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후 학자금대출 선납제도가 도입 1개월 만에 가입자 2만명을 넘어섰다. 자신의 대출경력이 회사에 알려지는 것을 꺼린 채무자들이 주로 선택했다는 것이 8일 국세청의 설명이다.

취업 후 학자금대출 상환제도는 대학생에게 학자금을 빌려주고 소득이 발생한 후 갚도록 하는 제도다. 취직을 하지 못한 채무자들의 대출금 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2010년에 도입됐다. 일반적인 학자금대출과 구분하기 위해 ‘든든학자금대출’이라고 부른다.

취직 전엔 든든한 제도지만 상환 과정에서는 다소 껄끄러운 상황이 연출된다. 이 채무자가 취직을 할 경우 직접 상환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주가 원천공제를 하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채무자가 상환해야 할 금액을 고용주가 미리 공제한 뒤 나머지를 급여로 지급한다는 의미다. 채무자들은 원치 않게 대출경력이 고용주에게 공개된다는 문제를 제기했고, 중소업체들은 매월 원천공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지난 5월30일부터는 채무자들이 1년치 원리금을 미리 납부할 수 있는 선납제도가 도입됐다. 국세청에 따르면 제도가 도입된 지 1개월 만에 든든학자금대출 채무자의 33.4%에 해당하는 2만명이 선납제를 신청했다. 예를 들어 매월 원천공제되는 금액이 7만원이었다면 1년치인 84만원을 한꺼번에 납부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이같은 원천공제 제도가 채무자와 고용주 모두에게 불편을 주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안정적인 대출금 회수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세청은 “원천공제 제도를 폐지할 경우 채무자의 납부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체납된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행정비용이 든다”며 학자금 원천공제 제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