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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패가 아닌 검사임을 윤석열 스스로 증명해야

특정인 인권을 짓밟고자 검찰권을 남용한 검사들을 단죄해야한다 

기사입력2019-09-18 18:43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검찰이 정치를 한다는 설이 돌았다. 인사청문회에 앞서 조국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 수사를 명분으로, 검찰은 전격적으로 20여곳 이상을 압수수색했다. 인사청문회 종료 직후, 조 후보자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로 기소했다. 인사청문회법 절차에 따라 장관 임명권을 행사하려는 대통령을 상대로, 검찰이 ‘조국은 불가’라며 항명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검찰이 ‘검찰공화국’을 꿈꾼다는 얘기도 있었다. 국회 ‘패스트트랙 폭력’ 사건 수사권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이유도 검찰공화국 시나리오 일환이란 설명이 덧붙여졌다. ‘패스트트랙 폭력’ 사건은 여야를 막론하고 약 100명의 금배지를 뗐다 붙였다할 수 있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이다. 자유한국당에겐 분명 아킬레스건이지만,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집권여당도 상당한 대미지를 받을 수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검찰의 정치개입 나아가 검찰공화국까지, 호사가들의 말장난이어야 할 얘기가 확대 재생산되는 배경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있다. 서슬 시퍼렇던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들이댔던 윤석열 검사가 검찰권력의 정점에 있어서다. 게다가 대한민국을 능멸했던 전직 대통령 둘을 감옥으로 보내, 국민의 지지와 성원까지 등에 업은 검찰수장이다. 이례적이고 과한 듯 보이는 조국 법무부장관 주변에 대한 수사가, ‘법과 원칙’에 따른 것이란 검찰의 주장을 단번에 반박하기 어려운 사정도 이 때문이다.

‘검찰주의자’란 세간의 지적에 윤석열 검찰총장, 자신은 ‘헌법주의자’라고 항변했다. 검찰조직의 이해와는 무관하게, 대한민국 헌법이 명한 ‘법치주의’를 이행하겠다는 다짐이라고 이해한다. 일선 검사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서만 권한을 행사하도록 통제할 책무를 가진 검찰총장이기에 당연한 말이다. 그럼에도 검찰이 정경심 교수 수사·기소 과정에서 법치주의에 반하는 행태를 반복해, 이를 바로잡아야 할 윤석열 검찰총장의 책무를 환기시킨다. 

“(피고인은) 성명불상자 등과 공모해 2012년 9월7일경 동양대에서 총장 표창장 양식과 유사하게 딸 조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봉사기간 등을 기재하고 임의로 표창장 문안을 만들어 총장 이름 옆에 총장 직인을 임의로 날인했다.” 검찰이 정경심 교수를 기소하면서 공소장에서 밝힌 범죄사실의 전부다. 

기소 당시 피의자인 정경심 교수에 대한 단 한차례의 조사도 없었지만, 검찰은 충분한 수사를 했다고 자신감까지 내비쳤다. 범행시점도 ‘2012년 9월7일경’으로 명시했고, 표창장을 위조하는 과정과 방법도 적시했다. ‘공모자’를 특정하진 못했지만, 윤석열의 검찰이기에 색안경까지는 끼지 않았다. 그런데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공소사실 전체가 사실상 소설이었음을 검찰 스스로 ‘자백’했다. 

17일 늦은 밤, KBS뉴스는 단독이란 타이틀을 달고, 정경심 교수의 공소사실을 검찰의 입을 빌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 교수는 자신의 아들이 동양대에서 실제 받은 표창장에서 총장직인 부분을 오려내, 총장 이름과 직인이 담긴 그림파일을 얹는 방법으로 표창장을 위조했다. 그래픽 작업을 통해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것인데,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한 위조방법과는 완전히 다르다. 공소장에는 ‘총장직인을 날인’했다고 해, 인주를 묻혀서 직접 도장을 찍었다고 했다. KBS 보도가 사실이라면, 검찰은 범죄사실을 전혀 조사하지 않았고, 예단과 추측만으로 정 교수를 기소한 셈이다. 

표창장 위조시점도 KBS 보도와 공소장은 각각 달랐다. 공소장에는 정경심 교수가 ‘2012년 9월7일경’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KBS는 2013년 정 교수의 딸 조 씨가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준비할 당시라고 보도했다. KBS 보도가 맞다면, 검찰은 범행시점도 알지 못한 채, 역시 예단과 추측을 근거로 정 교수를 위조사문서 행사 범인으로 만들었다.  

검찰은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로 정경심 교수를 기소했다. 공모자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공소장에는 그가 누군지 특정하지 못했다. 또 정 교수가 사문서를 위조했다고 기소했지만, 어느 시점에 사문서 위조라는 범죄행위가 발생했는지 몰랐다. 게다가 그래픽 작업을 통해 사문서를 위조했다고 기소했지만, 그런 사실 자체가 없다. 결국 정 교수를 위조사문서 행사 범인으로 만들기 위해, 사실을 조작해서라도 재판정에 세우겠다는 오기였다고 밖에는 달리 설명이 안된다. 그에 앞서 정 교수를 파렴치한으로 몰아, 국민여론의 심판대에 올리겠다는 불순한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밖에 없다.  

2019년 9월7일이 공소시효 만료일이어서 9월6일 밤 기소가 불가피했다는 검찰의 해명도 거짓이었다. KBS 보도에 따르면 공소장보다 범행시점이 늦춰져 공소시효도 그만큼 늘어난다. 설사 공소장을 토대로 7년의 공소시효를 적용해도 2021년 6월까지 공소시효가 남아있다. 표창장을 위조하고 이를 사용해야만 위조사문서 행사 범죄가 성립되는데, 정경심 교수의 딸이 표창장을 부산의전원에 제출한 시점은 2014년 6월이기 때문이다. 조국 후보자를 낙마시키기 위해, 인사청문회 종료 직후 검찰이 무리하게 정 교수를 기소했다는 주장은 그래서 나온다. 

“검사가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냐”, 윤석열 검찰총장의 ‘어록’에 있는 말이다. ‘박근혜·최순실’ 특검 당시 자신을 ‘왕따’시킨 前정권을 수사함에도, 사감없이 ‘법과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발언이다. 이제 국민들 앞에 검찰권력이 ‘깡패가 아니고 검사’임을 윤석열 검찰총장 스스로 증명해야한다. 검찰공화국, 조국 후보자 낙마를 위해,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 등 온갖 설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당사자가 윤석열 검찰총장이다. 또 검찰주의자란 좀스런 딱지를 떼어내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헌법주의자임을 확인시켜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지금 윤석열 검찰총장이 해야 할 첫 번째 조치는, 특정인의 인권을 짓밟기 위해 검찰권을 남용한 검사들에 대한 엄중한 단죄다. 이들 검사들을 벌하지 않는다면, 특정한 목적을 이유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해도 무방하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밖에 없다. 법무·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지지와 기대가 더 없이 높은 지금, 윤석열 검찰총장이 결단해야한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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