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외면해오다 동반성장지수 등급이 강등되고 또 등급도 낮은 롯데백화점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 모범사례 보유 기업으로 선정됐다. 동반성장지수가 낮은 롯데백화점이 모범사례로 뽑히면서, 공정위의 대기업 동반성장 실적평가의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 

공정위의 동반성장 모범사례는 대기업이 시행 중인 중소협력업체 지원사업 가운데, 다른 기업에 본보기가 될 만한 프로그램을 선정해 발표하는 것이다. 지난 14일 공정위는 올해 롯데백화점을 포함 ▲삼성전자 ▲현대기아자동차 ▲LG유플러스 ▲SK텔레콤 ▲두산인프라코어 ▲코웨이 등 7개 기업의 상생협약 프로그램을 모범사례로 선정했다.

중소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외면해오다 동반성장지수 등급이 강등되고 낮은 롯데백화점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 모범사례 보유 기업으로 선정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 전경.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0일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2014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우수, 우수, 양호, 보통 4개 등급 가운데 3번째 등급을 받았다. 가장 낮은 등급은 피했으나, 동반성장 분야에서 중하위의 평가를 받은 것이다.

앞서 또 롯데백화점은 동반위로부터 동반성장지수 등급 재조정을 받아 강등되기도 했다. 입점 납품업체에 할인행사를 강요하다가 뒤늦게 적발됐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2012년 1∼5월 35개 납품업체들에 매출자료를 요구한 뒤 매출이 낮은 업체에 할인행사를 요구했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마진인상, 매장이동 등 불이익을 줬다. 동반위는 이같은 사실을 반영해 지난 2월 롯데의 2012년도 동반성장지수 등급을 기존의 보통에서 한 단계 낮은 개선으로 강등했다. 

이와함께 롯데백화점은 공정위가 발표한 2014 전국 주요 백화점 판매수수료율 조사결과에서 국내 백화점 가운데 입점·납품업체에게 가장 높은 판매수수료를 적용하는 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지난해 이 백화점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29.3%로, 가장 낮은 수수료를 받은 NC백화점(23.0%)과 6%p 이상 차이가 났다.

특히 이 회사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높은 판매수수료율을 책정했다. 대기업엔 29.6%의 수수료를 받으면서, 중소기업에는 이보다 0.2%p 높은 29.8%의 수수료율을 적용한 것이다. 또한 특약매입(반품 조건부 거래)시엔 납품업체에 31%의 수수료율를 부과해, 조사 백화점 가운데 유일하게 30%가 넘는 판매수수료를 매긴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 기업거래정책과 예윤주 사무관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이번 롯데백화점의 모범사례 선정은 기업이 아니라 해당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라며 “동반성장협약 이행실적 평가와는 다른 개념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롯데백화점 한 관계자는 “모범사례 선정이나 동반성장지수 평가 모두 공정위가 판단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서 우리가 뭐라고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ㅣ 백화점은 롯데, 홈쇼핑은 현대… 중소기업 수수료 가장 높아
• 관련기사 ㅣ 롯데백화점, 갑질 후 과징금 취소소송 헛발질
• 관련기사 ㅣ 비용전가 수십년 관행, 중기 고수수료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