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자영업자의 임대료 부담에 관심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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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국민의힘, 자영업자의 임대료 부담에 관심없다 ‘임대료 멈춤법’ 반대…심지어 임대인과 임차인 갈등도 조장하나

기사입력2020-12-17 00:00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자영업자·소상공인 생존지원 방안으로 발의된 ‘임대료 멈춤법’. 하루라도 빨리 입법 시행될 수 있도록 정부·여당의 분발을 촉구한다.

코로나19 재난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은 지난 1년이상 직격탄을 맞았고,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검토 중이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오프라인 매장의 사실상 전면봉쇄를 목전에 둔 시점. 이들이 내일까지 버텨 줄 수 있을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벼랑 끝 위기국면이다. 임대료 멈춤법이 바로 입법되고, 즉시 시행돼야하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은 지난 14일 차임에 관한 특례 규정을 담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 법률안(임대료 멈춤법)’을 대표 발의했다. 임대료 멈춤법이 시행되면, 코로나19 같은 법정 감염병에 따른 집합금지 업종 임차인에게 임대인은 차임을 청구할 수 없다. 집합제한 업종 임차인에게 절반이상 차임청구도 금지된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부의 방역지침을 따르는 자영업자들이 매출 급감에 임대료 부담까지 고스란히 짊어져야 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 것이냐는 물음이 매우 뼈아프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이날 ‘공정한’ ‘임대료’ 발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폭주하는 임대료 감면 요구에 대한 대통령의 지지선언이기도 하다.

진보당 서울시당, 맘상모(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 모임) 관계자들이 지난 9월2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감면 없는 임대료에 고통 받는 두산타워 상인들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8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일 직전, 7일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임대료 감면을 촉구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기 시작했다. 7일 당일에만 “2.5단계로 영업금지 업체들 임대료 및 공과금 감면 조치 요청합니다”는 제목의 청원을 포함, 유사한 글이 6개나 등장했다. 이후에도 임대료 감면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계속돼, 7일 이후 16일 현재까지 유사한 내용의 4개 청원이 더 게시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급증한 임대료 감면 요구. 엄밀하게 생각하면, 너무 늦은 청원이다. 공동체를 코로나19로부터 지키기 위해 방역지침(영업 정지·제한)을 준수함으로써 받은 재산상의 손실. 국가를 포함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함께 분담하는 게 당연했다. 그럼에도 우리 공동체는 지난 1년이상 경제적 손해 모두를 자영업자·소상공인 개인에게 떠넘겼다. 대통령이 언급한 ‘공정한’ ‘임대료’와 이동주 의원의 임대료 멈춤법.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희생이 전제돼야만, 공동체 존속이 가능한 불공정한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다.

하지만 임대료 멈춤법에 대한 국민의힘 생각은 다르다. 16일 국민의힘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임대료는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한 자영업자들에게 큰 부담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임대인의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임대료 멈춤법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나아가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것은 임대인 또한 마찬가지”라며 “꼼수를 ‘공정’이라는 허울 좋은 말로 포장해, 국민들을 다시 또 갈라치기 하는 이 정부에 국민들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독설까지 내뱉었다.

논평을 보면, 국민의힘은 코로나19로 인한 임대인 부담과 자영업자(임차인) 고통을 동급으로 취급한다. 임대인의 어려움도 자영업자 부담과 함께 헤아리자는 취지였다고 발뺌해도 변명일 뿐이다. 자영업자 고통 경감이란 정당한 입법목적에도, 국민의힘은 임대인 재산권을 털끝만큼도 손댈 의사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임대료 멈춤법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의 대안은, 지금 이대로다. 그게 아니라면 정부예산으로 자영업자 임대료 부담을 메워주는 방식이다.

임대료 멈춤법이 국민을 갈라치는 꼼수라고 했다. 하지만 자영업자와 임대인 간 분열을 조장하는 건 국민의힘이다. 임대료 멈춤법은 임대건물의 대출상환 기간을 연장하거나 이자상환 유예 등 임대인의 손해보전 방안도 담았다. 임대인·임차인과 정부가 공동부담을 통해 코로나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게 임대료 멈춤법 도입취지다. 반면 국민의힘은 임대인의 이해는 수용하고 자영업자 요구는 외면함으로써, 양자 간의 갈등을 키우고 있다.

임대료 멈춤법에 대한 국민의힘 대변인 논평은 선을 넘었다. 민주당 특히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힘의 정서가 혐오 수준 이상임을 고려하고, 반대만을 위한 반대임을 감안해도 그렇다. 임대인보다 수적으로 훨씬 다수인 임차인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사실상 버리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15일자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이 자영업자의 임대료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응답했다. 임대료 멈춤법에 대한 대다수 국민의 지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결과다. 이런 가운데 임대료 멈춤법 입법과 시행은 온전히 집권여당의 몫이 됐다. 임대인 편향으로 국민 일반 정서와 괴리된 국민의힘의 반대는 상수다. 다수 국민 여론과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바람인 임대료 멈춤법,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입법을 완료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