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1764호 창덕궁 낙선재를 1박에 300만원짜리 초호화 숙박시설로 개방할 예정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문화재청이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냈다.

문화재청은 “궁궐, 서원, 향교 등 문화재의 유형별 특성을 고려한 활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고궁스테이 사업도 이같은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16일 밝혔다. 최근 추진 중인 고궁스테이 프로그램이 초호화라는 논란이 일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앞서 문화재청은 궁궐 내 일부 전각을 개조해 숙박시설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반인들이 우리 문화재를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외국인 관광객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였다. 그러면서 문화재청은 고성과 수도원을 숙박시설로 개조한 스페인의 파라도르 호텔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나 이 사업은 내국인이 아닌 외국인 관광객을 확보하기 위한 초호화 숙박시설이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경향신문은 문화재청이 낙선재 전각을 최고급 객실로 꾸며 최소 300만원의 숙박비를 받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숙박시설로 사용할 경우 화재 위험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화재청이 벤치마킹으로 삼고 있는 스페인의 파라도르 호텔은 석조건축물이나, 낙선재는 목조건축물이라 화재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국보 1호인 숭례문이 전부 타버린 것도 목조로 돼 있었던 탓이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문화재청은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를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할 때는 문화재 보존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충분한 의견수렴과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이 문화재를 숙박시설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관보에 30일 이상 공고해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