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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어서 아니고 주택·땅 부족해서도 아니다

종합부동산세 논란, 대·중소기업간 소득 편중 그리고 최저임금  

기사입력2020-07-11 00:00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종합부동산세가 휘발성이 강력한 사회적·전국적 이슈라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공시가격 기준으로 개인소유 주택은 9억원이상, 부부 공동소유 주택이라면 2억원이상 돼야 납부대상이다. 여기에 공시가격 현실화율(70%)·공정시장가액비율(90%)을 고려하면, 실거래가로 개인은 14억원이상, 부부 공동소유의 경우 9억원이상인 초고가주택 소유자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다.

 

게다가 보유기간에 따라 산출세액의 최대 50%를 공제해준다. 세대주 연령에 따라 최대 30% 공제 등 중복공제도 인정, 최대 80%까지 공제 가능하다. 종부세 그물구멍이 너무 커선지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전체 가구 중 종부세 납부대상자는 595000(2.5%)에 불과하다.

 

이들 중 96%가 서울에 살고, 그 중 85%가 강남 3구에 몰려있다. 이들에게 교통·도로 등 인프라, 각종 생활편의시설, 강남 학군 및 학원 등 특별공공재 이용에 따른 분담금을 좀 내라는 게 그렇게 부당한가. 국민 대다수를 부동산투기꾼으로 만드는 부동산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주택부자에게 세금을 좀 더 부과하자는 게 그렇게 불합리한가. 오히려 땀과 노동 없이 얻은 불로소득인 기득권을, 권리인양 악악대는 이들에게 필요한 건 따끔한 회초리여야 한다.

 

#2018년 기준 소득신고 법인 74215개사 중 상위 0.1% 기업의 소득금액은 200345억원, 나머지 전체 기업의 소득금액(384670억원)의 절반이상(52.1%)을 차지했다. 국세청이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에 제출한 ‘2014~2018년 법인 천분위(수입금액 기준) 현황자료에 나온 수치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상위 0.1% 기업의 소득비중이 전체 기업의 48.4%를 기록한 이후 상승추세를 지속해, 2018년 처음으로 50% 선을 넘었다. 상위기업 범위를 1%로 확대하면, 전체 기업대비 소득비중은 71.2%까지 늘어난다.

 

0.5% 기업 소득이 나머지 99.5% 기업 소득의 절반을 넘었다면, 이건 정상적인 산업생태계가 아니다. 기업간 거래에서 최소한의 이윤조차 보장되지 않는 불공정한 거래관행이 만들어낸 기형적인 분배구조다. 가맹점주·대리점주가 연일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원청 갑질을 규탄하는 하청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다.

 

화를 내야할 대상은 종부세가 아닌 중소기업의 정당한 몫을 가로채는 대기업 횡포여야 한다. 게다가 이들은 약탈적 거래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마저 온갖 로비를 통해 저지한다. ·중소기업이 공존 가능한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우리 공동체가 풀어야 할 과제는, 이들 1% 대기업의 탐욕을 억제할 수단 마련이다.

 

민주노총과 한국외식업중앙회 충남지회·세종지부가 10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인상 반대 캠페인을 각각 벌이고 있다.<사진=뉴시스>
#내년 적용될 최저임금 협상과정에서 노동자위원이 9일 제출한 수정안은 올해(시급 8590)대비 9.8% 인상한 9430원이다. 최초 요구안인 16.4% 인상안(1만원)에서 약 절반을 깎았다. 사용자위원도 최초 요구안인 8410(2.1% 삭감)에서 수정안을 내놨다. 8500원으로 전년대비 1% 삭감안이다. 사용자위원이 올해 연이어 삭감안을 제시하는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듯,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및 영세중소기업의 경영난과 지불여력 부족이다.

 

저간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 사용자위원이 올해 제출한 최저임금 삭감안은 이해해볼 구석이 없지 않다. 하지만 2010~2020년까지 지난 11년간 2017년 단 한번을 제외하고, 10년 내내 삭감·동결을 요구한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기간 동안 코로나19에 버금가는 경제위기가 있었다면 모를까,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협상태도다.

 

그럴 리 없지만, 올해 임금 삭감·동결에 노동자위원이 동의했다고 치자. 그래도 내년에 사용자위원이 또 삭감·동결을 요구할 가능성은 99% 이상이다. 내년에도 소상공인·자영업자 및 영세중소기업의 경영난은 계속될 것이고, 지불여력 또한 올해와 전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고 주택·땅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돈은 차고 넘치고, 주택·땅 역시 사용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그럼에도 대다수 중소기업 특히 소상공인·자영업자 및 영세중소기업의 지불여력이 없는 이유는, 1% 기업이 과도한 몫을 가져가서다. 너나 할 것 없이 부동산 투기장으로 몰려가는 이유는, 살 집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불로소득을 챙기는 이들을 따라가기 위함이다.

 

1% 대기업을 규제해 기업간 거래관계에서 적정한 이윤이 보장되는 공정한 시장을 만들면, 99% 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여건도 개선할 수 있다. 주택·땅 거래에 따른 불로소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면, 주택·땅을 투기대상이 아닌 거주·활용의 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

 

막바지로 치닫는 최저임금 협상, 어느 수준에서 타결되든 노사 모두 만족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올 뿐이다.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은 파이 자체가 너무 작아, 어떻게 분배하든 성에 찰 수 없어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전년대비 16.4%를 인상했던 2017년을 제외하면, 지난 10년간 최저임금 협상에서 노사 모두가 패배했다. 엉뚱하게도 승리자는, 노사가 함께 나눠야할 파이 대부분을 곳간에 쟁여놓은 1% 대기업이다. 이들은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99% 나머지 기업을 닦달하면 되기에, 최저임금에 관심조차 없다.

 

올해 최저임금 협상 결과, 노사 모두 조금씩만 상처를 입었으면 한다. 특히 10년 내내 고통을 사실상 전담했던 노동자의 내상이 더 깊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적잖이 져야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영세중소기업에 당부한다. 최저임금 협상테이블에서 임금 동결·삭감을 주장하는 경제논리를 대기업에게도 동일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한다. 주면 주는 대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서는 백년이 지나도 지불여력은 생기지 않는다. 원치 않는 을과 을 간의 다툼만이 반복될 뿐이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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