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한, 하나은행이 최근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잇따라 내놨다. 이들 상품은 소득이 적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도 연 5~10%대의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고, 특히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스마트폰뱅킹 앱을 통해 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간편함을 갖췄다. 은행 ‘문턱’이 높게만 느껴졌던 서민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은행들이 앞다퉈 중금리 대출상품을 내놓게 되면서, 저금리로 이익이 줄어든 은행들이 제2금융권 시장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대부업체·저축은행·현금서비스의 금리가 불합리하게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중금리 대출시장을 활성화시켜 제2금융권의 고금리를 낮추도록 유도해야 한다. 기준금리는 연 1.5%로 낮아지는 등 저금리 정책기조에도 불구하고 대부업체·저축은행·카드사 등 제2금융권의 금리는 연 15~34.9%로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용등급이 5~7등급인 중신용자는 연 4~5%대의 은행 저금리대출에서 배제돼 연 20%가 넘는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더 큰 문제는 제2금융권의 경우 중신용자에 대한 신용평가를 제대로 하기 보다는 고금리 대출영업 자체에 혈안이 돼 있다는 점이다.

일부 금융전문가들이 중금리 대출시장은 은행이 아니라 ‘존립의 이유를 들어 제2금융권의 몫’이라고 주장을 한다. 일견, 틀린 지적은 아니겠으나 대출영업에 관한 한 이들을 믿을 수 없는 게 사실이고 역부족이라는 점도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때문에 금리사각지대에 놓인 중신용자들이 우선 이들의 고금리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은행권 중금리 대출시장은 더욱 확대돼야 한다. 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시장에 적극 나섬으로써 제2금융권의 고금리도 낮출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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