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피해 “한시적 사회연대세로 재정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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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코로나 피해 “한시적 사회연대세로 재정 마련” 방역조치 따른 자영업자·소상공인 생계 위기 대책 시급

기사입력2021-02-23 18:26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1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정부의 영업금지·제한 조치 등을 따랐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정부와 여당이 재정상 부담 때문에 코로나 손실보상 논의를 주저하고 있는 가운데, 극심해진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코로나19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정부재정의 적극적인 역할과 입법 추진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보상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사회연대세’ 도입 필요성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진성준·이동주 의원, 참여연대 등은 23일 ‘코로나19 피해 노동자 소득보장·자영업자 손실보상과 사회연대세·기금 신설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참여연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진성준·이동주 의원, 참여연대 등이 23일 개최한 ‘코로나19 피해 노동자 소득보장·자영업자 손실보상과 사회연대세·기금 신설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이찬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범정부 차원의 강력한 방역조치는 경제활동을 크게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감염병 유행 사태를 효율적으로 관리·통제해 온 모범적인 사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 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장기간의 강력한 행정명령에 따른 규제로 다중이용시설 업종의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 대부분은 직접적인 심각한 피해를 입어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고, 이들 업종에서 고용된 노동자들 역시 대부분 일자리를 잃거나 시간제 일자리로 전락하는 등 생계 위기에 내몰려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근로·사업소득 양극화 심화됐다=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기준으로 하위 20%에 해당하는 소득 1분위 계층의 근로소득은 55만3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7% 급감했다. 반면 상위 20% 계층의 근로소득은 743만8000원으로 0.6% 감소에 그쳤다. 근로소득의 양극화가 그만큼 심화된 것이다.

사업소득 격차는 임금 격차보다 더 크다. 하위 20%에 속하는 1분위 사업소득은 전년동기 대비 8.1% 감소했지만, 상위 20%에 속하는 5분위 사업소득은 오히려 5.4%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자영업 및 영세 중소기업에 직격탄이 되면서, 근로소득 양극화와 동시에 사업소득 양극화를 심화시킨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소상공인 100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업 전환이나 휴·폐업을 고려한다는 소상공인이 코로나 이전 4.9%에서 코로나 이후 15.4%로 급증했다. 코로나로 인해 월평균 매출은 25.9%, 영업이익은 35.6%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

◇사회적약자 보호…정부재정 중요=이찬진 위원장은 가계와 자영업자, 소상공인 그리고 코로나19로 소득이 상실 또는 감소돼 생계 위기에 내몰린 저소득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보상과 지원을 신속하고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 이상의 경제·사회 구조적 양극화와 사회적 약자의 몰락을 방지하는 것이 정부 재정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한 입법 방안으로 헌법에 규정하고 있는 정당보상의 원칙에 의거, 업종별 집합금지나 제한명령이 수반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조치에 대한 보상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입법안으로 ▲중소상인을 위해 임차인, 임대인, 정부가 1:1:1의 규모로 임대료를 분담하는 임대료 일괄 감면제도 도입 ▲금융·제세 공과금 특례 적용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프리랜서, 방문·돌봄노동자, 기간제·단시간 노동자 등의 소득보장을 위한 특례제도를 신설, 2년간 한시적 고용보험료를 전액 지원해 소득 감소분을 고용보험에서 일정분 보전하는 것을 제시했다.

또한 손실보상은 ▲방역조치 행정명령 업종에 대해 임대료, 통신비, 금융비용을 추가 보상하고 ▲집합금지 및 제한 업종의 사업자는 직전 사업연도의 사업소득 과세표준액 대비 20~70% 금액을 보상하며 ▲피고용인 중 고용보험 미가입자는 고용유지지원금 수준으로 보상하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프리랜서, 방문·돌봄노동자, 기간제·단시간 노동자 등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기준으로 집합금지 기간에 따라 보상하는 것을 제시했다.

◇정상적 경제활동 개인·법인 한시적 증세=이 위원장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위기를 겪고 있는 세계 주요 국가들의 코로나19 대응 관련 재정지출 규모를 GDP대비로 비교했을 때, 일본의 경우 GDP대비 44%를 지출해 세계 최고 수준의 재정지원을 보여줬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일본의 30.1% 남짓 비율로 주요국가 중 정부가 가장 적게 코로나19 대응 재정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절대적인 지출액은 미국이 4조130억 달러로 압도적이었고, 일본 2조2100억 달러, 독일 1조4720억 달러였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1/10 수준인 2220억 달러였는데, 특히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지출은 ‘추가지출 및 기존 세액감면’이 아니라 ‘유동성 지원’이 대부분이었다.

이 위원장은 현재의 세입 예산으로 부족한 부분을 모두 국채발행에 의존하는 것은 현 세대의 부채를 미래 세대에 이연하는 결과가 된다며, 그 중 일정 규모 이상의 재원은 강력한 방역체제에 힘입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었던 중상위 이상 소득계층의 개인 및 법인에 대해 향후 3년간 한시적으로 증세하는 ‘사회연대세’를 도입하자고 했다.

외국의 증세입법 사례를 보면, 미국발 금융위기 하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정부는 2012년 연소득 100만 유로(약 14억원)가 넘는 부자에게 100만 유로를 초과하는 소득에 대해 75%의 세금을 부과하는 부유세를 도입해(종전의 최고 소득세율은 41%) 2015년까지 운영한 바 있다. 미국에서도 대공황 당시인 1932년 추가적인 재정지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기존 세제를 누진세로 전면 개편해, 사회보장법제 전면도입과 함께 소득세법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