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골목상권 침해’라고 했고 다른 누군가는 ‘골목깡패 소탕’이라는 표현을 썼다.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에 대한 논쟁이다. 대리운전회사들은 자신들이 일궈놓은 사업영역에 포털이 침입하고 있다며 골목상권 침해를 외쳤다. 대리운전기사들은 그동안 대리운전회사들의 횡포에 이골이 났다며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시장 진출을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대리운전 업계가 술렁이는 이유는 다음카카오의 콜택시 서비스가 소위 말해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콜택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는 출시 100일 만에 누적 500만콜을 넘겼다. 택시기사 회원 수도 11만명 이상을 확보했다. 소비자들의 요구와도 맞아떨어졌다. 콜택시 서비스인 만큼 기본적으로 승차거부는 불가능하다. 불친절 문제를 호소하던 소비자들을 위해 택시를 이용한 뒤 기사의 평점을 매길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아직까지 카카오택시는 승객이나 기사회원을 대상으로 일체 비용을 받지 않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 사업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일단 기사회원을 확보하기 위해 서비스 개시 전부터 앱에 출석체크를 하는 기사회원에게 매일 2000원씩 적립금을 줬다. 그 다음은 승객들 차례. 카카오택시를 이용한 승객들을 대상으로 택시 기본요금보다 비싼 스타벅스 커피 기프티콘을 제공했다. 카카오택시 승객을 대상으로 카카오톡에서 쓸 수 있는 이모티콘도 풀었다. 물론 지금은 유료로 구입할 수 있으나 출시 초기에는 카카오택시를 타야만 얻을 수 있는 ‘스페셜’ 에디션이었다. 기자 역시 그 이모티콘을 얻기 위해 카카오택시를 탔음을 고백한다.

초기고객 확보를 위한 물량공세는 기업 입장에서 보자면 온전히 비용이다. 포털사업자들이 아무리 상생을 외친다지만 손해나는 장사는 하지 않는다. 카카오택시처럼 주력 사업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친숙함과 편리함을 무기로 시장을 집어삼킨 뒤 반드시 수익구조를 만들어낼 터다. 유료화 자체를 문제 삼을 순 없다. 다만 카카오택시가 콜택시 시장을 잠식한 뒤 다른 사업자들이 그때까지 버텨주느냐가 문제다. 카카오택시를 중심으로 과점 시장이 만들어진다면 추후에는 소비자들에게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

비단 다음카카오만의 얘기는 아니다. 배달음식, 중고차 중개 등 요즘 뜬다는 앱들을 보면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의 유통 단계에 둥지를 트는 모양새다. 수수료 없이 시작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진 서비스를 내놓는다. 기자 역시 그런 서비스에 환호하는 소비자 중 한명이다. 그럼에도 일련의 사태들을 지켜보면 찜찜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기존 사업자들이 닦아놓은 시장에 숟가락을 얹는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이런 게 정부가 말하는 창조경제의 실체인가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