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자영업자도 함께 살 방법을 찾아야

프린트

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소상공인·자영업자도 함께 살 방법을 찾아야 1998·2008 그리고 2020 펜데믹…공존의 생존법이 절실한 시대

기사입력2020-12-08 18:41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우스갯소리다. 세계적으로 통하는 3대 거짓말이 있다고 했다. 그 중 하나가 장사하는 사람들이 자주하는 “손해보고 판다”는 말이다. 상술이자 어리광 조금 섞인 넋두리 표현이지만, 분명한 것은 내수시장은 나름 조화를 이루며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위기가 없지는 않았다. 1998년 IMF 외환위기, 그 후 딱 10년만에 터진 2008년 세계금융위기. 그리고 작년에 이어 올해 코로나19 재난을 맞아 소상공인·자영업자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일상의 경기조정 국면에서 찾아오는 침체 정도가 아니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근간을 위협할 정도로 큰 충격파였다.

국제시장 조사기관 마켓포인트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수치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CDS 프리미엄이 수치가 낮다는 것은, 국가신용도가 높다는 의미와 그리 다르지 않다. 그냥 조금 높은 수준이 아니라, 세계 부자나라들이 모였다는 G20 중에서도 최상위에 올랐다.

또한번 찾아온 위기국면. 영세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우리국민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런 수치를 뒷받침 하듯 외국인 투자가 줄을 잇고, 수출증가세 역시 뚜렷하다. 실제 코로나19로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역성장 늪에 빠졌을 때에도, 한국경제 전망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국제 전문가집단이 내놓은 통계치를 굳이 부정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 일상과 동떨어진 수치로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올해 내내 언론이 전한 경제상황은 국가경제 붕괴를 우려할 정도로 심각했다. 그 시작점은 내수시장의 극심한 침체였다. 한반도 동서남북 어디에서도 소상공인이 부흥하는 곳은 찾기 어려웠다.

1997년 시작된 외환위기로 대한민국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우리국민 상당수가 국가부도 사태 당시의 암울했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 2020년 대한민국은 또다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1998년 시점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K-방역’을 통해 경제불안 요소까지 희석시키면서, 국가신뢰도 상승으로 이끌었다. 국가부도와는 더 거리가 생겼고, 전염병의 역설이라 해도 크게 틀린 진단이 아니다.

세계 유수 경제 전문집단이 보낸 긍정 시그널은 아쉽게도,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다. 세계적 팬데믹 속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고, 당기 순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을 만큼 국내 대기업의 저력은 강했다. 반면 골목상권과 지역경제의 토대가 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생존 자체까지 위협받는 초유의 위기상황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전염병이 2020년 대한민국을 포함 전세계를 혼돈에 빠지게 한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막다른 길로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대·중소기업 간의 경쟁력 격차는 이미 복원 불가능한 수준이다. 여기에 중소기업과 영세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간 격차까지 보다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1998년·2008년 국가적 위기 때마다, 직격탄을 맞았으면서 위기극복 주체로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영세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약육강식이란 자연법칙만이 우리사회를 지배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공존을 생존방식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번 찾아온 위기국면이다. 영세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우리국민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