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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의 자극적인 맛…美, ‘매력·능력’ 의미로 확대

Food and eating culture Metaphor⑧ half-baked, cut, slice, boil, stew, fry 

기사입력2019-08-26 12:11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번 글에서는 음식을 요리하는 다양한 동사의 뜻이 은유 확장된 표현을 분석한다. 먼저 한국인들의 주식인 밥에 관해 생각해 보자. 한국사람들은 “밥을 만들다” 혹은 “밥을 요리하다”라고 표현하지 않고, 왜 “밥을 짓다”라고 할까? 밥을 완성해 가는 과정을 살펴보면, 왜 ‘짓다’라는 동사표현을 쓰는지 이해할 수 있다. 

요즘은 전기밥솥에 씻은 쌀을 넣고 적당한 양의 물만 넣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밥이다. 하지만 전기밥솥을 이용하지 않고 밥을 짓던 시절에는, 밥을 잘 짓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물의 양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다가, 뜸을 잘 들여야 타지 않고 수분이 적절한 맛있는 밥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동사 ‘짓다’의 의미가 은유 확대된 예로 “글을 짓다”라는 표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의 제목을 정하고 주요 내용을 정리한 후 글을 다듬어 쓰는 과정이, 마치 온도를 맞춰 밥을 짓는 과정과 흡사하기 때문에 생긴 은유표현이다. 한국어에서 흥미로운 점은 밥 짓기가 쉬운 일이 아니기에, 본래 밥을 잘못했을 때 쓰는 표현을 은유 확대해 많이 사용한다는 사실이다. 밥 짓기를 망쳤을 때 쓰는 “죽을 쒔다” 혹은 “죽도 밥도 안됐다”라는 은유표현이 대표적인 사례다. 어떤 일을 그르치거나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널리 사용되는 표현이다. 

미국사람들은 빵을 주식으로 하며 “빵을 굽다”를 뜻하는 영어 동사표현으로 ‘bake’를 사용한다. 빵을 구울 때에도 오븐(oven)에서 적당한 온도로 잘 구어야 타지 않고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다. 미국사람들이 그것이 은유표현인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일상에서 굳어져 많이 사용하는 ‘half-baked’란 표현이 있다. ‘충분한 시간을 굽지 않고 덜 익은’의 의미가 은유 확대돼, 아직 구체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생각이나 계획을 수식하기 위해 널리 쓰인다. 예를 들어 어떤 직원이 제안한 프로젝트가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구상에 그친 것이라면, 상사가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Your idea is only half-baked from the beginning, so I can't say anything decisive about it. 

요리할 때 식재료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행위가 재료를 자르는 일이다. 미국영어에서는 동사 ‘cut’을 은유 확대해 부정적인 맥락에서 많이 사용한다. “can't cut it” 혹은 “don't/doesn't cut it”이라고 표현해, ‘to not successfully complete or accomplish a desired or expected result(기대 수준에 못 미치다)’의 뜻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위해 매일 점심으로 샐러드만 먹는 동료에게, 그것만으로는 살을 뺄 수 없다며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Eating salads only for every lunch won't cut it. You have to exercise regularly.

Susan is the perfect person for this role. She definitely cuts the mustard. 여기서 ‘cut the mustard’는 ‘어떤 일을 하는 데 최적임자’라는 뜻이다. 본래 겨자(mustard)는 맵고 자극적인 양념을 만드는 식물이고, 미국영어에서는 맵고 자극적인 맛이 ‘매력적이고 능력 있는’의 뜻으로 은유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동사 ‘cut’가 이런 뜻으로 은유 확장된 이유는, 요리할 때 식재료를 멋지게 자르면 음식이 더 맛있게 보이듯 ‘cut ~’의 뜻이 ‘어떤 능력이나 재능을 보이다’는 의미로 확대됐기 때문인 것 같다. 미국영어에서 널리 쓰는 숙어표현으로 ‘cut the mustard’가 있는데, ‘어떤 일을 하는 데 최적임자’라는 뜻이다. 본래 겨자(mustard)는 맵고 자극적인 양념을 만드는 식물이고, 미국영어에서는 맵고 자극적인 맛이 ‘매력적이고 능력 있는’의 뜻으로 은유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로 능력이 뛰어난 매력적인 사람을 ‘cut the mustard’라고 표현하게 된 듯하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어떤 일이나 역할을 맡기면서 최적임자라는 말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Susan is the perfect person for this role. She definitely cuts the mustard.

