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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자 미납금 대리점에 떠넘겨 버린 현중그룹
대리점 불공정거래 공정위 제재 잇따라
- 기사입력2021-06-23 16:21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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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이 대리점에 수수료를 부당하게 제하는 불공정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현대중공업/뉴시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리점에 수수료를 부당하게 제하는 불공정거래로 공정위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건설장비 구매자의 미납금을 판매수수료 등에서 제하는 방법으로 판매위탁 대리점에 전가한 한국조선해양에 시정명령을, 현대건설기계에 과징금 55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대리점과의 계약주체는 당초 현대중공업이었다. 2017년 4월 건설기계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현대건설기계가 신설됐고, 이후 현중은 2019년 물적분할과 함께 상호를 한국조선해양으로 변경했다. 현재 남아있는 계열사 현대중공업 대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계열사 현대건설기계가 제재대상이 된 이유다.
현대건설기계는 2009년 6월부터 2016년 2월까지 판매위탁 대리점을 통해 건설장비 구매자에게 판매한 건설장비 대금이 구매자의 귀책사유로 납부되지 않은 경우 이를 대리점에 지급할 판매수수료에서 제하고 나머지 수수료만 지급했다.
현대건설기계는 대리점과 체결한 계약에 구매자의 부도, 파산 등으로 미수금이 발생할때 대리점에게 구매자의 채무를 청구할 수 있고 이를 상계할 수 있다는 규정을 뒀다.
이를 근거로 매월 미수금을 제외한 금액만을 대리점에 지급할 수수료로 산정해 지급했다.
현대건설기계는 2016년 5월 관련 계약조항을 삭제하고 구매자 귀책사유로 발생한 미수금에 대한 상계 행위를 중단했다.
공정위는 현대건설기계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불공정거래 중 거래상 지위남용에 해당한다고 봤다. 거래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는 거래조건을 설정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먼저, “대리점들은 계약에 따라 현대건설기계의 업무상 지시·감독을 받는 위치에 있으며, 모두 현대건설기계의 제품만 취급하는 전속대리점”이며, “현대건설기계의 경쟁업체들도 각 지역마다 전속대리점을 두고 있어 현대건설기계 이외의 대체 거래선을 확보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들어, 현대건설기계가 대리점보다 지위상 우위에 있다고 인정했다.
또, “자신이 부담해야 할 구매자에 대한 매매대금 회수 책임을 상계의 방법으로 대리점에 전가시킨 것으로 부당하다”고 못박았다.
이같은 행위를 대법원이 관련 민사재판에서 위법한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구매자 귀책사유로 발생한 미납금을 대리점에 지급할 수수료와 상계하는 내용의 거래조건은 대리점에게 수금의 대가로 지급하는 수수료(매매대금의 2%)에 비해 지나치게 과다한 불이익을 부과한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따라 대리점들은 현대건설기계로부터 받을 수 있었던 판매수수료 등의 일부를 박탈당한 사실이 인정됐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본사가 대리점에 지급할 판매수수료 등에서 대리점의 책임이 없는 상품대금의 미수금을 상계(공제)하는 행위가 법위반에 해당됨을 분명히 한 사례”라며, “이번 조치는 본사-대리점 간 거래 시 대리점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도록 하고 대리점에 상품대금 전부에 대한 책임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행위가 근절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리점 수수료 갑질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대리점에 수수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갑질에 대한 공정위의 제재는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공정위는 지난 16일 대리점에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은 LG유플러스에 시정명령을 부과한 바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2012년부터 2014년 사이 총 155개 대리점에 수수료 2억38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장려금 차감 정책을 실시하면서, 그와 별개인 수수료를 차감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초고속인터넷 신규고객에 대한 가입 목표를 설정하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대리점에는 1건당 최소 5만원에서 최대 25만원의 장려금을 차감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그런데, 대리점이 받아야 할 장려금보다 차감 장려금이 더 큰 경우에는 장려금 이외에 대리점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까지 차감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복잡한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는 어떤 사업자라도 자신이 지급해야 할 채무 성격의 수수료와 장려금 제도 운영에 따른 결과를 결부시키지 말아야한다”며 LGU플러스의 행위가 위법임을 명확히 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대리점 관계에서 불이익 제공 행위가 발생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적발 시 엄중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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