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 ‘노동시장 개혁 제1차 추진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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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정부 발표 ‘노동시장 개혁 제1차 추진방안’은? 임금피크제 도입, 취업규칙 변경 가이드라인 제정 등 담아

기사입력2015-06-30 17:05

정원석 객원 기자 (delphi2000@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정부는 지난 17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그간의 노사정 기본합의와 대타협 논의결과를 토대로 ‘노동시장 개혁 제1차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임금·단체교섭 시기에 맞춰 시급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는 과제를 먼저 정리한 것이다.

세대간 상생고용 촉진

추진방안에는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정년 60세 의무화를 앞두고 임금피크제 도입과 이를 위한 취업규칙 변경 가이드라인 제정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재 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체의 68.3%가 호봉급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은 전체의 9.9%에 불과하다. 임금피크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공공부문에서는 현행 56개소에서 모든 공공기관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확대하고, 간부사원에게만 적용됐던 성과연봉제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민간부분에서는 30대 기업집단 및 중점 관리 사업장(551개소)을 중심으로 지도·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노사의 자율적인 임금체계 개편 분위기를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세대간 상생 고용지원제도 신설에 대한 계획도 담겼다. 향후 3년간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청년을 신규채용한 모든 사업장에 한쌍 당 연 1080만원을 2년간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문제는 임금피크제 도입의 전제조건이 되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관한 것이다. 우리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 변경에 있어서는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받을 것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판례상 아주 예외적으로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불이익 변경의 유효성이 인정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의 판단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정리해 가이드라인으로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법률상 명확히 규정된 의무 사항을 가이드라인으로 우회하려는 것으로, 노동계와 학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세대간 상생고용지원제도(안)

<자료=고용노동부>

원·하청 기업간 상생협력 지원

불균형적인 원·하청 관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근로조건 격차를 심화시켰다. 이는 청년들의 중소기업 기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 지점에서 원·하청 기업간의 상생협력을 유도해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원청기업이 하청기업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목적으로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하면 출연금의 7% 규모의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원청기업이 하청기업의 사내근로복지기금 또는 공동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해 복지향상에 기여할 경우에는 ▲출연금의 법인세 손비 인정 ▲기업소득환류세제 과세대상 제외 ▲복지사업에 대한 예산지원 확대 검토의 방법으로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하청기업의 경우 중기조합 납품단가 조정신청 기한을 현행 7일에서 20일로 연장함으로써 촉박한 신청기한 문제를 해소해 하청기업의 협상력을 강화하고, 하도급대금 지급의 법적 보호 범위를 현행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확대하며, ‘상생결제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하도급 대금 지급관행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한 불공정행위시 공공입찰 제한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는 등의 내용도 담겼다.

상생결제 시스템 개요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정규직과 비정규직 상생 촉진

기간제, 사내하도급,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3대 고용형태별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현장 지도 등을 통해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상시지속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정규직 고용원칙을 규정하고 정규직 전환시 준수사항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로 했다. 연중 계속되는 업무이고 과거 2년간 및 향후에도 지속이 예상되는 업무에 대해서는 기간제 근로자가 아닌 정규직 근로자로 고용하라는 원칙을 규정하기로 한 것이다.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경우에는 원청기업의 동종·유사한 업무에 근무하는 근로자와 동등한 수준의 처우를 유도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로 했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경우 서면계약을 의무화하고 부당한 계약해지를 제한하는 등 기본적인 종사여건 보호 및 거래질서 공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로 했다.

또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장려를 위해 지원금 제도도 신설하기로 했다. 정규직 전환 후 임금상승분의 50%(60만원 한도)를 1년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법령 개정에 대한 내용도 눈길을 끈다. 추진방안에 포함된 법령 개정 목표는 크게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 등 세 가지다. ▲최저임금법에서는 최저임금 위반시 즉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실효성을 확보하기로 했고 ▲근로기준법에서는 상습적인 임금체불에 대한 부가금 부과, 공공기관 발주공사 입찰시 불이익 부여, 지연이자제 확대 적용 등이 개정 목표에 포함됐다. ▲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을 개정해 임금 체불의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담겼다. 또한 바람직한 고용분위기 확산을 위해 3대 기초고용질서(서면 근로계약, 임금체불, 최저임금) 준수 유도를 위한 민관 공동캠페인 및 일제점검을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