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아이디어 재산권 보장제도 정착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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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중소기업 아이디어 재산권 보장제도 정착돼야 모방형 인적자본이 아닌 창조형 인적자본을 축적하려면

기사입력2021-11-30 17:4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경제의 장기성장률이 1990년대초 이후 매 5년마다 1%p씩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인데, 그동안 모방형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에 집중해 창조형 인적자본을 축적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장기성장률이 0%대로 추락할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세직 서울대학교 교수는 중소기업중앙회가 30일 개최한 ‘2021 중소기업 정책포럼’에서 한국경제와 중소기업의 성장해법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추락 원인은 인적자본 축적의 정체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엉뚱한 인적자본에 투자해 인적자본이 축적되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한국경제의 성장능력을 나타내는 장기성장률은 1990년대초 이후 매 5년마다 정권의 성격과 상관없이 1%p씩 규칙적으로 하락했다. 김 교수는 이같은 추세라면 장기성장률이 1%대를 지나 0%대를 향해 추락중이라고 말했다.

1990년 대 초 이후 국내 장기성장률 추이

<자료=김세직 서울대학교 교수>

우리나라 취업자의 83%, 1744만의 노동자가 종사하고 있는 중소기업 또한 국가의 장기성장률 하락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성장 추락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김 교수는 장기성장률이 0%대인 제로성장 시대가 도래하면,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매년 소득이 감소하고 많은 기업이 부도 위기에 직면하면서 경제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증대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5년 1%p 하락’의 법칙을 깨서, 제로성장으로의 추락을 저지하는 것이 우리경제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30년간 ‘짝퉁’ 만드는 인적자본에만 투자”=김 교수는 인적자본을 기존 지식이나 기술의 모방(짝퉁을 만드는 능력)을 통해 축적한 인적자본인 ‘모방형 인적자본’과 새로운 지식·기술을 스스로 생각해내고 만들어 내는 능력을 통해 추적한 인적자본인 ‘창조형 인적자본’으로 구분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90년대 들어서면서 모방형 인적자본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했으며, 특히 이 시기부터 특허로 보호되는 선진국 기술들을 모방하는 것이 더이상 쉽지 않게 됐다. 더해서 인터넷과 AI(인공지능)의 발달로 남이 만든 기존의 지식이나 계산능력을 머릿속에 집어넣은 모방형 인적자본의 경제적 가치가 급락했다.

김 교수는 원조를 만드는 능력인 창조형 인적자본이 우리 국민, 중소기업들이 필수적으로 길러야 할 인적자본이지만, 지난 30년 동안 안타깝게도 온 국민이 모방형 인적자본에 계속 투자해왔다고 했다. 그 결과, 인적자본 축적이 정체되고 5년 1%p 하락의 법칙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는 얘기다.

◇창조가 성장 원동력 되는 경제체제 구축을=모방에서 창조로 가는 성장해법을 찾기 위해 창조가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경제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창조형 자본주의는 창조형 인적자본의 재산권과 인센티브까지 보장된 체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소기업 또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이를 제품화해 성장하는 창조형 중소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김 교수는 중소기업에 의한 창조형 자본주의 개혁을 위해 중소기업 아이디어 재산권 보장제도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아이디어 절도방지법을 도입해 아이디어의 침해를 막아야 한다. 특히 심각한 수준으로 아이디어를 절도한 경우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아이디어 절도방지법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아이디어 등록제, 아이디어 절도방지법 등을 통해 중소기업 아이디어 재산권을 보장해주는 것과 함께 중소기업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강력한 조세·보조금 인센티브를 이용할 필요도 있다.

이밖에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등록한 중소기업의 근로자들에게는 근로소득세 면제나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창조형 근로자 소득세 감면제도 도입도 주장했다. 기업에 대해서는 창조형 인재가 창업한 중소기업 등에 법인세를 감면하거나 세율을 낮춰주는 창조형 중소기업 법인세 감면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

모방형에서 창조형 중소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근로자와 기업가 모두 창의력을 갖춰야한다. 따라서 중소기업 창의력 교육제도도 필요하다. 학교에서 모방형 인적자본만 축적한 상태에서 사회에 나온 2700만 취업자들에 대해 정부가 창의적 근로자로 재탄생시키는 중소기업 창의 인재 재탄생 프로그램의 도입도 제안했다.

◇중소기업 CEO 먼저 스스로 창의력 높여야=중소기업 CEO들 또한 스스로 창의력을 키움과 함께 기업조직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것 또한 중요하다. 김 교수는 사원들이 제시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전사원 아이디어 등록제를 통해 명예와 소유권을 인정해주고, 아이디어를 사원으로부터 직접 구매하거나 아이디어가 회사에 준 이익에 비례해 보상해주는 파격적 사내 아이디어 보상 시스템의 도입을 권장했다.

김 교수는 일부 중소기업만이 아니라 전 중소기업이 창조형 중소기업화되고,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에 도전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면, 전 산업에 걸쳐 우리나라가 창출하는 창의적 아이디어 수가 세계기술진보를 주도해온 미국보다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모방형에서 창조형 중소기업들로 탈바꿈함에 따라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들에 대해 오히려 강한 협상력을 갖게 되고, 근로자의 생산성이 높아짐에 따라 높은 임금 수준과, 중소기업 스스로 높은 이윤을 얻음으로써 대기업과의 양극화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