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시장에서 전셋값 추이 눈여겨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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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올해 부동산시장에서 전셋값 추이 눈여겨 봐야 내년 입주물량 감소, 전세급등 예상…서울 중고가 아파트로 내집 마련

기사입력2020-06-02 13:33

이지윤 객원 기자 (naya2797@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부의공식’ 저자, 이지윤의 금융 및 부동산 대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0.5%로 내렸다. 현실적으로 낮출 수 있는 최저치까지 끌어내렸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민간에 재난지원금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에 100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경기부양책으로 부족하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그만큼 하반기 경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글로벌 경기로 인해 수출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팽팽했던 기준금리가 인하됐고, 이에 앞서 현 정부 들어 21번째 부동산 대책도 발표됐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5·6 대책의 골자는 향후 3년간 수도권 입주물량을 연 22.4만호, 서울은 연 7.2만호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익성이 없는 재개발 사업에 공공성을 강화해 분양가상한제를 제외하고, 기부채납 비율을 완화하고, 용적률 특혜를 제공하고, 조합원 지원확대 등 혜택을 주겠다고 했다.

이어 발표된 5·11 부동산 정책에서는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과 지방광역시, 도시지역을 포함해 민간택지에서 건설해 공급되는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등기 시까지 강화했다. 5·11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강화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법인의 거래를 더욱 철저히 관리·감독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부동산법인을 통해 분양권을 매도하거나 주택을 매수, 매도 또는 증여하면서 세금을 탈루하는 행위가 국세청 조사에서 적발됐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들이 가짜 법인을 통해 아파트 소유권을 이전하고 보유세를 줄이는 사례들이 적발됐고, 자녀 명의의 법인으로 돈을 보내고 법인 명의로 고가아파트를 매입하는 편법 증여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던 것이다.

올해 전세시장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는 입주물량으로 큰 폭의 반등이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전세를 사는 임차인이라면 내년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 특히 수요가 많은 지역임에도 그동안 공급으로 전세가격이 상승하지 못한 곳은 큰 폭으로 상승할 여지가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최근 청약시장은 현재 경기와는 전혀 무관해 보인다. 서울 흑석동 ‘흑석리버파크자이’ 326가구 모집에 3만1277명이 청약했고, 성동구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잔여물량 무순위 청약에는(일명 줍줍) 3가구 모집에 무려 26만4625명이 신청했다. 이들 청약자 대부분은 떨어지고 낙첨자는 현장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주변 기존 매매시장의 주택수요로 돌변할 수 있다. 시중에 1124조원에 이르는 유동자금은, 입지가 좋은 아파트 한 채에 거의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본다.

서울의 자가 보유율은 43.3%인데, 전국 기준인 57.7% 보다 현저히 낮다. 서울시민의 절반이 훨씬 넘는 주택수요가 임대로 거주하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만 생기면, 주택수요로 돌변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의 분양시장을 보면 주택수요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든 규제를 다 내놓았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값은 호당 평균 3억원, 강남권은 7억원이 상승했고 전국의 땅값은 약 2000조원 상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기 여파로 인해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 3월30일부터 9주 연속 하락했지만, 지난 4월27일 0.07% 하락한 이후 차츰 낙폭을 좁혀가는 중이다. 6월1일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과 기준일 전에 매도하려는 급매물들이 4월부터 시장에 쏟아졌고, 이들이 대부분 소진되면서 하락세가 줄어든 것이다. 잠실주공 5단지의 경우, 지난 4월 공급면적 112.39㎡ 형이 18억원 선에 나왔는데, 이 물건들이 모두 소진되고 현재는 19억원 선에 매물이 나와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라는 예견하지 못했던 이슈와 사상 최저금리 그리고 가장 강력한 규제를 내놓는 ‘혼란’한 상황에서, 향후 부동산시장을 읽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부동산의 추세를 유추할 수 있는 2020년 부동산 키워드는 전세가격 추이다. 2020년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아야 할 부분은 전세수급지수와 전세가다. 과거 통계를 보더라도 전세가격 하락이 일정기간 지속될 때 매매가격도 하방 압력을 받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대세 상승장이었던 2001년부터 2007년 기간을 살펴보면 2003년 전후로 전세가 약세를 보였던 이유는 입주물량 때문이었다.

<자료=KB국민은행>

2020년 전국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예년에 비해 감소했고, 서울은 소폭 감소했으나 2021년 이후 서울의 입주물량은 상당 폭 감소가 예상된다. 2000년 이후 아파트 전세가와 입주물량이 역의 상관관계를 보여 왔다. 2017년~2019년 2년간 2000년대 들어 최대의 입주물량이 공급됐지만 전세가격은 오히려 소폭 상승했고, 신도시 동탄 2의 공급으로 인근 지역인 경기도 남부지역엔 일부 역전세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입주가 마무리된 2019년 말부터 전세가는 회복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전세가 급등을 우려해야하는 상황이다.

대규모 단지 입주시기에는 공급되는 지역과 인근 지역의 전세시세는 하락했지만, 전국적으로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했다는 점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2018년~2019년의 전세가 안정은 입주물량 때문이었다. 올해는 예년의 입주물량을 유지하지만 2021년은 입주물량이 급감한다. 전세시장이 불안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전세시장은 완전한 실수요시장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정책은 주택매수를 억제하는 수요억제책이다. 이러한 정책은 매매수요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임차수요에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 결국 전세시장의 추이를 확인하는 것이 향후 부동산시장을 읽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다.

2020년 전세시장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는 입주물량으로 큰 폭의 반등이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2021년엔 전세를 사는 임차인이라면 미리 대비해야 한다. 특히 수요가 많은 지역임에도 그동안 공급으로 전세가격이 상승하지 못한 곳은 큰 폭으로 상승할 여지가 있다.

내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세대이고, 수요가 많은 입지에 신축아파트 입주를 원하는 세대는 내집 마련을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서울의 경우 특히 고가주택 중심으로 유동성 유입은 한계가 있겠지만, 서울 비강남권 중고가 6억~9억원 사이 물건들은 금리인하가 유동성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강력한 규제로 인해 급진적인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금리인하는 부동산시장 하방리스크를 헤지하는 충분한 조건이다. 불경기는 투자수요에는 영향을 주지만, 내집 마련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하다. 전세로 살고 있다면, 내년 전세 급등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 이런 곤란한 상황을 피하고 싶다면, 금리인하로 하방경직성을 띠는 서울의 중고가 아파트로 내집 마련을 서두를 것을 추천한다. (중기이코노미=이지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