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full court press’

프린트

라운지 ㅣ 미국을 읽다 중요한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full court press’ Sports Metaphor(Basketball) ②slam dunk, full court press, buzzer beater, on the rebound

기사입력2021-05-31 10:45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ㅣ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미국에서 농구(basketball)는 대중적으로 매우 인기 있는 스포츠다. 아마도 미국 사람들만큼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다. 미국 어느 곳을 가더라도 실내외 농구 코트에서 농구를 즐기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대학 체육관이나 동네 공원에 가면, 자유롭게 모여든 사람들이 거리 농구(pick-up basketball)를 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래서 흔히 체육관이나 공원 농구 코트에 가게 되면, 코트 바깥에서 다음 경기를(next winners) 기다리고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서 다음과 같은 말을 주고받게 된다.

A: You've got the next (winners)?

B: Yeah. You wanna run? You're my fourth.

필자도 유학시절 펜실베이니아 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 체육관에서 농구를 즐겨 하곤 했다. 미국 대학생들의 농구 실력은 아마추어인데도 상당한 실력이며, 특히 흑인 친구들은 키가 180cm 정도밖에 안 되는데도 놀라운 점프력으로 덩크 슛(slam dunk)을 꽂아 넣는 수준이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은 전통적으로 농구팀(Penn Quakers) 수준이 높아서 아이비리그(Ivy League) 대학들 중 가장 많이 아이비리그 챔피언 자리를 차지했었고, 1979년에는 NCAA Tournament Final Four(전 미주 대학 농구선수권대회 4강)에도 진출했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 필자가 공부하던 시절, 1994년에는 NCAA 1st round에서 극적으로 이기고 32강에 진출해서 온 캠퍼스가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보통 아이비리그 챔피언 팀은 64강 진출 팀들 중 최약체이기 때문에 1st round에서 이기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더욱 열광했었다.

NCAA Tournament는 March Madness(3월의 광란)라고 불리며 전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 미국 전역의 수많은 대학 농구팀에서 64강 안에 들어 이 대회에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다. 해마다 64강 대진표가 정해지면, 직장에서 4강을 예측하는 내기를 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중요한 일상 문화의 일부가 됐다. 간단히 점심 내기를 하는 것부터 돈을 거는 것(betting)까지 유행하곤 한다.

미국 프로농구 NBA의 인기는 시즌 내내(10월부터 4월까지) 지속된다. 특히 플레이오프 경기가 이어지는 5~6월에는 동네 스포츠 바(sports bar)가 수많은 팬들로 미어지고 맥주 소비량이 연중 최고에 이른다.

이렇듯 미국에서 농구의 인기는 폭발적이고 매우 대중적인 사회 스포츠다. 농구의 인기와 일상적 영향력이 그대로 언어에 투영돼 있는데, 농구에서 유래한 미국 영어에서 널리 쓰이는 은유 확대 표현들이 적지 않다.

농구 경기에서 가장 화려하고 통쾌한 플레이를 꼽으라면, 누구나 slam dunk(덩크 슛)를 떠올리게 된다. 높이 점프해서 골대 안으로 호쾌하게 공을 내리꽂는 장면을 보는 것이 농구 경기의 최고 장면 중 하나다. 이 장면의 뜻이 은유 확대돼 ’a dramatic success that is completed handily(쉽게 이루어진 극적인 성공)‘의 뜻으로 주로 쓰인다.

특히 정치 분야에서 중요한 선거에서 통쾌하게 압승을 거둔 상황에서 이 표현을 자주 쓴다. 예를 들어서 어느 당이 총선에서 상대 당을 누르고 완승을 거둔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할 수 있다.

This year's election result was a slam dunk for our side.

‘full court press’란, 코트 전체에 걸쳐서 공격 팀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밀착 맨투맨 수비를 하는 것을 말하는데, 경기 종료를 앞두고 최후의 역전을 노리기 위해서 택하는 수비전략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농구 경기의 인기가 매우 높은 이유 중의 하나는 두 팀의 실력이 비슷할 경우 늘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치열하고 긴박한 순간이 계속 연출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뒤지고 있던 팀이 종료 몇 분을 남기고, 풀 코트 프레스(full court press) 수비 작전으로 연달아 공을 가로채서 역전에 이르는 장면은 코트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고 간다. full court press란 코트 전체에 걸쳐서 공격 팀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밀착 맨투맨(man-to-man) 수비를 하는 것을 말하는데, 체력 소모가 심하므로 주로 경기 종료를 앞두고 최후의 역전을 노리기 위해서 택하는 수비전략이다. 이 본래의 뜻이 은유 확대돼 일상 영어에서는 ‘an aggressive and increased effort to accomplish something(어떤 일을 성취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증가시킨 노력)’을 뜻한다.

예를 들어서 회사에서 어떤 중요한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서 공격적으로 더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이 표현을 써서 좀 더 극적으로 할 수 있다.

We need a full court press effort to get this important deal done.

농구 경기의 백미는 경기 막바지 순간까지 1~2점 차의 승부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다가, 경기 종료 buzzer 소리와 동시에 던진 마지막 슛이 골대에 꽂히는 buzzer beater(버저 비터)를 보는 것이다. buzzer beater는 이 극적인 장면의 뜻이 은유 확대돼 ‘a dramatic success at the last possible moment(마지막 순간에 이루어진 극적인 성공)’의 뜻으로 잘 쓰인다.

예를 들어서 낚시를 갔는데 별로 입질이 없다가 날이 어두워져서 거의 집에 가려고 낚싯대를 정리하려는 순간 월척을 낚았을 때의 극적인 순간을 이 표현을 써서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It was getting dark and I was about to go home. Just then, I caught a big fish. It was a buzzer beater.

농구 경기에서 상대방이 던진 슛이 들어가지 않았을 경우, 골대(ring)나 백보드(backboard)를 맞고 튀어 나온 공을 잡는 것을 리바운드(rebound)라고 한다. rebound가 들어간 표현으로 일상에서 널리 쓰는 표현이 있다. 농구에서 ‘on the rebound’의 뜻은 공이 누군가의 손에 잡히지 않고 여전히 공중에 있다는 뜻인데, 그 뜻이 은유 확대돼 안 좋은 경험을 한 후 특히 누군가와 사랑하다가 헤어진 후 아픔 마음을 극복하고 있는 상태(recovering from an unhappy experience, particularly after a romantic relationship has ended)를 묘사할 때 잘 쓴다.

예를 들어서 친구가 진심으로 사랑하던 남자 친구와 헤어진 후 슬픔에 잠겨 있다가(on the rebound from ~) 홧김에 다른 남자와 사귀기 시작했는데, 둘 사이가 별로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 게 맞았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Mandy started going out with Jeff on the rebound from Jack. She broke up with him again. I knew their relationship wouldn't last long. (중기이코노미 객원=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창봉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