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선생님들의 해외 진출은 또 다른 한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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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K팝 선생님들의 해외 진출은 또 다른 한류다” “다음 BTS 또 나올 것…한류 강점 많아” 월드케이팝센터 박성진 대표

기사입력2021-04-09 17:03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월드케이팝센터 박성진 대표는 10년씩 연습한 연습생들이 톱스타가 되지 못하면 다른 직업의 세계로 나가게 된다며, K팝 자격증을 받아 해외에 선생님으로 갈 수 있다면 이건 또 다른 한류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시간이 지나면 그 다음 BTS가 또 나올 겁니다. 한국은 이미 그런 스타들을 충분히 반복적으로 배출하기 시작한 나라입니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월드케이팝센터의 박성진 대표는 “한류는 정말 오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K팝의 인기나 한류의 성공을 이야기하면 항상 BTS 같은 톱스타가 먼저 거론된다. 하지만 박성진 대표는 상위 1%의 톱스타들도 중요하지만, 아이돌을 지망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부터 다른 나라와 뭔가 다른 점이 있다고 말한다.

근거가 있다. 20년 넘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종사해 온 박 대표는 수많은 학생들에게 K팝 문화를 가르친 경험이 풍부하다. 2008년에는 SBS 아카데미 대표로 일을 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경기도와 손을 잡고 2014년 한류트레이닝센터를 개설하기도 했다. 수많은 기획사들이 각자 나름의 트레이너와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는데, 이런 수많은 경험들을 대형화시켜 외국 학생들을 불러들여서 K팝을 훈련시키는 캠프를 구축한 것이다. 이런 캠프를 한국과 외국 학생 수천명이 거쳐갔다.

이를 토대로 박성진 대표가 꼽는 한류의 장점은 세 가지다. 먼저, “한국의 DNA 자체에 지고는 못 사는 근성이 있다”는 점이다. 캠프에서 교육 프로그램이 끝난 뒤 밤늦은 시간까지 연습실에 남아 불을 밝히고 연습하는 건 99% 한국 학생들이었다고 한다.

두 번째는 한국에 원석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연습량 차이에 육성 시스템 격차까지 더해져, 한국에서 연습생 3년차 정도 되면, 해외의 톱스타들을 실력으로 뛰어넘는 수준에 도달한다. 실제로 한국 연습생들의 높은 수준은 해외에도 이미 널리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한국같이 분업화가 된 나라가 없다”고 박 대표는 말했다. 레코딩 같은 분야에서부터 트레이닝까지, 철저한 분업화와 전문성을 갖춘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것은 최상위권의 이른바 4대 기획사는 물론이고, 수많은 중소기획사들이 함께 도전과 실패를 통해 쌓아올린 케이팝 시대의 결과다.

K팝 트레이너 자격증 전세계로…“이게 또 다른 한류”

박성진 대표는 월드케이팝센터 이외에 음악 대안교육을 추구하는 서울미래음대안학교의 교장을 함께 맡고 있다. 또 2008년 태안 기름유출 사건 당시 선한 바이러스를 퍼뜨리자는 취지로 스타들의 재능기부 모임 별똥별스타도네이션을 설립하기도 했다. 오는 5월 예정된 송해의 랜선 토크콘서트를 기획한 지니그라운드 역시 월드케이팝센터의 계열사다.

이렇게 경험이 풍부한 박성진 대표도 풀 수 없는 의문이 있었다. 바로, “댄스 트레이너, 보컬 트레이너에 대한 자격증은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점이었다. 유명 보컬 트레이너나 연주자들에게 경력을 물어보면 하나같이 “베이스를 10년간 쳤다”는 식으로 기간과 연수로 답했다.

트레이너를 교육·훈련시키고, 이 과정을 인증하는 자격증이나 교육사업이 자리잡았다면 좀 달랐을 것이다.

월드케이팝센터의 역할을 박 대표는 “K팝에서 국기원을 지향한다”고 요약했다. 국기원이 태권도 사범을 육성하고 전세계 태권도 인구를 양성하는 모태 역할을 한 바 있다. 개별 기획사의 연습생 시스템은 해당 회사의 스타일에 맞는 연습생을 발굴하는데 치우쳐 있다. 모든 기획사를 포괄하는 K팝 육성의 국기원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다.

이를 위해 K팝 트레이너들의 협회와 손잡고 K팝 자격증을, 음악실연자들의 협회와 손잡고 실용음악 자격증을 만들었다. 또 교육과정을 만들고, 이를 이수한 뒤 시험을 통과한 사람에게 자격증을 발급하기로 했다. K팝 트레이너임을 인증하는 자격증을 전세계 대상으로 주겠다는 거다.

박성진 대표는 “이게 또다른 한류”라고 강조했다. 또 “시작은 민간으로 시작하지만 국가공인 자격증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K팝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사업이다. “슈퍼주니어의 선생님에게 강의를 듣고 싶은 거고, 트와이스의 선생님에게 댄스를 배우고 싶은 거고, 블랙핑크 선생님이 가르치는 영상을 보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 뿐만 아니라 한국의 K팝 가수들이 전세계에 트레이너로 나갈 수 있는 환경 조성에 관심이 많다.

BTS같은 최상위권 대표주자만을 떠올리지만, K팝 100팀 중 SM·YG·JYP·빅히트 소속은 2~3팀뿐이다. 나머지 97~98%의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다. 또, 아티스트로 데뷔하지 못한 지망생들의 숫자는 헤아리기도 어렵다. 연습생 3년차만 해도 해외에서 데뷔한 아티스트보다 더 실력이 뛰어나고, 이들 역시 한류의 주역이 될 수 있다.

박성진 대표는 10년씩 연습하고도 데뷔하지 못하거나 톱스타 자리에 오르지 못해 전혀 다른 직업의 세계로 빠지는 연습생들에게 안타까움을 표했다. 하나같이 1만시간 이상 연습한, 해외 엔터테인먼트 산업계가 탐낼 만한 고급인력들이다. “이들이 저희 자격증을 받아 해외에 K팝 선생님으로 갈 수 있다면, 이건 또 다른 한류”라며, K팝 교육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