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간지와 방송사에만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기상청에 보도자료 메일링 서비스를 신청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가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넷 언론사에겐 따로 메일링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보도자료 메일링 서비스란 기업이나 기관 등에서 언론에 발표하는 각종 자료를 기자의 개인 이메일로 전송해주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단체들은 대외적으로 알려야할 내용이 있을 경우, 메일링 서비스를 통해 기자에게 그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기상청은 인터넷 언론사엔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인터넷 언론이 너무 많기 때문”이란 점을 꼽았다. 보도자료를 발송하면 해당 내용이 기사화되는지 등을 관리해야 하는데, 수 천 개에 이르는 인터넷 언론을 상대로는 이런 일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홈페이지에도 보도자료를 게재하고 있으니 이를 확인해 달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 말은 어쩐지 앞뒤가 맞질 않는다. 자신들이 제공하는 자료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서 보도자료를 배포할 수 없다면, 홈페이지에도 공개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누구나 가져다 쓸 수 있도록 공개된 공간에 자료를 올리면서, 기자에겐 관리 운운하며 따로 제공할 수 없다니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질 않는다.

특히 날씨가 생활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란 점을 생각하면 기상청의 이런 태도는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태풍이나 홍수 같은 자연재해를 비롯, 날씨와 관련된 각종 정보는 신속한 전달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인터넷만큼 빠르게 전파할 수 있는 환경은 없기 때문이다.

7월에만 벌써 2개의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쳐 갔다. 해수면 온도가 더 올라가는 8월 중반쯤엔 강력한 슈퍼 태풍이 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이 ‘자연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본연의 임무를 다 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다양한 언론매체에 자신들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길 바란다. 날씨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선 기상정보가 널리 퍼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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