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기준 6030원으로 결정됐다. 노동계는 턱없이 낮은 금액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경영계는 높은 인상률에 우려를 표했다.

12차 전원회의를 가진 최저임금위원회는 9일 새벽 1시경 2016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6030원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8.1% 인상된 금액이다. 시급을 월 단위로 환산하면 126만270원(209시간 기준)이 된다. 

이번 의결은 근로자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당초 근로자위원은 최저임금 1만원을, 사용자위원은 지난해와 동일한 5580원을 제시했다. 이후 세 차례의 수정을 거쳐 근로자위원은 8100원을, 사용자위원은 5715원을 제시했으나 금액 차를 좁히진 못했다. 이에 공익위원이 5940~6120원으로 심의촉진안을 제시하자 근로자위원 측은 반발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결국 전원회의에서는 사용자위원 측의 요구로 6030원이 표결에 부쳐졌다. 최저임금위원회 재직위원 27명 중 16명이 참석했고 이중 15명이 찬성표를 냈다. 최저임금위원회 표결은 재직위원 중 절반이 표결에 참여하고 이중 과반수가 찬성할 경우 의결된다.

의결 후 최저임금위원회는 국내 최저임금이 사상 처음으로 6000원대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사용자 측은 지나치게 높은 금액이라며 우려를 표했고 근로자 측은 최저임금을 받아들일 수 없으니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근로자위원들은 지난 8일 낸 자료에서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이 공익을 저버리고 권력과 자본의 대리인을 자처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전원회의 불참을 선언하며 공익위원들이 사용자위원과 함께 최저임금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경우 양대노총과 국민의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9일 오전 “최저임금 인상으로 30인 미만 영세기업의 추가 인건비 부담액은 2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한 채 또다시 고율의 최저임금을 결정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총은 업종별 최저임금 등을 적용해 최저임금제도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