982년~1991년 준공된 아파트는 22~40년, 1992년 이후 준공된 아파트는 40년으로 적용해왔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인 2014년 9·1대책을 통해 재건축 가능연한을 30년으로 단축하는 재건축 활성화대책을 발표했고, 2015년 관련 조례를 개정해 재건축 허용연한 기준을 사실상 30년으로 완화한 바 있다.

안전진단 강화에 이어 재건축 허용연한을 강화함으로써 단기적으로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축소되고 오르던 집값도 진정시킬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집값 안정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본다. 현재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3%대인데다, 1137조원에 달하는 시중 부동자금 등 저금리 유동성이 상시적으로 부동산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또 택지구득난이 심한 서울은 새 아파트 희소성과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높기 때문이다.

재건축지위양도규제, 전매규제 등으로 유통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적인 수급불균형이 오히려 대기수요가 많은 지역의 새 아파트나 재건축 단지 선호를 높일 수 있다. 서울은 주택 노후화에 따른 정비사업 등 도시재생 방안과 장기 공급플랜을 마련해야한다.

올해 기준, 서울 25개 구 가운데 9곳의 30년 이상 노후아파트 비중이 23~43%를 차지한다. 용산구(23.4%), 도봉구(22.7%), 노원구(32.7%), 양천구(43.5%), 영등포구(29.2%), 서초구(33.2%), 강남구(38.7%), 송파구(31.4%), 강동구(33.3%) 등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외에도 정부가 고민할 정책카드는 다양하다. 2009년 이후 매년 1~3%씩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토지시장은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3기 수도권 신도시 토지보상금 유입, 약 24조원에 달하는 SOC 예타 면제 등으로 불안요인이 크다. 따라서 2018년 주택부분의 종부세율을 인상했던 것처럼 토지분 종부세 세율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강남권 등 집값이 불안한 특정지역에 대한 주택거래신고지역 부활이나, 주택구입자와 다주택자에 대한 주기적 세무조사, 규제지역의 양도세 다주택자 단일세율 중과(50~60% 등) 및 1세대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준 강화(2년 보유 2년 거주 → 3년 보유 3년 거주) 등 세금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섣불리 부동산 규제 카드를 꺼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 4월 총선이 있고 수출실적 감소 등 경기둔화 가능성이 있어, 향후 강력한 부동산 추가 정책카드를 쓰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결국 지난해 6~9월 서울 집값 불안요인 같은 움직임이 재현되지 않는다면, 강력한 규제카드를 꺼내지는 않을 것이다. 3분기 주택시장 흐름과 연동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카드 수위도 결정될 것으로 판단된다. 3분기 수도권 주택시장의 흐름이 정부정책 운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