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국가발전을 근거로 광복절 특별사면을 언급한 가운데 불법행위를 저지른 재벌 총수를 사면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제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는 13일 “최근 재계가 경제인 사면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선 상황에서 국가 발전을 위해 사면이 필요하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예사롭지 않다”면서 “박 대통령은 사면권을 엄격히 제한해 재벌 총수일가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겠다던 약속을 지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 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사면 범위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정치인, 기업인도 특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설 명절 특사 때는 박 대통령이 “부정부패와 사회지도층 범죄를 제외하고 순수 서민생계형 범죄에 대해서만 특사를 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나 이번에는 그같은 언급이 없었던 탓이다.

지금까지 박 대통령은 경제인에 대한 특별사면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와 관련, 지난 4월28일에는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특별사면해준 참여정부의 결정이 “법치의 훼손”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 발언으로 경제인 특사 가능성이 제기되며 현재 복역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 구본상 LIG넥스원 전 부회장 등이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집행유예 상태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적극적으로 환영의 뜻을 밝히지는 않으면서도 특사에 대한 기대감은 내비쳤다. 전경련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13일 “경제인 사면에 대해 청와대에 사전에 건의한 적은 없다”면서도 “(지난 9일) 30대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경제가 어려운 만큼 국가경제에 기여를 했고, 투자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줄 필요성이 있다는 제안은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