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행복나눔재단 사무실. 외관상으로는 SK와의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   ©중기이코노미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에 있는 행복나눔재단 건물은 겉에서 보면 SK와 관련됐다는 인상을 전혀 받을 수 없다. 이름에도 SK그룹과 연관된 단어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웹사이트에 접속해보면 첫 화면에 “SK와 함께 하는 지속가능한 행복”이라는 문구가 나올 뿐이다.  

2006년 설립된 행복나눔재단은 SK그룹의 사회적기업 지원활동을 전담하고 있다. 지난 2006년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이라는 사회적기업을 설립한 뒤 교육문화사업에 나섰고, 2009년 최태원 SK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이사장이 취임한 후에는 사회적기업 웹사이트 ‘세상’을 오픈하며 사회적기업 지원을 확대해 나갔다.

결식이웃돕기에 재벌·NGO·지자체 함께 나서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은 결식이웃에게 무료도시락을 제공하고 저소득층 인력을 채용해 사회적 일자리도 늘릴 목적으로 SK와 NGO, 지자체와 협력해 설립됐다. 현재 전국 28개 센터를 운영하며 하루에 1만1260식을 제공하고 있다. 일반행사 도시락과 출장부페 등을 통한 매출도 지난해 235억원을 올렸다.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은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열린 ‘2007년 하버드 아시아 비즈니스 컨퍼런스’에서 우수사례로 소개되는 등 사회적 기업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2009년부터는 서울에서 ‘실버극장’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 서울시의회, 낙원상가, 허리우드 극장과 SK가 함께 협력해 설립한 실버극장은 서울 허리우드 극장 내 1개 상영관을 노인특화극장으로 운영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노령층을 고용해 경제활동 기회를 확대하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2012년에는 연세대학교 장애인창업보육센터와 협력해 ‘7월의 무화과’라는 사회적기업의 설립을 지원하기도 했다. ‘7월의 무화과’는 연세대 원주캠퍼스에 과일까페를 개소해 운영하고 있으며, 장애대학생들의 학습과 생활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수익의 일부를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 장애인을 고용해 자립의지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이외에 새터민의 일자리 제공을 위한 ‘메자닌 아이팩’, 친환경 블라인드를 제작하는 ‘메자닌 에코원’, 동티모르의 공정무역 커피를 구입해 운영하는 ‘카페 티모르’ 등 10여개의 사회적기업 설립을 지원했다.

SK그룹은 ‘행복한 학교’ 등 16개의 사회적기업을 직접 설립하고, 10여개의 사회적기업 설립을 지원하는 등 사회적기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사진=행복나눔재단>

SK는 이밖에 총 16개의 사회적기업을 직접 설립하기도 했다. 2010년 설립을 시작한 ‘행복한 학교’는 방과후 학교 위탁 운영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교육청이 함께 설립한 사회적기업이다. 현재 서울과 부산, 대구, 울산 등 4개지역에서 모두 103개 학교의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중고폰 재활용을 통한 환경 보호 및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행복한 에코폰’을 설립하기도 했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중고 스마트 기기를 지원하고 사용법을 교육할 뿐만 아니라 기존 대리점 및 NGO,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안정적 수익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연매출 1000억원대 계열사 사회적기업으로 변모도 

 

기존의 계열사를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한 경우도 있다. SK그룹 계열사인 소모성자재 구매대행업체(MRO) ‘행복나래’는 지난해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됐다. 연 매출 1000억원에 달하는 재벌 계열사가 사회적기업으로 변모한 것이다.

SK그룹은 대기업 MRO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뜨겁던 2011년 MRO대행 계열사를 사회적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을 결정한 바 있다.

행복나래는 사회적기업 전환 발표 직후부터 우수한 사회적기업들을 발굴·육성해 양질의 MRO 상품을 납품 받는 사회적기업간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또 ‘사회적기업 및 약자기업의 우선구매 제도’를 실시해 사회적기업의 판로개척을 돕고 있다. 전체 직원의 10%를 고령자, 한 부모 가정, 새터민,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SK그룹은 이밖에 사회적기업 웹사이트 ‘세상’을 오픈하고 사회적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지식, 정보 및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있다.

‘세상 사회적기업 콘테스트’와 ‘적정기술 사회적기업 페스티벌’도 운영 중이다.

‘세상 사회적기업 콘테스트’는 사회가치와 혁신, 그리고 해결하고 싶은 사회문제를 비즈니스 형태로 풀어가고자 하는 사람과 기업을 발굴하는 경연의 장이다. 2010년 1회 대회에서 46건의 사회적기업 아이템을 발굴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9회에 걸쳐 686건의 아이템을 발굴하고 48개팀에게 8억2000만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세상 사회적기업 콘테스트’ 수상기업에게는 기업에 특화된 맞춤형 비즈니스 역량강화 프로그램인 ‘세상 워크샵’, 사회적기업(가)들의 소통 및 협력의 장 ‘세상愛나 네트워킹’, 기업별 특성에 맞춰 심도있게 진행되는 ‘일대일 멘토링’ 등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2011년부터 시작된 ‘적정기술 사회적기업 페스티벌’은 과학기술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적정한 기술을 개발하고 현지형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KOTRA, 굿네이버스 등 적정기술 분야 전문기관과 함께 시장조사, 현지 적용성 검증, 멘토링 캠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네 차례 열린 ‘적정기술 사회적기업 페스티벌’에서는 총 95개팀이 발굴됐고 27개팀에게 상금 5400만원이 수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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