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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예술을 읽다
공감, 위로…소중했던 기억과 꿈을 ‘그릇’에 담다
신진 작가 발굴 프로젝트…신그리다 작가
- 기사입력2021-09-01 14:33
김찬용 전시해설가 (art_inside@naver.com)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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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에게 우리의 꿈들을 쫓을 용기만 있다면,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Pattern of Hanbok’,112.1X162X2.5cm, Oil painting on canvas, 2009꿈의 나라 디즈니월드를 완성한 제작자 월트 디즈니가 남긴 말이다. 자신의 마음 속 울림에 귀기울여 그 꿈을 화폭에 담아 우리에게 전달하는 작가가 있다. 소중했던 기억과 동시대의 꿈을 모아서 도자기에 담아내는 작가 신그리다를 만나보자.
Q. 자신의 작품세계를 소개해달라.
도자기를 직접 만들었을 때 흙으로 빚어서 만든 도자기들이 소복이 쌓여있는 모습을 보고 무수히 많은 도자기들이 마치 삶과 같다고 확신했어요. 사람의 손 그리고 흙과 물, 불의 조합으로 완성되는 도자기는 큰 가마에 들어가 운명과 우연의 시간을 거쳐 완성됩니다.
저는 이것을 화폭에 담고 싶었고 그릇(bowl)이 마치 삶을 보여주는 매체와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걸 시작으로 제가 가장 사랑하는 것부터 캔버스에 담았습니다. 어릴 때 저를 진심으로 보살펴준 할머니의 서랍을 열 때면 아름답게 수놓아진 한국의 자수와 고운 한복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어요. 이것을 그릇의 패턴으로 더 나아가 별자리로 그리게 된 거죠. 아직도 저의 내면에는 그때 보았던 고운 색감들이 별처럼 빛나게 자리 잡고 있어요. 이처럼 제가 어제와 오늘 경험한 소중한 기억들과 생각들을 화폭에 담고 있습니다.
Q. 일러스트적인 요소와 회화적인 요소가 혼합된 작품을 선보이는데, 이와 같은 표현방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는가?
일러스트 그래픽 프로그램은 고등학교 때부터 수채화와 소묘와 함께 익숙하게 익혔어요. 그래서 회화적 표현을 할 때에 에스키스로 늘 디지털 드로잉을 하는 습관이 있었고, 이런 부분들이 이어져서 기업의 디자이너로도 일했었죠. 참 감사한 부분이고, 제가 팀에 일원으로서 사진관 간판 디자인을 리뉴얼 하고, 광고물을 만들고, VIP에게 전해질 초대장 디자인을 하는 등 디자이너로서의 저의 삶은 가족에게 힘이 되고 성취감도 느끼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현재의 저는 그동안 마음 속에만 머물러 있었던 그림 그리는 작가로서의 꿈을 다시 펼치고자 차근차근 수행하고 있어요. 그 첫 번째로 본명 신지수에서 신그리다로 스스로 이름을 부여했죠. 그때 언니에게 오일파스텔을 선물받았는데 저에겐 정말 소중한 재료로 느껴져서 회화적인 감성이 한걸음 더 표현된 것 같아요. 제 안에 전통회화에서의 드로잉 같은 감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일러스트적인 면모가 있었나 봐요.
Q. 자신의 작품세계가 잘 담긴 대표 작품을 추천해준다면?
지금 가장 집중해서 그리고 있는 작품들입니다. 어릴 때 저는 아버지에게 책상을 선물받은 날 진짜 신나했었죠. 그리고 공부를 시작했던 책상에서 그림을 그렸어요. 소중함을 잊었다가 다시금 그곳에 앉아서 다이어리에 일기를 쓰듯 ‘#내책상위에우주’라는 태그로 소소한 일상의 글과 제가 그린 그림을 태그를 통해서 공유하고 SNS에서도 소통하고 있어요. 작품 속 이미지들은 추억 속 할머니의 아름다운 한복 속 자수를 물감으로 재현하고자 표현했으며, 꿈을 꿀 때면 별자리로 남은 듯 빛이 되어 쏟아지는 할머니의 고운 한복 색감들이 선명해서 캔버스에 담은 작품들입니다.
별똥별(Shooting Star), 10×10×2(cm), Acrylic on canvas, 2021.Q. 감상자는 작품을 통해 무엇을 느끼길 원하는가?
지금 제가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는 건 저의 세포 어딘가에 자리 잡은 무언가가 저에게 자꾸 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라고 시그널을 보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디자이너로서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사랑하는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 도시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함께 보고 서로를 응원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런 점이 저의 삶을 성장시켰고 많은 것을 깨닫게 했습니다. 그래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저의 작품을 통해서 공감과 사랑, 위로가 전해지고 나아가 아름다움으로 남겨졌으면 좋겠어요.
Q. 온오프라인 페인팅을 다양한 재료와 다양한 기술로 접근하고 있는데, 선호하는 작품 제작방식이 있는지? 그리고 그 이유는?
저는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차근차근 작품으로 재연하고 표현하고자 합니다. 흙, 도자, 디지털 드로잉과 사진촬영 등을 좋아하는데요. 결론적으로는 붓을 들고 물감을 섞으면서 캔버스 앞에서 차곡차곡 밀도를 쌓아 올리는 시간이 가장 힘들지만 행복한 시간 같아요. 학생 때 100호 캔버스에 도자기들을 무작정 쌓아 올려서 그렸던 시간과 피드백을 받았던 그 장면이 빛이 들어오는 듯이 선명하게 자리잡고 있어요. 또한 올해는 메타버스에 저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하고, 거리적으로 먼나라의 컬렉터에게 저의 오일파스텔과 디지털아트를 혼합한 작품이 수집되는 신기한 경험도 했어요. 작품을 응원해주는 소중한 사람들도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는 큰 캔버스에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을 준비하고 기다리며 매일 규칙적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스스로를 단련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서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 것과 작품에 대해 좋은 피드백을 받는 것이 저에겐 가장 중요한 시간인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작가 신그리다의 꿈은 무엇인가?
제 작품이 미술관에 조화롭게 전시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언니의 피아노 선율과 저의 그림이 아름답게 남는 것이 저의 꿈이에요. 하루하루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들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하고 스스로를 극복해야 하는 현실이 가장 큰 미션이지만, 정말 잘 해내서 작품으로서 저의 그림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평온 그리고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아름다운 작품을 하는 작가로 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김찬용 전시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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