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진출…현지 기업과 협업방식이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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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시아·오세아니아 파키스탄 진출…현지 기업과 협업방식이 안전 불안한 치안, 낙후된 행정 프로세스 유의해야 ④파키스탄

기사입력2020-04-21 09:09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파키스탄은 풍부한 인구와 자원을 보유한 거대 잠재시장이지만, 인프라 미비와 치안 불안 등이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만성적인 무역적자와 대외부채 누적으로 시장도 불안하다. 그러나 코트라가 최근 발표한 ‘2020파키스탄 진출전략’ 보고서의 전망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올해 한국제품 시장점유율이 확대될 수 있는 유력한 시장이다. 올해부터 시행하는 IMF 구제금융 개혁과 파키스탄 정부의 경제혁신 정책, 그간 소원했던 한국과의 경제협력 관계가 개선된다는 이유에서다. 파키스탄 정부가 선정한 국가 전략산업군을 중심으로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향후 확장될 시장을 선점해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2억인구, 천연가스·석탄·구리 등 천연자원도 풍부

파키스탄은 중동-중앙아시아-동남아 주요 시장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이면서, 인구 2억명이 넘는 세계 6위 인구대국으로 거대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18~29세 청년층 인구 비중이 30%를 상회해 노동력도 충분하다. 한반도의 3배가 넘는 국토면적에 천연가스·석탄·구리 등 천연자원도 풍부해 잠재력이 큰 유망시장이다.

상시적인 정치불안과 종교갈등과 함께 탈레반 등 무장세력의 테러 등으로 외국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한다는 점은 성장의 걸림돌이다. 그러나 최근 파키스판 정부의 노력으로 테러 발생 빈도가 줄어드는 등 정세가 안정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열악한 현지 전력사정, 테러 발생 등 불안한 치안여건으로 우리 기업들의 파키스탄 진출은 부진하다. 파키스탄 현지에서 활동 중인 투자진출 기업은 총 23개다. 발전 프로젝트 건설업체를 제외하면 제조업 부문에서는 롯데케미칼, 롯데콜손, 대우고속버스 등 소수의 업체가 영업 중이다.

IMF 구제금융프로그램 이행 중…중장기 투자처로 주목해야

IMF는 지난해 7월 파키스탄에 60억달러의 구제금융 지원을 결정했다. 이에따라 올해 파키스탄은 IMF 구제금융 프로그램 이행을 위한 긴축정책이 불가피하며, 경제위축으로 최악의 경제지표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부가 경제회복을 위해 산업과 경제 부가가치 극대화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처로의 매력은 크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해 `SME Policy 2019(중소기업 정책 2019)`를 마련하고 신용원활화, 기술향상, 시장접근 강화라는 정책목표를 내세웠다. 이와함께 수출증진과 외국인투자 유치 확대를 위해 ▲관세구조 합리화 ▲수출입 활동과 연계된 투자유치 강화 ▲비공식 경제의 공식화 ▲비즈니스 환경개선 등에 총력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매달 2~3개의 규제를 완화하고, 무역 원활화 조치도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산업, 국가 전략산업으로 정해 개발정책 발표

특히 파키스탄 정부는 자동차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정하고 ‘2016 자동차산업 개발정책’을 발표했다. 국내외 기업의 신규 투자에 대한 무관세 설비수입, 부품 수입관세 인하, 로컬부품-수입산 간의 관세차별 완화, 소비자 보호정책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를 계기로 한국·중국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현지 조립생산 공장에 대한 투자가 확대됐다. 이에따라 도요타 등 일본 브랜드가 장악했던 자동차시장 독점구조가 완화될 조짐을 보인다. 이로 인해 자동차산업 시장경쟁이 심화되고 신모델 개발, 부품 국산화, 제조역량 제고 등을 위한 해외 자동차 부품기업과의 협업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건설산업 분야에도 프로젝트 수주, 인프라 및 환경 산업 분야에서 민관협력 프로젝트의 기회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현지 기업 또는 정부와 동반성장하는 파트너십 진출전략 세워야

‘2020파키스탄 진출전략’에 따르면 파키스탄 진출 확대를 위해서는 현지 기업 또는 정부와 동반성장하는 파트너십 구축이 유리하다. 단순 수출을 넘어 경제와 산업 생산성을 높이려는 파키스탄 정부 정책과 연계하는 방안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를 위해 ▲ICT·농업화학·섬유기계·자동차 부품 등 파키스탄 정부의 전략 유망품목을 발굴하고 ▲중국 제품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으로 전환하고 ▲자동차산업 재편기회를 활용해 자동차부품 진출 기회를 다변화하고 ▲기아현대자동차 등 대기업과 부품기업이 동반진출하고 ▲현지의 사회적 문제를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종교·문화 차이에 따른 신변위험, 사업리스크 유의해야

그러나 산업기반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만큼 진출시 유의할 점도 많다. 파키스탄은 재정 및 무역 적자 누적으로 외환보유고가 고갈됨에 따라, 현지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수입시장이 경색돼 있다. 또 IMF 구조개혁 이행을 위한 정부지출 축소로 각종 프로젝트의 자금집행이 지연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 수출보다는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 형태의 진출모델이 안전하다.

현지의 비효율적인 행정 프로세스도 고려해야한다. 법인세 환급 등 행정절차 지연으로 진출기업의 경영계획이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고려와 함께 진출계획을 세워야한다. 이를 위해 공관(무역관)과 공조를 통한 진출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

이와함께 정치·종교·분리주의·반중 감정 등으로 테러, 권총 강도, 살인 사건 등이 빈번히 발생해, 신변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위생건강을 포함한 신변안전 문제 등은 공관과 무역관의 안내를 숙지하고. 이를 철저히 지켜야 위험한 상황을 피할 수 있다.

비즈니스 관행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종교·역사·관행 등을 이해하고 신중히 대응하지 않을 경우 테러의 대상이 되거나 무역사기를 당할 우려도 있다. 인구가 97%가 무슬림인 시장환경을 고려해 종교에 관한 논쟁과 농담은 삼가야한다. 여성에게 악수를 청하거나, 인도를 찬미하는 발언 등도 주의해야한다. 현지 기업과 거래시 대폭적인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계약체결 후에도 결제대금 인하를 요구하는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파트너와 장기적인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