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붕괴 막기위해 국회는 신속한 결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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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골목상권 붕괴 막기위해 국회는 신속한 결단을 방역조치 불가피하지만, 자영업자에게만 희생 강요해선 안돼

기사입력2021-02-02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집합금지·제한조치 등 방역조치가 불가피한 것은 충분히 이해를 하나, 자영업자에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1일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중구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사진=뉴시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비어있는 상가를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다. 방역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인적이 드물어진 거리에서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 상점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서비스 분석결과를 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서울시내에서 88곳의 PC방이 문을 닫았다. 치킨집의 경우 278곳이 폐업했다. 서민경제를 받치고 있는 골목상권이 붕괴된다면, 이후 우리경제가 어려워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지난 주말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설연휴가 끝나는 2월14일까지 2주 동안 연장한다고 발표하자, 자영업 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보도자료 메일함에는 각종 자영업 단체가 보내온 입장문과 성명들로 빼곡하게 찼다.

그동안 집합금지 및 제한업종에 해당하는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오후 9시 영업제한 조치가 중소상인·자영업자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조치이면서도, 오히려 7~9시 밀집효과를 발생시켜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확대하고, 각 업종별 형평성이나 방역특성을 위시한 행정 편의적 대책이라고 주장해왔다.

헬스장, PC방, 볼링장, 당구장, 스터디카페, 코인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집합금지·제한업종 영업장보다는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회사, 대중교통, 대형마트, 병원 등이 더 위험하지는 않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집함금지·제한조치가 중소상인·자영업자에게만 집중되는지 의구심을 나타냈다.

전국PC카페대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9월, 10월 3개월간 26일의 영업정지 후 24일의 영업규제, 12월과 올해 1월의 두달간 영업규제로 PC카페의 폐업률은 15%로 모든 업종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들은 1년간 정부를 믿고 빚더미에 앉으면서까지 방역지침을 따라왔지만 손실보상도 전혀 없고, 손실의 1/30도 안되는 재난지원금은 분노를 자아낸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헌법에 보장된 재산권 유린을 넘어 생존권까지 망가뜨리는 영업규제에 도저히 따를 수 없다고 호소했다.

대한당구장협회, 맘편히장사하고하고픈상인모임, 베이커리비상대책위원회, 스터디카페&독서실운영자연합, 음식점호프비상대책위원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 전국공간대여협회, 전국스크린골프사업자협회, 전국자영업자단체협의회, 전국PC카페대책연합회, 카페비상대책위원회, 코로나19대응전국자영업자비대위, 편의점비상대책위원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 등 자영업·소상공인 단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정부의 중소상인·자영업자 죽이기 대책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25일 “정부 방역조치에 따라 영업이 제한되거나 금지된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 범위에서 손실보상을 제도화할 수 있도록 중기부 등 관련 부처와 당정이 함께 검토”할 것을 당부했지만, 재원 마련과 보상기준 마련 그리고 소급적용 여부 등 손실보상 제도화까지는 갈 길이 멀어보인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모임을 줄이기 위한 집합금지·제한조치가 불가피한 것은 충분히 이해를 하나, 자영업자의 희생만을 강요할 수는 없다. 자영업·소상공인들은 매출절벽으로 이미 권리금도 포기한 채 줄 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기에 손님들의 환불 요구, 직원들의 퇴직금 소송까지 이어지는 극한적인 상황에 처해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코로나19 소상공인 실질소득 피해 산출 및 손실보상 방안’을 발표하고, “영업을 멈춰도,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장사를 해도 크게 손해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영업하는 내 권리가 침해받는 것에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즉 시스템이 갖춰졌을 때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성공적인 방역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동주 의원은 ‘코로나손실보상법’ 등을 대표발의했으며,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코로나보상지원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국회에는 소상공인의 손실보상을 위한 다양한 법안들이 제출돼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 부분 경제주체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 정부도 국회도 이전과는 다른 신속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나라 빚’을 져서라도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