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난에도 사재기 無 골목상권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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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코로나 재난에도 사재기 無 골목상권이 있어서 내수경제 최후 보루…시민주도 ‘지역 내발적 발전’ 전략으로 키워야

기사입력2020-07-10 10:1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더불어민주당 이동주·김경만 의원 등은 9일 국회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골목의 재발견 골목상권의 공익적 기능’ 세미나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역설적으로 중소상인·자영업자를 ‘정리해야할 대상’, ‘시혜적 정책의 수혜자’로 여겼던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대형집합건물에 들어선 대규모점포는 전염병에 취약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가깝고 안전한 골목상권이 존재했기에 경제활동이 봉쇄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었고, 긴급재난지원금을 통한 소비촉진으로 내수경제 활성화도 가능했습니다. 농업이 식량안보의 최후 보루라면, 골목상권은 내수경제 안보의 핵심 주체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은 9일 국회에서 열린 ‘포스트코로나 시대-골목의 재발견 골목상권의 공익적 기능’ 세미나에서 ‘골목상권’의 경제적·사회적 공익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은 25.1%. 특히 동네슈퍼, 치킨집 등과 같은 영세한 골목상권 자영업자가 많다. 골목상권이 무너지면 지역경제는 물론 우리경제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집 앞 정육점과 옷가게·골목편의점·슈퍼마켓이 있었기에 사재기도 없었고, 골목상권이 우리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자 경제안전망임을 확인했다. 코로나19를 통해 골목의 재발견이 이뤄지면서,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골목경제의 공익적 기능에 주목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형·온라인 쇼핑몰에 의한 역외유출로 지역의 골목상권 붕괴

양준호 인천대학교 교수는 ‘골목상권 복원하기-그 지역 내발적 발전의의에 초점을 맞춰’라는 발제에서 “골목상권은 동일한 지역의 주민이 공급자이자 수요자인 소지역 소비시장으로, 수급주체의 공간이 분리된 다른 경제와는 다른 중요한 의미가 내포돼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골목상권 붕괴는 심각한 상황이다. 골목상권 피폐화는 대형쇼핑몰이나 온라인 쇼핑몰에 의해 소비지출이 역외로 유출되면서 시작됐다. 예를 들어 2015년 기준 인천의 역내 소득의 52.8%가 서울지역으로 빠져나갔다. 인력·자본의 수도권 집중 현상 때문에 관광지가 많은 제주·강원 등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의 역외유출은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소득은 해당지역에서 소비되지 않고, 상당 부분 외부로 유출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의 동력으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주민의 실질임금소득 불안정성이 골목상권 불안정성 심화

골목상권을 피폐화시킨 또다른 원인은 골목주민의 실질임금소득 안정성이 깨지면서 소비의 경기탄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산업차원에서 고용 및 임금의 경기탄력성이 증가하는 것과 함께 소비수요 변동성 또한 커져, 골목상권 불안정성이 더 심화됐다는 것이 양 교수 설명이다. 여기에 금융권에서 소외된 영세 자영업자도 골목상권 피폐화를 가중시켰다.

대기업 공장 또는 자회사 유치에 초점을 맞춘 지방자치단체의 지역경제정책 기조는 지역과 골목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했다. 해당지역 기업이 지역내 기업에게 원재료·중간재를 조달하지 않고, 지역 외부 기업에서 조달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골목상권 피폐화는 골목상권을 지탱하는 지역공동체 붕괴로 이어진다. 결국 지역의 소비생태계 구축에 전제되는 주민 간 상호신뢰·커뮤니케이션·호혜와 같은 사회적 자본을 약화시킨다는 게 양 교수 주장이다.

‘지역 내발적 발전’으로 골목상권 복원해야

양 교수는 골목상권 복원을 위해 ‘지역 내발적 발전’에 기반한 정책을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내발적 발전이란 지역 외부 자본·기업 유치에 의존하는 지역 외발적 발전과 반대되는 발전방식이다. 시민이 주도해 지역 생산이 지역 소비와 매칭하는 지역순환형 경제구조를 지향한다.

양 교수는 지역의 상품시장은 사회적으로 조직화될 때, 그 시장내 공급과 수요가 양적·질적으로 균형을 이룬다는 일본 정치경제학자 토모히로 오카다의 말을 인용하면서, 지역내 생산·소비 조직화를 위해 시장적 경제조정 방식이 아닌 사회적 경제조정 방식을 구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지역화폐 활성화는 소비의 역외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고. 지역 차원의 연대임금과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함으로써 지역내 총실질임금 또한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