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기관, 사회공헌 임팩트투자 필요하다

프린트

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상호금융기관, 사회공헌 임팩트투자 필요하다 단순 기부형식 지양하고, 지역사회발전 등 사회적 책임 부담해야

기사입력2019-11-12 08:26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상호금융기관이 설립취지에 맞도록 금융소외계층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단순 기부형식으로 추진됐던 상호금융기관의 사회공헌 활동방식을 개선해, 적극적인 임팩트투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팩트투자는 수익을 만들면서도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투자방식을 말한다.

새마을금고·농협·신협 등 상호금융기관은 조합원과 거래자 대부분이 중산층과 서민 등 지역주민이라는 특징이 있고 지역사회와 밀착성도 강해, 상호금융기관은 수익창출이라는 금융업 본연의 목적도 추구하지만, 동시에 지역사회발전이라는 사회적 책임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회 서민금융활성화 및 소상공인지원포럼이 11일 개최한 ‘지역금융기관의 사회적 공헌과 가치실현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이건범 한신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 지역금융기관은 외환위기와 글로벌금융위기를 겪으며 전국형 금융을 지향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일반금융기관들과 다른 점을 찾기 힘들어졌으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도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새마을금고의 현재 사회공헌 활동 한계를 설명하고, 임팩트금융으로써 새마을금고가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등 시설형 사회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새마을금고법 제1조는 국민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바탕으로 상부상조 정신에 입각해 자금의 조성과 이용, 회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 지역사회 개발을 통한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새마을금고 설립목적을 명시했다. 이를 반영해 새마을금고는 지역사회개발사업, 평생교육사업, 복지지원사업, 문화예술체육사업, 장학사업, 전통시장 살리기 운동 등 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 교수는 “지역금융이 조합원이나 지역주민의 재무적 이익증진을 추구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편익 제고를 위해 활동한다는 점에서 상호금융기관은 그 자체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역개발사업 등 일부를 제외하고 상호금융기관의 사회공헌활동 대부분은 단순 기부활동을 벗어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단순 기부활동은 장기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근본적인 한계도 있다. 또 기부결과 발생한 사회적 편익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향후 의사결정에 활용하려는 유인 부재도 문제점이다.

따라서 상호금융기관의 사회공헌활동 장기 지속가능성 제고와 사회적 가치 추구행위의 책임성을 확보할 개성방안이 필요하다. 개별 금고나 조합 단위의 사회공헌활동 효과가 크지 않다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중앙회의 조정과 주도 아래 개별 금고나 조합이 참여하는 상호금융기관 전체 차원의 사회공헌활동이 돼야한다는 것이다.

재원조달 필요한 시설형 사회서비스 시장 주목해야

이 교수는 사회적기업을 활용해 시설형 사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복지 차원에서 정부가 제공하는 사회서비스 품질이 낮은 현실도 고려했다. 민간 어린이집·민간 노인요양시설·민간건설 공공임대주택 등 사회서비스 제공과정에서 빈발하는 어린이 학대, 부실급식, 회계부정, 환자 학대, 국가지원금 횡령, 주택 부실관리 등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적지 않다.

사회적기업은 이윤 극대화가 아닌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가치 간 균형을 추구하는 생산조직이다. 사회적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는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서비스 제공이나 고용기회 등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 개발·환경·인권 등 다양한 영역을 포함한다. 사회적기업은 원리상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민간서비스 공급자와 달리 서비스 품질을 희생하면서까지 비용을 줄이려는 유인이 크지 않다.

그러나 사회적기업의 시설형 사회서비스 시장 진입에는 시설구축에 필요한 재원조달이 결정적 장애물이다. 민간이 제공하는 사회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는 서비스 공급자에게 엄격한 물적·인적 요건 충족을 요구한다. 사회적기업이 이같은 조건을 충족시킬 만큼의 자금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다.

국회 서민금융활성화 및 소상공인지원포럼은 11일 ‘지역금융기관의 사회적 공헌과 가치실현 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사회적기업은 자금조달시 상당부분을 임팩트 금융시장에 의존한다. 임팩트 금융시장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이나 소셜벤처 또는 사회적 프로젝트 등 임팩트 자금 수요자와 임팩트 자금 공급자를 연결해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주선하는 메커니즘을 말한다.

이 교수는 새마을금고의 시설형 서회서비스 시장 진출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 안은 새마을 금고가 시설형 사회서비스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안이다. 중앙회 산하에 시설형 사회서비스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기업을 자회사로 설립해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다. 이 경우 새마을금고의 미션에 부합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이 용이하고 신속하게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대규모 자금조달 부담으로 사업 규모 확대에 한계가 있으며, 시설형 사회서비스 공급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자회사 관리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단점이 있다.

다른 방안은 새마을금고가 주도해 임팩트투자 펀드를 결성하고, 시설형 사회서비스 공급을 희망하는 사회적기업에 투자하는 안이다. 이 경우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하고 새마을금고 미션에 부합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외부투자자 모집과정에 다소 긴 시간이 소요되고, 투자대상 사회적기업을 물색하고 관리하는 데 부담이 따른다.

이건범 교수는 “각 안의 단점을 극복한다면, 새마을금고가 시설형 사회서비스의 직접 공급자 또는 자금 공급자로 상당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