식재료를 자를 때 쓰는 동사로 ‘slice’도 자주 쓴다. 이 동사의 뜻이 은유 확대돼 ‘any way you slice it’ 혹은 ‘no matter how you slice it’이란 표현도 많이 사용한다. 식재료를 어떤 식으로 자르든지, 모양이 달라져도 그 근본적인 맛은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같은 의미가 더 확대돼 ‘어떤 식으로 달리 상황을 생각해 보아도’라는 뜻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심각한 잘못을 한 상대방에게, 어떤 식으로 생각해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No matter how you slice it, what you did is unacceptable.

지난 글에서 국과 찌개 이야기를 했다. 국물요리를 할 때 쓰는 동사가 ‘끓이다(boil)’이다. 이 동사의 뜻이 은유 확대된 용법으로 반드시 알아야 할 표현으로 ‘boil down to ~’가 있다. ‘reduce to the most fundamental or essential elements(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요소로 귀결되다)’라는 의미다. 국이나 찌개를 계속 끓이면, 국물은 다 없어지고 마지막에 남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건더기라는 상황을 은유해 생긴 표현이다. 미국사람들이 어떤 쟁점이나 문제점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며 토론할 때,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을 강조하기 위해 이 표현을 널리 쓴다. 예를 들면 새 프로젝트에 관해 의논하던 중,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지엽적인 것들만 다루면서 겉돌고 있어, 과연 이 프로젝트가 성과가 있을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하고자 할 때, 이 표현을 써 그 취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I think that it all boils down to the question of whether we can make profit out of this new project. 

국과는 달리 찌개를 끓일 때에는 물을 적게 하고 식재료의 맛이 흥건히 배어 나오도록 잘 끓여야(stew)한다. 미국영어에서는 동사 ‘stew’의 의미를 은유 확대해, ‘leave ~ in a state of agitation, uneasiness, or worry(~를 안심하지 못하고 걱정하는 상태로 마음 고생하도록 내버려두다)’라는 의미로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면 선생님이 교실에서 심한 장난을 친 학생들을 꾸짖고 난 후, 그들에게 벌주기에 앞서 조용히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했다는 말을 다음과 같이 할 수 있다.

I let the students stew in the classroom before I announced my disciplinary decision.

끝으로 음식을 할 때 전형적으로 잘 쓰는 중요 동사표현을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보자. 한국어에서는 식재료를 프라이팬(frying pan) 위에서 어느 정도의 온도로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부치다(지지다), 볶다, 튀기다’ 등 독립된 동사로 표현한다. 반면 영어에서는 복합 동사표현으로 ‘pan fry, stir fry, deep fry’를 사용한다. 그리고 뜨거운 수증기로 음식을 ‘삶다’는 표현은 ‘steam fry’라고 한다. “엄마가 잔소리가 심해요. 저를 달달 볶아요”라는 표현에서 보듯이, 한국어에서는 ‘볶다’라는 동사가 주로 ‘남을 괴롭히다’라는 뜻으로 은유 확대돼 많이 사용된다. 반면 영어에서는 ‘fry’동사를 은유 확대해 잘 쓴다. 일상 영어에서 과거분사형 ‘fried’를 ‘매우 피곤하다’라는 뜻으로 널리 쓰인다. 예를 들어 친구가 한잔하자고 제안했을 때, 하루종일 힘든 일로 피곤해서 도저히 외출할 수 없을 때, 이 은유 표현을 써 다음과 같이 효과적으로 그 뜻을 전달할 수 있다. 

I had a long day today. I'm completely fried. I can't go out. (중기이코노미 객원=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창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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