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증시 부담 덜어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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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증시 부담 덜어낼 듯 중국 신용위험도 안정세로 전환…韓美 증시 ‘탈동조화’ 완화 전망

기사입력2021-11-23 11:05

곽수연 기자 (sooyeon@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종가 기준으로 국제유가(WTI, 서부텍사스산원유)는 75.94달러를 기록했다. 연중 최고치였던 지난 10월26일 84.65달러 대비 약 10.2%가 떨어진 셈이다. 이러한 국제유가 하락이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가 나왔다.

23일 하이투자증권 보고서를 보면, 최근 국제유가 하락이 국내 증시 차별화 현상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증시 차별화란 미국과 한국의 증시가 따로 움직이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가리킨다. 근래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반면 국내 증시는 2900~3000 사이를 횡보하는 박스권에 갇히면서 극명한 대조를 보였는데, 국제유가의 하락이 이같은 국내 증시 디커플링 현상을 완화시킬 것이란 얘기다.

그동안 미국과 국내 증시 간 탈동조화 현상을 심화시킨 요인으로 중국의 리스크와 유가 급등이 지목됐다. 때문에 유가의 안정세가 좀 더 확실해진다면 국내 증시의 디커플링 현상이 개선될 것이라는 뜻이다.

중국 리스크 관련해, 보고서는 안심하기에는 이르지만 추가적으로 악화되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 근거로 신용파산 스왑(CDS) 추이를 제시했다.

CDS란 금융기관이 채권이나 대출을 해준 기업의 채무불이행 등 신용위험에 대해 일정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대가로 보장 매입자가 신용사건 발생 시 손실을 보장받는 일종의 파생 보험상품이다. 신용위험에 대해 지불하는 일정한 수수료를 CDS 스프레드 혹은 CDS 프리미엄이라고 부른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CDS 스프레드가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헝다 리스크로 불거졌던 중국 신용위험이 안정세로 전환된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국내 증시에 부담을 줬던 두 가지 악재(유가 급등, 중국 리스크)가 진정되는 추세라고 판단하고, 조심스럽지만 외국인의 국내 순매수세가 11월에 접어들면서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순매도 현상이 주춤해진 것은 분명히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이 국내 증시 차별화 현상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 뿐만 아니라 국제유가 하락은 연말 물가 안정과 소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락이 반가운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될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 10월 미국 소비자물가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은 에너지 가격이었음을 감안하면, 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둔화시킬 요인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부연했다.

유가와 함께 중국 내 각종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용 역시 하락 또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인플레이션 하방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둔화 효과와 유가 하락은 소비심리 반등으로 이어지면서 연말 소비 경기에도 우호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연구원은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날 금요일)를 시작으로 홀리데이(휴가) 소비 시즌을 앞두고, 유가가 안정세를 회복한 점은 소비경기와 관련해 긍정적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한 배경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와 미국의 정책적 노력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치솟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전략비축유 방출 등 유가 안정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지난 15일 미중 회담에서 중국에게 전략비축유를 공동 방출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비축유 방출 기대감에 유가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축유 방출은 곧 과잉공급을 시사하며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23일 미국 정부 요청에 따라 일본과 인도 정부도 비축유 방출을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중기이코노미 곽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