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접한 땅에 위치한 낡은 건축물들을 동시에 재건축할 경우, 건축주끼리 대지 간 용적률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9일 열린 제8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건축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지은 지 30년 이상된 노후 건축물을 대상으로 결합건축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결합건축제도란 인접한 대지들을 하나의 대지로 간주해 해당 대지에 있는 여러 건축물이 동시에 재건축에 들어갈 경우, 대지별로 적용되는 용적률 기준을 건축주끼리 자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예를 들어 최대 용적률이 400%인 서울 준주거지역에 서로 이어진 A·B 필지가 함께 재건축을 시행할 경우, 건축주들이 합의하면 A의 용적률 중 200%를 B대지에 옮겨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면도로와 전면도로의 임대료 차이 등을 고려해 용적률을 조정할 수 있어, 재개발 수익성이 높아진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결합건축 개념도

<자료=국토교통부>

이 제도는 먼저 중심상업지구, 역세권 등 효율적인 개발이 필요한 지역이나 뉴타운 해제지구 등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중단된 곳 가운데 기반시설계획이 잡힌 지역에 한해 지방자치단체장 등 허가권자의 인정이 있을 경우 적용할 예정이다.

더불어 결합건축으로 인한 기반시설 부족문제, 경관문제 등을 막기 위해 용적률이 법정 기준대비 20%이상 조정되는 경우엔 건축·도시위원회 공동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또한, 건축주들의 용적률 조정 내용은 건축물 대장에 등재해 용적률이 조정된 사실을 누구나 알도록 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건축협정제도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 제도는 토지나 건축물의 소유자들이 협정을 체결하면, 인접한 2개 이상의 대지를 하나의 대지로 간주해 용적률 건폐율 등의 건축기준을 단일대지 기준으로 적용하는 제도다.

건축협정제도는 지난해 10월 도입됐지만 복잡한 절차 등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국토부는 건축협정 체결시 용적률을 20% 완화하고, 복수 대지 간 통합 적용할 수 있는 시설기준을 현행 조경·지하층·주차장·계단에서 거실·피난시설·정화조 등을 포함한 모든 건축설비로 확대키로 했다.

국토부는 “이번에 발표된 건축투자 활성화 대책들은 민·관 의견 수렴을 거쳐 최대한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며 “건축투자의 패러다임이 신축에서 노후건축물 재건축·리모델링으로 전환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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